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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대부 가리온 "15년간 한글랩, 그것이 힙합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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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힙합대부 가리온 "15년간 한글랩, 그것이 힙합정신"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MC메타 (힙합그룹 가리온 멤버)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누구보다 우리 한글을, 우리말을 사랑하는 가수를 만나보려고 하는데요. 이 가수의 음악 장르가 다름 아닌 힙합입니다. 힙합이라고 하면 사실 외국에서 넘어온 음악이라 영어도 많고, 비속어도 있고. 그런데 이런 힙합을 무려 15년 동안 오로지 우리말로만 쭉 고수하면서 아주 고집스럽게 만들어 왔습니다. 힙합을 즐기는 분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분들이에요. 직접 만나보죠. 2인조 힙합 그룹, 가리온의 MC메타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노래는 모두 우리말로 쓰신다면서, 왜 성함은 메타입니까?

    ◆ MC메타> 사실은 우리말로 가사를 쓰는 방향을 잡기 전에 만들었던 이름이었어요. 그래서 영문으로 썼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이제 가리온이라는 팀을 만든 이후에 ‘한국적인 힙합의 음악을 만들어 가자’ 하는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우리말 가사의 방향을 잡았던 거죠. 그래서 그 이후 2000년대부터는 한자로 발음이 비슷한 매양 ‘매’자에 다를 ‘타’자를, 그러니까 '매일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겠다'는 의미로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팀 이름 가리온도 순 우리말이죠?

    ◆ MC메타> 네. 맞습니다. 털이 희고 갈기가 검은 말을 의미하는 순 우리말입니다.

    ◇ 김현정> 가리온이란 이름도 참 예쁜 것 같아요. 멋있어요. 옷도 그렇고, 모자도 그렇고, 포즈도 그렇고, 노래도 그렇고, 아주 전형적인 힙합분위기가 딱 느껴지는데. 그런데 정말로 모든 노래를 우리말로 쓰셨어요?

    ◆ MC메타> 네. 그렇죠.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는 의성어를 제외하고는 거의 우리가 평상시 사용하는 언어, 우리말로 가사를 쓰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근데 그게 가능한가요? 힙합을 조금이라도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힙합이라는 것이 사실 영어로 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잖아요. ‘put your hands up!’, ‘what's up!’, 또 ‘무슨 무슨 man. yo man!’ 이런 거 기본으로 다 쓰잖아요. (웃음)

    ◆ MC메타> (웃음) 네. 사실 미국에서 시작된 음악장르의 형태이고, 그게 국내에서 직접적으로 받아들여진 부분들도 있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스며들듯이 들어온 부분이 있긴 있는데요. 제가 볼 때는 개인적으로 언어에 있어서 우월성이라는 게 상대적으로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그렇게 쓸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고... 조금 심하게 보면 ‘문화사대주의는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면 메타씨는 어떻게 바꿔 쓰세요?

    ◆ MC메타> 저희 가리온이라는 팀의 1집에서 ‘가리온’ 이라는 제목의 곡이 있는데요. 그 곡에서 ‘래퍼’를 우리말로 바꾸면 어떤 표현이 있을까 하고 고민을 했을 때, ‘입말꾼’ 이라는 표현을 썼거든요. 입으로 구어적인 표현들을 하는 입말꾼. 그리고 ‘소리쟁이’ 라는 표현으로 ‘DJ’나 ‘비트메이커’를 표현한 것처럼 우리말로 바꿔서 가사에 표현하게 됐습니다.

    힙합듀오 가리온(左 MC메타) / 사진 = 피브로사운드 제공

     

    ◇ 김현정> 방법이 다 있기는 있군요. 이렇게 한글만 고집한지가 15년 되셨어요. 처음부터 이렇게 방향을 잡은 어떤 계기가 있었을까요?

    ◆ MC메타> 사실 힙합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우리가 잡았던 방향이 옳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어요. 힙합이 가지고 있는 장르의 특성이나 문화를 이해하다보면, 창의성이나 고유의 어떤 것들을 통해서 표현해내는 것들의 가치가 굉장히 높거든요.

    ◇ 김현정> 그게 힙합정신이군요, 제대론 된 힙합정신. (웃음)

    ◆ MC메타> (웃음) 굳이 표현하면 그렇죠. 그래서 우리말로 우리 것을 한다는 게 가장 기본이 되고, 또 제일 멋있는 거라는 걸 저희 스스로가 깨닫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굉장히 멋진 말입니다. 그런데 다른 가수들은 왜 안 쓰는 거예요? 사실은 힙합뿐만 아니라 다른 음악 장르에서도 정말 외래어, 외국어 심지어 외계어가 난무하지 않습니까, 요즘?

    ◆ MC메타> 그렇죠.실 대중예술이라는 측면에서 파격성이나 표현의 자유라는 측면에서는 저도 인정을 하지만, 또 물론 대중음악에서 장르음악의 기준을 갖다 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뭔가 상업적인 거나 선정적인 목적이 더 크다고 봅니다. ‘음악 자체를 우리말로 이용해서, 또는 우리 문화나 감성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표현 해내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김현정> 저도 갑자기 기억이 나는 게 대단하다를 ‘대다나다, 너’ 이런 제목의 노래도 봤고요. 제목이 ‘웁스(Oops)’ 인 것도 있고, ‘꺼져줄게, 잘살아’ 까지. 근데 뭐랄까요? 아름다운 우리말, 예쁜 우리말과는 거리가 먼 외계어들, 외래어들, 비속어가 난무하는 게 사실인데, 이게 사실은 청소년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 MC메타> 그렇죠. 사실 예술을 하는 입장에서 표현의 자유나 상상력들을 마음껏 표현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영역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고 대중문화 자체가 10대들에게 많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의무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책임감은 필요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지금 10대들의 언어파괴 현상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까지 왔거든요. 이것에도 상당히 영향을 줬다고 안 볼 수는 없어요. 특히 10대 때는 가수들을 동경하니까.

    ◆ MC메타> 네. 저도 래퍼를 꿈꾸는 래퍼 지망생들, 10대 학생들을 관련된 프로그램에서 진행할 때 만나게 되는데요. 그런 친구들에게 래퍼들은 상당히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거든요.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우리 음악인들은 10대들을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나’ 이렇게 봅니다.

    ◇ 김현정> 가리온의 멤버, MC메타씨와 얘기 나누고 있습니다. 원래 래퍼들은 본인들이 직접 가사를 즉흥적으로 만들어서 랩도 하잖아요. 실례가 안 된다면 오늘 한글날, <김현정의 뉴스쇼=""> 출연한 기념으로 잠깐 즉흥랩이 가능할까요? (웃음) 좀 무례한 부탁이죠?

    ◆ MC메타> (웃음) 아닙니다. 저도 아침 8시에 이렇게 랩을 하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해보겠습니다. 그럼 한 번 해볼까요? ‘난 한국에서 랩을 하는 한국 MC, 아니 한국어로 시를 쓰는 입말쟁이. 많은 사람들이 물어봐, 왜 랩을 하니? 난 랩을 통해 내 존재를 증명하지. 내 생각들과 감정들의 전달방식, 내가 쓸 수 있는 도구는 우리말이라지. 때론 우리말로만 랩을 왜 하냐고 하지? 그럼 우리 것을 부정함이 옳다 하리.’

    ◇ 김현정> 와...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렇게 한글로도 표현이 가능하군요.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하는,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하는 랩. 거기에 의미까지 담겨있어요. 정말 실력자이십니다. (웃음) 사실은 힙합을 즐겨하시는 분들 사이에는 이미 유명한 그룹입니다만, 힙합이라는 게 아직은 좀 낯설기 때문에 잘 모르는 분들도 많았거든요. 이번 기회에 가리온이라는 그룹을 확실히 알았습니다. 그럼 앞으로 어떤 계획 가지고 계세요?

    ◆ MC메타> 가리온으로 데뷔를 한 지 올해 1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그래서 올 11월에 저희가 기념비적인 음원을 출시하면서 12월 단독콘서트를 준비 하고 있고요. 앞으로 꾸준하게 한국어 랩을 발전시키는 데 더 집중을 하고. 그게 사실은 저희가 생각하는 한국힙합의 방향이라고 꾸준히 믿고 있거든요. 그래서 열심히 한국어 랩으로 좋은 음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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