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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어때]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대자연과 VFX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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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영화 어때]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대자연과 VFX의 향연

    거대 용과의 대결 본격화…전편으로 다져진 이야기 위에 액션 등 화려한 볼거리 얹어내

     

    판타지 소설의 거장 J. R. R. 톨킨(1892-1973)이 빚어낸 신화적 세계를 영상으로 옮기는 작업은 솔깃하지만 그 방대한 규모 때문에 엄두를 내기 힘든 일로 여겨졌다.

    B급 영화계의 거장으로 군림하던 뉴질랜드 출신 피터 잭슨 감독이 톨킨의 대표작 '반지의 제왕'을 영화화한다고 했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컸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그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매년 1편씩 스크린에서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선보일 때마다 전 세계 영화팬들은 열광했다.

    사람들은 톨킨의 세계관이 담긴 소설의 짜임새를 블록버스터의 먹잇감으로 희생시키지 않고 독특한 볼거리로 버무려낸 감독의 미덕을 칭찬했다.

    이 시리즈는 텍스트를 다루는 데 있어 소설의 활자와는 또 다른 영화라는 매체의 매력을 오롯이 보여 주는 전형으로 자리매김했다.
     
    피터 잭슨 감독은 소설 반지의 제왕의 모티브가 된 톨킨의 또 다른 작품 '호빗'을 3부작 영화로 만드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언론시사를 통해 그 두 번째 여정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이하 호빗2)가 공개됐다.

    이미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확인됐듯이 호빗2도 전편이 묵묵히 쌓아둔 견고한 주춧돌 위에 원정대의 박진감 넘치는 모험, 거대 용과의 혈투라는 흥미로운 볼거리를 화려한 영상미학으로 풀어내는 데 성공한 만듦새다.
     
    난쟁이 호빗족 빌보 배긴스(마틴 프리먼), 마법사 간달프(이안 맥켈런), 난쟁이 왕족 소린(리차드 아미티지)과 그가 이끄는 13명의 난쟁이들로 꾸려진 원정대는 사나운 용 스마우그가 빼앗은 난쟁이들의 나라인 에레보르 왕국을 되찾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어둠의 숲에 들어선 원정대는 곰을 닮은 야수로 변신하는 베오른(미카엘 페르스브란트), 거대한 거미떼, 난쟁이들을 달갑잖게 여기는 레골라스(올랜도 블룸)를 필두로 한 엘프족을 차례로 만나며 험난한 여정을 이어간다.

    인간들이 사는 호수마을에서 '서민들의 수호자'로 불리는 바르드(루크 에반스)의 도움으로 마침내 에레보르 왕국에 도착한 원정대는 거대 용 스마우그와 결전을 치른다.
     

     

    3D 아이맥스로 본 호빗2는 광활한 벌판·산맥을 품은 대자연과 최첨단 VFX(Visual effects·시각효과)가 빚어내는 향연으로 다가왔다.
     
    숲 속에서 벌이는 거대 거미떼와의 혈투, 와인 담는 통에 탄 난쟁이들이 물살 센 강물 위를 떠내려가며 벌이는 액션 시퀀스 등은 이 시리즈가 단순히 디지털의 힘에만 기댄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급류에 휩쓸리는 와인통을 찍기 위해 제작진은 실내에 2만 8000리터의 물을 순환시켜 인공 강을 만든 것도 모자라, 실제 댐이 방류되는 순간 술통을 던져 촬영을 했단다.
     
    이렇게 찍은 장면들은 피터 잭슨 사단이 반지의 제왕 시리즈 등을 통해 갈고닦은 VFX와 만나 톨킨의 작품 속 판타지 세계를 오롯이 펼쳐놓는다.

    꿀벌의 미세한 털과 날갯짓, 바람에 흩날리는 야수의 털, 용 스마우그의 몸 전체를 덮은 강철 같은 비늘 등을 표현한 컴퓨터 그래픽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모션 캡쳐를 한 거대 용 스마우그와 원정대의 한판 싸움은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다.

    스마우그의 은신처를 만드는 데 실제 알루미늄으로 만든 금화 17만 개가 쓰였다는데, 강한 인상을 주며 등장하는 거대 용이 그곳을 활보하는 모습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도 그려졌던 힘과 용기, 욕심과 희생 같은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배우들의 호연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앞선 시리즈에서 반지 원정대의 든든한 일원으로 활약하던 레골라스의 다소 철없는 모습이나, 절대악 사우론이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점 역시 흥미롭다.
     
    영화를 보는 내내 지난 여름 만났던 정성진 시각효과 감독의 말이 떠올랐다.

    당시 영화 '미스터 고'의 VFX를 맡아 김용화 감독과 함께 덱스터스튜디오를 꾸린 그는 "피터 잭슨 감독이 운영하면서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를 만든 뉴질랜드의 웨타스튜디오가 롤 모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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