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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데 쓰라는 '박근혜 시계' 왜 문제?"



정치 일반

    "좋은데 쓰라는 '박근혜 시계' 왜 문제?"

    대선 때 고생한 당원에게 대통령 시계하나 챙겨주지 못한다 불만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월 22일 (수)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승훈(오마이뉴스 기자)

    ◇ 정관용> 화제의 뉴스를 살펴보는 뜬 뉴스, 오늘은 선거법 논란에 휩싸인 박근혜 대통령 시계 논란에 대해 오마이 뉴스 이승훈 기자와 얘기 나눕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기념품 시계를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선물한 경위는?

    ◆ 이승훈> 청와대가 제작한 대통령 시계는 박 대통령의 친필 사인과 봉황문양이 새겨져 있는 일종의 기념품입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해 추석을 맞아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에게 남성용 여성용 시계가 1개씩 들어있는 시계 세트 1개씩을 선물했는데요. 하지만 시계를 더 제작해 달라는 의원들의 요구가 쇄도했습니다. 대통령 시계를 원하는 당직자나 당원들이 많은데 청와대에서 당으로 내려오는 시계가 턱없이 모자른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달 19일 대선 1주년 청와대 만찬에서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대통령 시계 제작 수량을 늘려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청와대는 설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계를 활용하려는 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5세트를 추가로 전달했습니다. 청와대는 예산 한도 내에서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대통령 시계는 어떤 제품입니까?

    ◆ 이승훈>국내 중소기업에서 만든 제품으로 가격은 3만원대 정도 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역대 정부에서도 청와대는 대통령을 상징하는 문양을 담은 손목시계를 제작해 청와대를 방문하는 외빈 등에게 선물용으로 활용해왔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처음 시계를 제작했는데요. 금전적 가치는 크기 않지만 한정판으로서 희소성 때문에 과거 가짜 대통령 기념시계가 나돌기도 했습니다. 2009년엔 이명박 대통령 서명이 적힌 손목시계 1300여 개를 만들어 서울 청계천 노점일대에서 팔던 이들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 시계’를 권력 과시용으로 악용하는 등 부작용을 우려해 제작하지 않기로 했다가 대체할 마땅한 기념품을 찾지 못해 시계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다만 시계 제작 수량을 엄격히 제한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여당 내에서는 대선 때 고생한 당원들에게 대통령 시계 하나 챙겨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 정관용> 역대 정부에서도 시계를 기념품으로 제공해 왔는데 이번에 선거법 위반 논란이 벌어진 이유는 뭡니까.

    ◆ 이승훈>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의 발언 때문입니다. 홍 사무총장이 지난 21일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대통령 시계를 잘 활용하라’고 당부하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홍 사무총장은 대통령 시계에 대해 청와대에서 절대 안된다는 것을 저희가 가서 몇 번 부탁했다, 무지 어렵게 만들어 낸 것“이라며 ”아무 데나 쓰지 마시고 좋은데 잘 쓰셔서 당협위원회 운영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6월 4일 잘 안되면 우리 말마따나 개털이다. 이번에 잘 안되면 어렵고 힘든 공포의 생활을 해야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라며 6.4 지방선거 대비를 독려했습니다. 대통령 시계를 지방선거에 잘 활용하라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당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는데요. 박근혜 시계가 선거법 위반이 아닌지 판단해 달라며 중앙선관위에 질의서를 냈습니다. 당 지도부도 ”국민혈세로 만든 시계를 집권여당 선거운동용 금품으로 전락시킨 선거법 위반 사례“라며 "선관위는 손목시계 제작 의도와 유포경로를 밝혀 위법 여부를 따져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 정관용> 선관위는 어떤 입장입니까

    ◆ 이승훈>그동안 대통령, 혹은 정치인의 이름을 새긴 시계는 선거와 조직관리에 활용되다 보니, 제작과 배포를 둘러싸고 선거법 위반 시비 등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선관위는 지방선거에서 표를 행사할 선거구민에게 시계를 제공할 경우에는 선거법 위반이라는 입장입니다. 다만 선거구민과 연고가 없는 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나 친족의 관혼상제의식 기타 경조사에 축의금품 등으로 제공하는 행위는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선관위는 이 같은 주의 사항을 담은 안내문은 이미 지난 20일 새누리당에 전달했다고 합니다.

    ◇ 정관용>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새누리당은 ?

    ◆ 이승훈>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역대 정부에서도 기념 시계를 제작해 선물해왔던 것을 잘 알면서도 정치공세에 나서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민현주 대변인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기념 시계를 배포해 왔음에도 민주당은 시계 배포 행위 자체를 선거법 위반 사항이라고 우기고 있다”며 “일단 찔러보자는 식의 민주당 대응에 유감”이라고 말했습니다. 새누리당은 또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감사의 선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정관용>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활용하겠다고는 하지만 과연 선거를 앞두고 그게 가능할지도 의문인데?{RELNEWS:right}

    ◆ 이승훈>우선 새누리당에 전달된 시계 숫자가 만만치 않습니다. 새누리당 의원은 총 155명입니다. 이들에게 5세트씩 총 775세트, 시계 개수로는 1550개가 돌아간 셈인데요.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도 1세트씩 전달 된 것까지 합치면 숫자는 더 많아집니다. 이 시계들은 모두 국민세금으로 만들어진 건데요. 대통령 시계가 선거구민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에게 유포되는 과정이 집권 여당의 선거 운동을 돕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일부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논란과 대비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요. 노 전 대통령은 총선을 앞두고 "국민들이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해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었고 탄핵 사태까지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말 한마디로도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는데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에 대통령 시계라는 금품을 지역구 관리용으로 활용하겠다는 새누리당의 계획이 선거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선관위가 시계 배포 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 감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승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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