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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 내린 여의도 증권가…감원 바람에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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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눈 내린 여의도 증권가…감원 바람에 '우울'

    연쇄적 구조조정 바람에 증권맨 불안감 더해져

    자료사진

     

    여의도 증권가에는 쌀쌀해진 날씨만큼이나 찬 ‘감원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앞날을 예상할 수 없는 불안에 연말연시의 설렘보다는 스산함이 여의도 증권가를 에워쌌다.

    증권사 입사 10년차 김 모(38)씨는 요새 잠자리에 들기 전 한 시간씩 뒤척이게 된다. 예전에는 베개에 머리만 대면 바로 잠이 들었는데 사내 구조조정 소문이 돌면서부터 저절로 한숨이 새어나오고 잠을 뒤척이게 된다.

    김 씨는 “같은 동료여도 내가 아니면 저 사람이 잘린다는 인식 때문에 분위기가 서로 안 좋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직원 이 모(40)씨도 흉흉한 소문에 하루라도 마음 편한 날이 없다.

    이 씨는 증권사 호황기였던 2000년대 입사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지금까지 호재와 위기를 여러 차례 겪으며 증권가의 부침에 적응이 될 만하지만 최근의 불황은 지금까지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제조업종에 비해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호황과 불황이 주기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걸 감안하더라도 최근 증권가 불황의 끝이 쉽사리 보이지 않는다.

    “2006년~2007년까지 업계들이 주식시장 호황기 때 사세 확장을 크게 하면서 직원들이 많이 뽑혔다. 그때 뽑힌 직원들이 지금 7~8년차로 한창 일할 나이인데 시기가 안 좋다 보니 구조조정 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다”며 “구조조정 압박에 실적 압박도 심하게 느끼게 되면서 불완전 판매 등의 유혹에까지 빠지게 된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차가운 구조조정 바람에 한 때는 맞선시장에서 앞 다퉈 배우자감 1순위에 지목됐던 증권맨들이 최근에는 끝에서 순위를 다투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자료 등에 따르면 10대 증권사의 9월 말 현재 직원 수는 2만4703명으로 2011년 9월말(2만6438명)보다 1735명이 줄었다.

    또 전체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도 같은 시기 1460명에서 올해 9월 말 1364명으로 96명이 줄었다.

    SK증권은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이달 초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한화 투자증권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임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직원의 1/4 정도를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회사 방침이 세워졌다.

    삼성증권은 직원 100여명을 계열사와 관계사로 전환 배치했다. 최근에는 전환배치 이상의 강도 높은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도 증권가에서 들리고 있다.

    증권사의 감원 바람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등을 겪으면서 증시가 침체에 빠지면서부터 시작됐다.

    자연스레 거래가 크게 줄어들면서 증권사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증권 주수익원인 위탁 수수료 수입이 급감하고 있다. 파이는 작아졌는데 증권사들은 제 살 깎기 식의 치열한 수수료 경쟁까지 벌이면서 증권사 수익성은 점점 나빠졌다.

    여기에 더해 예전과 달리 온라인 거래가 많이 이뤄지면서 거래 수수료 감소폭은 더욱 커지게 된 것이다.

    증권사 한 직원은 “10년 전 같은 경우 증권사 직원을 통해 주식 매매 비중이 전체 거래에서 80% 정도를 차지했는데 최근에는 대부분 HTS등 온라인 시스템을 이용하다 보니 직원을 통한 거래는 15%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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