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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덕~ 솟대의 희망 날갯짓, 화들짝~ 호수의 속살 들췄네



푸드덕~ 솟대의 희망 날갯짓, 화들짝~ 호수의 속살 들췄네

  • 2014-01-14 06:00

[여행] 제천 청풍호 자드락길 6코스 괴곡성벽길을 걷다

청풍호 자드락길 6코스 괴곡성벽길 전망대 풍경

 



아침 운무를 채 걷어내지 못한 청풍호는 면사포 속에 감춰진 새색시의 얼굴처럼 새초롬하다. 구절양장 펼쳐진 길은 청풍호를 이고 사는 산골마을의 속살을 관통하며 흐른다.

청풍호 주변에 자드락길이 조성돼 있다. 자드락길이란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에 난 좁은 길'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가장 긴 작은동산길(19.7㎞)부터 가장 짧은 정방사길(1.6㎞)까지 총 7개 코스가 있다.

소박하지만 은은한 멋과 향이 풍기는 자드락길 7개 코스 중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6코스 괴곡성벽길을 새해 벽두부터 걸어봤다.
 
■ 자드락길 6코스 괴곡성벽길

괴곡성벽길은 옥순봉 쉼터에서 출발해 괴곡리, 다불암을 거쳐 고수골에 이르는 9.9km 길이로 4시간이 소요된다. 자드락길 7개 코스 가운데 난이도가 가장 높을 정도로 힘든 길이지만, 발아래로 산과 계곡을 가르는 청풍호의 유려한 전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어 걷기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자동차 길로는 청풍호를 따라 펼쳐진 '82번 국도'가 명품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옥순봉 쉼터에 차를 두고 걸어서 옥순대교를 건넌다. 조금 걷다 보니 서쪽으로 언덕길이 보인다. 이곳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괴곡성벽길이 시작된다. 제법 급하던 산길이 완만한 오솔길로 바뀌면서 오른쪽으로 청풍호가 보이기 시작한다. '나지막한 산기슭 비탈길'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출발한 지 30여 분, 땀이 조금 등에 맺힐 즈음 쉼터에 닿는다. 쉼터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30분 정도 더 걷다 보니 전망대다. 전망대부터는 청풍호의 위용이 확연히 느껴지기 시작한다. 옥순봉과 옥순대교를 조망하기 좋은 벤치에 앉아 잠깐 휴식후, 솟대들이 비상하고 있는 전망대에 오른다. 나무데크로 된 전망대에서도 옥순대교와 옥순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백봉전망대가 있다. 나선형으로 되어 있는 백봉전망대에 오르면 발아래로 장쾌하게 뻗어 있는 청풍호의 거대한 물줄기와 옥순봉의 수려한 풍광을 두루 감상할 수 있다.

백봉전망대에서 다불암까지는 1.5km 거리로 30여 분 소요된다. 백봉전망대에서 나오면 산마루주막이 있다. 주막에 들러 막걸리 한잔으로 갈증을 달랜다.

조금만 암자인 다불암에서는 괴곡나루를 거쳐 출발점으로 회귀하는 방법과 고수골로 가는 방법이 있는데, 소요시간은 양쪽 길 모두 2시간 남짓으로 비슷하다. 고수골 방향으로 내려가면 지곡리 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옥순대교 나루터로 이동할 수 있다. 배를 이용하면 편도 20분이 소요되고, 전화로 예약을 해야 한다. 선박 이용 요금은 1인당 5000원이다. 4명 이상 승선 시 운행하므로 가족단위로 이용하기에 좋다.

청풍호 자드락길 6코스 괴곡성벽길을 따라 백봉전망대에 오르면 발아래로 장쾌하게 뻗어 있는 청풍호의 거대한 물줄기와 옥순봉의 수려한 풍광을 두루 감상할 수 있다.

 


■ 청풍호, 충주호 모두 같은 말

청풍호는 지난 1985년에 준공된 충주댐 때문에 만들어진 호수다. 제천에서는 청풍호, 충주에서는 충주호라 부른다. 청풍호는 내륙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담수량이 많다. 청풍호가 자리한 곳에 흐르는 남한강의 옛 이름은 파수(巴水)였다. 청풍 사람들은 이 파수를 청풍강이라 불렀다.

청풍호는 면적 67.5㎢, 평균 수심 97.5m, 길이 464m이며, 저수량은 27억 5000톤이다. 이중 제천시의 담수 면적은 발간 서적마다 수치상 약간씩 차이는 있으나 48㎢로서 호수 전체 면적의 약 51%를 차지하고 있다.

청풍호 주변에는 제천에서 그 풍광을 자랑할 만큼 빼어난 곳들이 산재해 있다. 물맛이 좋기로 유명한 비봉산과 청풍면의 진산인 인지산이 자리하고 있으며, 남한강에서 가장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금수산이 있다. 이외에도 동산, 대덕산, 부산, 관봉 등의 명산들이 청풍호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청풍호 주변에는 청풍문화재단지, 청풍랜드를 비롯해 청풍호 활공장, 산악체험장 등이 마련돼 있다. 또한, 유람선 선착장 '청풍나루휴게소'에서 단양의 장회나루까지 운행하는 유람선을 타고 청풍호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청풍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조망 포인트로는 청풍호 활공장, 정방사, 옥순대교 전망대 등을 꼽을 수 있다.

■ 청풍문화재단지

남한강 상류에 자리한 청풍면은 구석기시대의 유적이 곳곳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문화의 중심지이자, 삼국시대에는 고구려와 신라가 치열한 세력다툼을 벌이던 곳이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도 지방의 중심지로 수운을 이용한 상업과 문물이 크게 발달했다.

1978년 시작된 충주 다목적 댐의 건설로 제천시 청풍면을 중심으로 한 5개면 61개 마을이 수몰되자, 수몰지역에 있던 각종 문화재를 한 곳에 모아 조성한 것이 바로 청풍문화재단지다.

청풍문화재단지에서는 청풍호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제천청풍한벽루(보물 제528호), 제천 물태리 석조여래입상(보물 제546호) 등을 포함한 문화재 53점을 접할 수 있다. 문의 (043)641-6734

■ 능강 솟대문화공간

제천시 수산면 능강리 산 6번지, 소백산 가는 길에 능강 솟대문화공간이 나온다. 이곳 마당에 'ㅎ ㅁ ㅅ ㄷ'이라는 하얀 조각이 눈에 들어온다. '희망 솟대'를 압축해 표현한 신선한 아이콘이다. 하늘과 땅, 호수가 만나는 곳에 솟대들이 하늘바라기를 하며 우뚝 서 있다.

지난 2005년 문을 연 능강 솟대문화공간은 솟대를 주제로 한 국내 유일의 공원이다. 오리나 기러기 등 새를 높은 장대 위에 올려놓은 솟대. 고조선 시대부터 이어져 온 솟대 문화는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훌륭한 인물이 나왔을 때 기념비적 의미로 마을 입구에 세워져 왔으며, 지난 2004년 세계박물관협회 총회에서 대한민국 문화를 대표하는 공식 상징물로 선정됐고, 2006년에는 문화관광부가 지정한 민족문화 100선에 포함됐다.

이곳 전시장에는 2006년 광주비엔날레 출품작인 '열풍 변주곡' 등 현대적 조형언어로 재구성된 80여 점의 솟대 등 400여 작품이 있다. 전시장을 나와 솟대와 어우러진 청풍호반을 나무벤치에서 바라보면 이보다 더 좋은 풍경은 없다. 문의 (043)653-6160

제천시 모산동에 있는 저수지인 '의림지'는 1976년 충북도기념물 제11호로 지정됐다가 2006년 명승 20호로 승격됐다. 의림지는 사계절 어느 때나 즐겁지만 겨울이 제일 좋다.

 


■ 제천 10경 중 제1경 '의림지'

제천시 모산동에 있는 저수지인 '의림지'의 수심은 8∼13m, 호반 둘레는 약 2km에 이른다. 1976년 충북도기념물 제11호로 지정됐다가 2006년 명승 20호로 승격됐다. 의림지는 우리 나라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저수지로 신라 진흥왕 때 우륵이 처음 쌓았으며, 약 700여년 뒤에 박의림이 쌓았다고 한다. 의림지는 사계절 어느 때 방문해도 즐겁지만 겨울이 제일 좋다. 호수 주변에는 목조 산책길과 수경분수, 인공폭포, 공연시설이 조성돼 볼거리를 더하고 있다.

충청의 별칭이 '호서(湖西)'인데 이 말은 바로 의림지의 서쪽에 있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수백 년 묵은 노송을 비롯해 수양버들, 전나무, 은행나무, 벚나무 등 숲이 저수지와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정원을 보는 듯하다.

의림지 남쪽 제방 위에는 영호정(향토문화자료 12호)이 있다. 1807년에 이집경이 세웠다가 6·25전쟁으로 파괴됐다. 이후 그의 후손인 이범우가 1954년 중건했다. 화강암 주춧돌 위에 정면 2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돼 있다.

경호루(향토문화자료 23호)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2층 누각이자 목조 기와집 형태를 띠고 있다. 의림지 서쪽에 1948년 세워졌다. 동쪽의 우륵정은 우륵을 기리기 위해 2007년 세운 정자다. 신라 진흥왕 때의 악사이자 가야금의 명인인 우륵은 여생을 이곳에서 보냈다고 한다. 우륵이 앉아 가야금을 연주했다는 바위와 그가 마셨다는 우물을 찾아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다.

청풍호 자드락길 6코스 괴곡성벽길의 이정표

 


■ 자드락길 7개 코스 안내

▲ 1코스, 작은 동산길
작은 동산길은 청풍면 만남의 광장에서 시작해 청풍리조트, 모래고개, 작은동산, 중고개, 학현교를 지나 능강교에 이르는 19.7km의 길이다. 4시간 40분이 소요된다.

▲ 2코스, 정방사길
정방사길은 능강교에서 시작해 정방사에 이르는 편도 1.6km의 길로 왕복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정방사는 금수산 자락 신선봉 능선에 있는 천년고찰로, 신라의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정방사 길은 해질녘 법당 앞마당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백미다. 청풍호의 물줄기와 이를 겹겹이 둘러싼 능선들 너머로 웅장한 모습의 월악산 영봉이 노을 속에 빛난다.

▲3코스, 얼음골 생태길
얼음골 생태길은 능강교에서 시작해 금수암, 얼음골로 이어지는 편도 5.4km로, 왕복에는 2시간 50분이 소요된다. 금수산(1016m)에서 발원해 청풍호로 흘러드는 능강계곡에 자리한 얼음골은 한 여름이 시작되는 초복에 얼음이 가장 많이 얼고, 중복에는 바위틈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말복에는 바위를 치우고 땅을 파야 볼 수 있다.

▲4코스, 녹색마을길
녹색마을길은 능강교에서 출발해 하천리 산야초마을을 지나 상천산수유마을에 있는 용담폭포에 이르는 7.3km 길이의 길로 3시간 5분이 소요된다. 바위와 소나무가 멋스럽게 어우러지는 풍경과 함께 난이도가 낮아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5코스, 옥순봉길
옥순봉길은 4코스가 끝나는 상천산수유마을에서 상천참숯불가마, 송호리를 지나 옥순대교에 이르는 5.2km 구간으로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희고 푸른 여러 개의 봉우리가 마치 대나무의 싹과 같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옥순봉은 명승 제48호로 지정될 정도로 경관이 뛰어나 소금강이라고도 불린다. 단양8경과 제천10경에 모두 이름을 올리고 있다.

▲7코스, 약초길
약초길은 고수골에서 시작해 도전리, 전망대, 육판재, 말목장을 거쳐 다시 도전리로 돌아오는 8.9km 회귀코스로 3시간 40분이 소요된다. 청풍호반 능선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산간마을들을 하나씩 거쳐 가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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