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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경제 삼국지’...판세는?



경제 일반

    한-중-일 ‘경제 삼국지’...판세는?

    아베노믹스 '불안', 리커노믹스 '느긋', 근혜노믹스 '모호'

     

    2013년은 공교롭게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 모두 정권이 바뀐 첫 해였다. 그리고 각국의 수장들이 제시한 경제정책도 그야말로 ‘3국 3색’이었다. 이른바 중국의 리커노믹스, 일본의 아베노믹스, 한국의 근혜노믹스로 대비되는 ‘경제 삼국지’의 판세를 읽어본다.

    ◈ 반대로 가는 일본과 중국

    한중일 세나라 가운데 가장 세계 경제에 논란을 일으킨 것이 바로 ‘아베노믹스’다. 일본 아베 총리가 주창한 아베노믹스는 이른바 ‘세 개의 화살’로 구성돼 있다. ‘세 개의 화살’은 ① 돈을 무제한으로 푼다(양적완화), ②재정을 풀어 경기부양책을 쓴다, ③일본경제 구조를 개혁한다로 요약된다.

    시중에 통화를 대량 공급하고 재정으로 경기부양책을 써서, 죽어있는 일본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이를 통해 디플레이션을 탈피해 성장엔진에 재시동을 거는 것이 목표다. 수치로는 2년 안에 성장률 2%,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중국 리커창 총리의 ‘리커노믹스’에도 ‘세 개의 축’이 있다. 하지만 내용은 일본과 정반대다. 리커노믹스는 ①성장률 떨어져도 시중에 돈을 풀지 않는다. 즉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하지 않는다, ②지방정부 등 부채규모를 줄인다, ③고도성장으로 왜곡된 경제구조를 개혁한다로 압축된다.

    중국이 고도성장을 하면서 빈부격차와 양극화가 심해지고, 국유기업의 비리와 방만경영 등의 문제가 커지면서, 당분간은 성장을 좀 적게 하더라도 나라가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꾸고 간다는 기조다. 개혁에 방점이 찍혀있다.

    단순 명확한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한국의 근혜노믹스는 규정하기가 조금 더 복잡하다. 굳이 세가지 정도로 분류해보자면 ①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 재정정책을 통해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킨다 ②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를 통해 우리 경제구조를 개혁하는 동시에 성장시킨다, ③일자리를 늘려 고용률 70%를 달성한다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다.

    ◈ 1년 성적표는 나쁘지 않은 수준

    1년이 거의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각국의 경제 성적표를 살펴보면, 현재까지는 세 나라 모두 성적이 나쁜 편은 아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극적으로 변화한 나라는 일본이다.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하던 일본 경제가 지난 1분기에 전분기 대비 1%, 2분기에도 0.9% 상승행진 중이다. 또 정체된 물가도 석달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꿈틀대고 있고, 올해들어 주가도 크게 올랐다. 일본경제가 일단 기지개를 켠 셈이다.

    우리나라는 2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1%로 8분기 연속 0%대 성장의 족쇄를 끊었고, 3분기에도 1%대 성장률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방침으로 신흥국 경제위기 조짐이 일었을 때, 우리나라는 오히려 '안전 투자처'로 각광받을 정도로 세계 경제에서 위상도 올랐다.

    중국은 2분기에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이 1분기보다 0.2% 낮은 7.5%로 가라앉고, 갑자기 은행금리가 급등하는 등, 위기설 또는 경착륙 우려 등이 제기됐다.

    그동안 8% 이상 성장해온 수치에 비하면 낮은 수치지만 중국 정부가 일단 7% 성장률만 지키는 선에서 경기둔화를 용인한다는 방침을 천명했기 때문에, 실패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게다가 3분기에는 다시 성장률이 7.5%로 소폭 상승하면서 경착륙 우려도 쑥 들어갔다.

    ◈ 리커노믹스는 '느긋', 아베노믹스는 '불안'

    문제는 지속가능성이다. 목표한대로 성공을 거둘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는 중국의 리커노믹스가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서방 국가들이 중국의 경착륙 우려를 강하게 제기했지만, 중국은 성장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리커노믹스를 그대로 밀어붙였다. 산업연구원 조영삼 중소기업연구실장은 “외부에서 보면 불충분할지언정, 중국은 개혁과 성장 두 마리 토끼를 충분히 잡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계속 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9일부터 열리고 있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 전체회의(3중전회)를 통해서 신형도시화, 민간기업 경쟁력 강화, 금융개혁 등 경제개혁의지도 재확인했고, 풍부한 외환보유고로 실탄도 충분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사회주의 체제의 중국 정치는 기득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불확실성을 상당부분 감소시켜주고 있다는 평가다.

    반대로 아베노믹스는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는 했지만, 일각에서는 ‘흥분제’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외경제연구원 김규판 일본 팀장은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이것이 기업의 투자와 고용의 증대로 이어져야 하는데 선순환의 핵심고리인 기업의 투자가 여전히 미약하다”고 진단했다. 물가도 오름세라고는 하지만, 목표 물가인 2%에 채 못 미치는 0%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선순환의 고리로 연결되지 않고, 오히려 재정만 악화될 경우 재정위기나 스태그플레이션 등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오히려 아베노믹스는 일본경제에 독이 될 수도 있다. 또 일본경제가 무너지면 또다른 세계경제의 위기가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세계경제가 사실 불안불안하게 '아베의 도박'을 지켜보는 중이다.

    ◈ '애매모호'한 근혜노믹스

    근혜노믹스는 어느정도 회복세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도 있지만, 최대의 약점은 개념과 방향의 모호성이다. 경제구조 개혁을 위한 경제민주화의 속도가 느려진 것은 뒤로 제쳐두더라도, 경제활성화의 핵심개념인 창조경제는 아직도 논란 중이다.

    연초부터 시작된 ‘창조경제’의 개념을 둘러싼 논란은 최근 미래부 국정감사장에서도 똑같이 제기됐다. 지난달 31일 미래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야당의원들을 중심으로 “명확한 개념도 못 잡고 예산만 투입됐다”며 질타가 이어졌다.

    창조경제 개념이 소개된지 1년이 다 되도록 여전히 논란은 진행형이다. 경제주체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강력한 구호와 단순명확한 비전제시가 필요한데, 아베노믹스나 리커노믹스에 비해 명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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