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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상가 밀집한 방콕 아속사거리도 '셧다운'



아시아/호주

    한인상가 밀집한 방콕 아속사거리도 '셧다운'

    • 2014-01-13 13:52

    "물리적 피해 없지만 한국식당 평균 15%가량 매출 감소"

     

    태국에서 '방콕 셧다운(shut-down)' 시위가 열린 13일 오전 8시께 한인 상가가 몰려 있는 아속 사거리.

    반정부 시위대가 방콕의 교통과 정부 운영을 마비시키기 위해 본격적인 셧다운 시위를 열기 전인데도 이미 사거리는 교통이 차단됐고, 1천여 명이 도로를 점거하고 있었다.

    아속 사거리는 한인 상가, 한국의 태국 진출 기업이나 단체들의 사무소, 정부 기관 및 기업 소속 주재원들의 주택이 많은 수쿰빗 지역의 교통요지다.

    수쿰빗 지역은 그동안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중심가에서는 약간 벗어나 있어 물리적으로 시위 피해를 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국민민주개혁위원회(PDRC)는 이날 방콕 셧다운 시위의 주무대로 설정한 7개 지역에 아속 사거리를 포함시켰다.

    사거리 대로에는 시위대를 이끄는 지도부가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의 퇴진과 조기총선 연기를 요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었으며,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태국 국기를 흔들며 호루라기를 불거나 '잉락 억'(잉락 물러가라)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연사에게 호응하고 있었다.

    연사는 "우리는 방콕을 마비시킴으로써 잉락 정부가 마비됐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 이미 정부를 운영하지 못하는 잉락은 물러나야 한다"며 "잉락이 퇴진하고 조기 총선이 연기될 때까지 셧다운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속 사거리는 교통체증이 심하기로 유명한 방콕에서도 가장 교통량이 많은 곳 중 하나이나, 이날은 시위대의 봉쇄로 사거리로 통하는 대로가 오토바이를 제외하고는 오가는 차량없이 거의 텅 비어 있었다.

    반면 아속 사거리를 지나는 지하철과 지상철 등 전철은 발디딜 틈 없이 승객들로 꽉 차 있었고, 일부 시민들은 만원이 된 전철을 타지 못해 다음 차를 기다려야 했다.

    경찰과 정부 당국은 시민들에게 방콕의 교통이 거의 마비될 것이라며 지하철, 지상철을 이용할 것을 권유했고, 시민들도 이에 호응했다.

    지상철인 스카이트레인을 타고 아속 역에 내린 니뽄 차런폰(38.노점상)씨는 "시위로 인해 방콕이 마비되면 여러가지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 걱정된다"면서 "그러나 가장 우려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흥분해 몰려다니는 바람에 폭력 사태나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속 사거리에서 가까운 한인 상가 밀집 지역인 수쿰빗 플라자에는 아침 시간인데다 예정된 시위 때문에 행인이나 손님들을 거의 볼 수 없었다.

    이곳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윤대숙씨는 "수쿰빗 플라자가 시위대의 표적이 되거나 공격당하는 일은 없겠지만 이 정정 불안이 언제까지 지속할지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윤씨는 수쿰빗 플라자에 입주해있는 한국 식당 대부분이 평균 15% 가량 매출 감소를 겪고 있으며, 대규모 시위가 열리기로 한 날은 손님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태국에 정착한 지 17년째인 윤씨는 "그동안 쿠데타, 쓰나미, 홍수, 시위 등으로 거의 매년 대형 사건이나 사고가 있었다"며 "지난해는 평화롭게 지나가는 줄 알았는데 연말에 이런 일이 터져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사면과 귀국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포괄적 사면 추진을 계기로 지난해 11월 초부터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후 태국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이 감소하고, 태국 현지인 손님인들도 외식이나 외출을 꺼려 수쿰빗 플라자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재태국한인회의 김중형 사무처장은 "시위 정국 이후 수쿰빗 플라자를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과 태국인들이 감소하고 있다"며 "지난해 11월에는 그런대로 영업이 유지됐는데 올해 1월부터는 손님이 50% 가까이 감소한 상가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수쿰빗 플라자 내 상가들이 기물 파손 등 시위로 인한 물리적 피해를 우려하지는 않고 있으나, 매출 감소와 관련해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쿰빗 플라자 맞은편에 있는 한국문화원은 이날 정상적으로 문을 열었다.

    태국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으로 인해 많은 방콕 시민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어 시위가 격렬해지거나 폭력적 양상을 띠더라도 한국문화원이 피해를 볼 우려는 적다.

    한국문화원은 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시위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경비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사업 계약 관계로 방콕을 방문 중이라는 미국인 마틴 존스씨는 "방콕은 많은 국제 비즈니스와 관광이 이루어지는 동남아의 주요 국제 도시인데 이런 식으로 마비돼도 되는 것이냐"며 "태국의 정치인들이 하루빨리 현명한 길을 택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PDRC는 방콕시내 주요 지점 20군데에서 행진과 점거 시위를 벌였으며,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조기총선 연기 요구를 관철시킬 때까지 방콕을 마비시키는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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