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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속 17세기 네덜란드로의 시간여행 '하우스텐보스'



여행/레저

    일본 속 17세기 네덜란드로의 시간여행 '하우스텐보스'

    • 2014-01-02 15:30

    일본에서 가장 일본답지 않은 곳

    (사진제공=트래블포커스)

     

    땅덩어리가 아무리 협소해도, 역사가 그리 길지 않아도 한 나라가 단일 스펙트럼을 띠지는 않는다. 풍경이든 문화든 사람이든 간에 크고 작은 변화와 차이와 다름을 나타낸다.

    축소지향의 일본도 예외는 아니어서, 교토와 고베처럼 인접한 두 도시조차 전통과 외래의 문화를 각기 대변한다. 그리고 일본에서 가장 일본답지 않은 곳을 고르라면 단연 하우스텐보스(Huis Ten Bosch)의 몫이다.

    1979년 여름 하우스텐보스의 설립자 카미치카 요시쿠니는 처음으로 유럽여행을 떠났다. 유럽의 어느 바닷가에 선 그에게 문득 '내가 살고 있는 나라의 오오무라항의 아름다음 또한 이에 못지 않은데 사람들의 방문이 뜸한 이유는 무엇일까'하는 생각이 스쳤다.

    생각은 생각을 낳는다고, 오오무라항의 미려한 경관을 이용한 독특한 장소를 만들 수는 없을까에 생각이 미쳤고, 결국 데지마 섬을 떠올리기에 이르렀다. 데지마는 일본이 쇄국정책을 고집하던 시기에도 네델란드가 유일하게 무역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던 장소. 이것이 데지마 섬이 환골탈태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네덜란드를 방문하는 동안 카미치카는 이 나라가 오랫동안 좁은 국토를 위해 바다를 잘 다스려왔음을 알게 됐다. 특히 주위의 환경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개발된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

    (사진제공=트래블포커스)

     

    카미치카는 곧바로 일본의 '기술'과 네덜란드의 '콘셉트'를 바탕으로 환경친화적인 마을을 일본에 만들기로 결정했다.

    1988년 10월, 본격적인 하우스텐보스 건설 계획이 시작됐다. 6km가 넘는 운하가 만들어지고 네덜란드의 유명한 건물을 본뜬 집들이 들어섰다. 그리고 40만 그루의 나무와 30만 송이의 꽃들도 함께 심어졌다.

    아름답고 깜찍한 17세기의 네덜란드를 재현하고 많은 수의 역사적 건축물들을 그대로 복원하기 위해 벽돌 하나까지 네덜란드에서 직수입했다. 드디어 1992년 3월25일, 총 공사비 25억 달러가 소요된 하우스텐보스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건물의 이름은 네덜란드의 국왕이 사는 곳의 이름을 따랐다.

    나가사키현 사세보시에 위치한 하우스텐보스를 단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네덜란드 그 자체다. 네덜란드의 꽃, 음악, 예술, 음식을 재현해 놓은 거대한 테마파크로 사람과 자연의 조화를 목표로 만들어진 도시다.

    크기 또한 일본 최대로 도쿄 디즈니랜드의 2배, 잠실 롯데월드의 14배에 달할 정도다. 한국에서 불과 2시간 여 날아가면 17세기 네덜란드의 왕궁과 거리를 고스란히 체험해 볼 수 있다.

    하우스텐보스를 사세보항 쪽에서 바라보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하늘 높이 솟아오른 첨탑이다. 네덜란드에 현존하는 고딕양식의 성당 '돔 투른'이 헌걸찬 기세로 서 있다. 240년간에 걸친 공사 끝에 1495년 완성한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성당의 높이는 105m인데, 80m 부분에 위치한 전망대에 올라서면 하우스텐보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고속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으면 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에 입이 절로 벌어진다.

    (사진제공=트래블포커스)

     

    정면에는 초록빛의 바다, 오른쪽에는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팰리스 하우스텐보스', 왼쪽에는 한가로이 돌고 있는 대형 풍차와 그림 같은 유럽식 건축물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하늘에서 바라보는 하우스텐보스의 감동은 지상에서도 이어진다. 4일에 한 번 교체하는 까닭에 언제나 맑기만 한 운하, 그 운하를 끼고 'ㄷ'자 모양으로 들어선 '호텔 유럽'은 암스테르담을 거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를 배제하고 벽돌로 만든 도로 위를 오가는 클래식 스타일의 택시와 버스는 정말이지 낭만 그 자체다. 하우스텐보스에 네덜란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어디를 가더라도 빠지지 않는 '아니메관'은 어린이의 눈길과 발길을 붙든다.

    이곳에 들어서면 애니메이션의 기본 원리를 직접 체험하게 하는 것은 기본이고 10여개의 조그만 방에서 '톰과 제리'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

    (사진제공=트래블포커스)

     

    ◆밤이 되면 피어나는 낭만의 꽃

    하우스텐보스를 우아하게 감상하는 윗길은 캐널 크루저에 탑승하는 것이다. 네덜란드 왕실이 17, 18세기에 사용한 선박을 모델로 만들어진 유람선으로, 총길이 7㎞에 달하는 광대한 하우스텐보스의 운하를 유람한다.

    전원 풍경과 별장지구 왓세나, 고색창연한 벽돌건물이 잇따라 펼쳐져 하우스텐보스의 전체를 훑어 볼 수 있다.

    하우스텐보스의 밤은 또 다른 낭만을 전한다. '돔 투른'과 '호텔 유럽'이 뿜어내는 야경은 미상불 장관이다. 사방이 횃불로 둘러싸인 오렌지광장에서 펼쳐지는 라틴 리듬에 몸을 맡기면 저절로 어깨가 들썩인다.

    절정의 순간은 저녁 8시55분,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로 시작된다. 매일 밤 9시면 어김없이 5분간 펼쳐지는 지상 최대의 불꽃놀이 '하나비'. 서정적인 음악과 함께 하늘로 치솟는 불꽃이 리듬에 맞춰 흐느적댄다.

    점점 빨라지는 템포, 격정적인 음악에 화답하듯 갖가지 모양의 불꽃은 마침내 온 하늘을 벌겋게 수놓는다. 꿈과 낭만의 최대치가 온 우주공간을 휘감는 순간이다.{RELNEWS:right}

    ◆가는 길 = 인천공항과 후쿠오카 사이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이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인천공항 이륙 후 55분 만에 항공기는 후쿠오카 공항에 착륙한다. 하카다 역은 택시로 10분. 거기서 하우스텐보스는 전용열차로 1시간48분 걸린다.

    ◆개장시간 = 3월1일부터 7월19일까지와 9월2일부터 12월25일까지는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30분까지. 7월20일부터 9월1일까지는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다. 12월31일을 제외한 12월26일부터 2월 말일까지는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30분까지 운영한다. 마지막 입장은 끝나는 시간 30분 전에 가능하다.

    ◆입장료 = 입장권은 1일 패스포드의 경우 어른은 5900엔, 중・고생은 4700엔, 어린이는 3500엔이고 1회 입장과 패스포드 대상 시설만 이용이 가능하다.
    취재협조=일본여행 전문여행사 재패니안(070-4422-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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