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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김진태 내정자, 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나?"



법조

    [Why뉴스]"김진태 내정자, 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나?"

    핵심 쟁점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수사' 담보여부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김기춘 아니라 김기춘 할아버지라도 옳지 않다고 하면 하지 않을 것"

    혼외자 논란으로 사퇴한 채동욱 검찰총장 후임에 김진태 전 대검차장이 내정됐다. 그런데 김진태 검찰총장 내정을 두고 '정치검찰의 부활'이나 'P.K 향우회 사정라인'이니 하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인연이 화제가 되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제대로
    지켜낼 수 있을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김진태 검찰총장 내정자, 왜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나?"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우려와 기대가 엇갈린다면 어떤 점이 우려되는 점인가?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과 검찰총장 후보자(자료사진)

     

    = 아무래도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와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과의 관계와 특정지역 인맥의 사정라인 독식체제가 가장 우려되는 점이다.

    김기춘 비서실장이 법무부 장관시절 평검사였던 김진태 후보자를 총애했고 그래서 총장후보자로 발탁됐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그러다 보니 김진태 후보자가 검찰총장이 될 경우 검찰의 정치적 중립, 그리고 공정한 수사를 제대로 담보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일종의 '코드인사' 논란으로 김기춘 비서실장이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를 지명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면 보은 차원에서 힘 있는 권력에는 한없이 약하고 야권이나 일반국민들에게는 막강한 칼을 휘두르지 않을까 하는 그런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또 청와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채동욱 검찰총장을 찍어내기 했는데 그 자리에 김진태 후보자를 지명했기 때문에 김 후보자가 권력에 편중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김진태 후보자에 대한 우려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청와대가 검찰을 '정치검찰'로 이용하려는 의도를 보이면서 김진태 후보자를 지명했으니까 이런 상황에서 검찰총장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 하는 우려인 것이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어제(28일) 청와대가 김진태 전 대검차장을 검찰총장 내정자로 지명한 것에 대해 "정치검찰의 부활"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야당 법사위원들(박영선 법사위원장, 박지원, 신경민, 이춘석, 전해철, 박범계, 서영교 등 민주당 의원과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28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 비서실장이 총애하는 PK 출신 인사가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되고, TK출신의 공안통 검사가 특별수사팀장으로 들어가는 일이 일어났다"며 "인사청문회에서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가 검찰의 정치적 독립과 중립성을 유지하고, 공정한 수사를 해낼 수 있는 검찰조직의 수장으로서의 자격을 충분히 구비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진태 후보자의 관계가 돈독한 건 사실 아닌가?

    김진태 후보자. 자료사진

     

    = 돈독하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김진태 후보자는 "김기춘 실장과의 관계를 '특수관계'라고 하는 건 억측"이라면서 "법무부 법무심의관 재직시절 평검사와 장관 관계로 만났을 뿐 개인적으로 교류하는 관계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장관이 총애하는 평검사였다고 하더라도 돈독하다고 얘기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오히려 김기춘 비서실장보다는 정홍원 국무총리와의 관계가 더 가깝고 돈독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 총리가 서울지검 특수1부장 시절 특수부 검사로 같이 근무했기 때문이다. 검찰에서 같은 부에서 근무했다는 건 대단한 인연으로 여긴다.

    다만 김 실장과 김진태 후보자의 인연이 있다는 건 사실이다. 김기춘 비서실장이 검찰총장 시절 김진태 후보자가 평검사로 근무하고 있었고 법무부 장관이 된 뒤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검사로 발령을 받았으니까 구체적인 인연은 그 때 맺어진 것이다. 김진태 후보자가 보고서 작성을 깔끔하게 잘해서 당시 김기춘 장관이 총애했다는 얘기는 회자되고 있다. 이런 인연에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겸하고 있으니까 어떤 형식이던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도움으로 지명됐다면 제대로 총장직을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전임 이명박 정부에서는 검찰총장들이 권력에는 한 없이 나약하지만 야권이나 일반 국민들에게는 가혹하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가 위기에 빠진 검찰을 구원해낼 제대로 된 구원투수가 되기보다는 권력의 입맛에 맞는 검찰이 되도록 하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것이다.

    ▶주제와는 거리가 있지만 김기춘 비서실장 취임이후 PK 출신들이 중용되고 있는 건 사실 아니냐?

    = 박근혜 대통령은 TK(대구.경북)출신이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를 'TK정권'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에서처럼 대구 경북지역 출신이 잘나갈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히려 PK출신들이 약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건 사실이다.

    5대 사정기관장에 TK가 한 명도 없다. 감사원장 PK, 국정원장 서울, 검찰총장 PK, 경찰청장 서울, 국세청장 충청 출신이다.

    의전서열상 권력서열 1위는 대통령이고 2위는 국회의장, 3위는 대법원장, 4위는 헌법재판소장, 5위는 국무총리, 6위는 중앙선관위원장, 7위는 감사원장인데 1위와 2위를 제외하고 3위인 양승태 대법원장(부산), 4위 박한철 헌법재판소장(부산), 5위 정홍원 국무총리(경남), 7위 감사원장(후보자) 황찬현(경남)이다. 여기에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경남)과 홍경식 민정수석(경남), 그리고 검찰총장 후보자까지 PK출신이 지명됐다.

    지금 거명된 부산.경남출신 인맥은 모두 법조인 출신이기도 하다. 그래서 민주당에서는
    'P.K향우회 사정라인'이니, '신 PK시대'니, '경부선 인사'니 하는 비판을 한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어제(28일) 에 출연해 "이번에 검찰총장이 PK 출신이 지명됨으로서 PK 사정라인 구축이 완성 됐다고 생각을 한다" 며 "이렇게 사정라인이 동문회와 향우회와 다를 바 없는 그런 인맥으로 구성된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암울한 시그널이다. 이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탕평 인사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지키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양승태 대법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임기를 시작했고, 박한철 헌법재판소장도
    정권 교체기에 임명됐다. 다만 정홍원 국무총리와 홍경식 민정수석을 김기춘 비서실장이 천거한 것으로 알려졌고 여기에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와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PK독식' 비판이 나온다.

    역대 TK 정권에서는 PK출신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왔다. TK들이 영남 독식이라는 비판을 의식해 PK출신들을 홀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PK출신들이 TK출신을 제치고 승승장구 하는 핵심이유는 김기춘 비서실장 때문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기대는 어떤 점인가?

    =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는 지난해 한상대 검찰총장의 사퇴논란을 빚었던 '검란사건'
    이후 검찰총장 권한대행을 하면서 조직을 잘 추슬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금 검찰은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이후 위기를 맞고 있다. 국정감사장에서 서울 중앙지검장과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이 날선 공방을 벌이면서 검찰기강의 문제가 거론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김진태 후보자가 적절한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정치적인 중립 문제도 김진태 후보자가 적절하게 잘 뚫고 나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진태 후보자를 잘 아는 지인들이나 검찰 안팎에서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권력의 입맛대로 쉽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진태 후보자를 잘 아는 검찰관계자는 "김진태 후보자가 청와대나 야당 양쪽으로부터 욕먹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청와대에서 시킨다고 호락호락하게 따르지도 않을 것이고 그렇다고 야당의 요구대로 가지도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김진태 후보자와 절친한 법조인은 "김기춘이 아니라 김기춘 할아버지라 해도 자신이(김진태 후보자) 옳지 않다고 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김진태 후보자가 검찰총장 권한대행을 할 때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검찰총장이 임기가 2년이다. 아무리 길어도 2년인데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흠이 가도록 처신해서야 되겠나?" 김 후보자는 "내일이라도 그만둔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검사로 재직할 때 살아있는 권력과 관련된 사건들을 처리했다고 하던데?

    = 그렇다. 김진태 후보자는 검사시절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 수사를 비롯해 굵직한 사건들을 처리했는데 권력의 실세들을 잇달아 구속하면서 권력자의 입맛과는 다른
    수사를 해왔음을 엿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건을 들자면 슬릇머신 업계의 대부 정덕진씨 형제 수사와 관련해 안기부 기조실장 출신인 엄삼탁 병무청장의 구속이다. 당시 엄삼탁씨는 이른바 '노란봉투 사건'으로 유명한 인사였다. 노태우 정권 말기에 안기부 기조실장으로 재직하면서 노태우 전 대통령이 3당합당 이후 김영삼이 아닌 박태준을 옹립하려고 한다는 계획서가 담긴 '노란봉투'를 YS측에 건넸다. 3당합당이 깨질 위기에 처하면서 YS가 여권의 대선후보가 되는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인물이다. YS정권 초기 정권실세로 불리며 병무청장으로 임명된 엄삼탁씨를 구속했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IMF때 뛰어난 활약을 임창렬. 주혜란 부부를 구속했고 김대중 정부 말기에는 둘째아들 김홍업씨 구속을 관철시켰다.

    권력핵심부와 관련된 수사를 뚝심 있게 밀어붙인 것이다.

    김진태 후보자는 특히 1988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현대건설 노조추진위원장 서정의씨 납치사건이 일어났는데 서울 동부지청에 근무하면서 이 사건을 현대건설 회사 측이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저지른 사건임을 밝혀내서 관련 임직원 10여명이 사법처리를 받았다.

    당시 현대건설 회장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 했는데 재판에 회부하지는 못했지만 MB를 직접 조사한 이때의 악연으로 인해 이명박 정부에서는 한직을 맴돌았다.

    당시 김진태 검사는 공판 논고문에서 "우리나라 기업을 대표한다는 현대가 폭력배를 동원해 노조파괴 공작에 나선 것은 추방되어야 할 전근대적인 폭력행위"라며 "노조에 대한 대기업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진태 후보자는 노태우 정부 출범 첫해인 1988년 서울동부지검 재직시절 '주체철학' 등의 서적을 읽었다는 이유로 구속된 서울대생 곽모군을 기소유예로 석방해 당시 검찰에서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시국의 분위기에서 국가보안법 위반학생을 기소유예처분 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고 파격적이었다.

    당시 김 검사는 "곽군이 지적 성숙과정에 있고 의식화 학습의 동기가 우사회의 젊은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사회 부조리의 규명과 미지의 사상에 대한 동경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밝혔다.

    김진태 후보자에 대한 한줄 평가를 들어보면 "경륜과 경험이 풍부하고 한학에 조예가 있으며 사려가 깊다"는 평가가 많다.

    ▶부동산이나 아들 병역면제 의혹도 제기되는데?

    김진태 후보자. 자료사진

     

    = 그렇다. 그런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부동산 투기를 했다거나 병역기피를 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아들의 병역면제는 적극적으로 병역을 회피하려 했다기 보다는 아들이 네 차례나 군대에 지원했지만 '사구체 신염'으로 신체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구체신염'이 한 때는 병역면제의 단골메뉴였지만 2005년 연예인 병역비리 사건 이후에는 관리가 강화돼서 허위로 병역면제를 받기는 어렵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다.

    부동산과 관련된 의혹은 김 후보자가 전남 여수와 광양에 밭과 임야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자신의 명의로 여수에 밭과 대지 985㎡를, 광양에 임야 1만3435㎡를 보유하고 있다. 두 곳의 토지가액은 1억8000만원 상당인 것으로 신고 돼 있다. 매입 시기는 각각 1988년과 1989년으로 호남지역에 연고가 없는 김 후보자가 이 지역에 부동산을 구입한 경위에 대해 해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두 부동산 모두 20년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인데다 평가액이 그렇게 크지 않아서 투기 목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두 부동산에 대해 김 후보자 측은 "여수 땅은 순천에서 초임근무를 할 때 '노후에 집을 짓고 살면 좋겠다'는 생각에 매입했고, 광양 땅은 장인이 돌아가신 뒤 처남의 주도로 매입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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