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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풀꽃나무이야기-더덕꽃



경인

    제주의 풀꽃나무이야기-더덕꽃

    한라생태숲 이성권 숲해설가

    제주CBS '브라보 마이 제주'<월-금 오후="" 5시="" 5분부터="" 6시,=""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에서는 매주 목요일 제주의 식물을 소개한다. 이번에는 '더덕꽃'에 대해 한라생태숲 이성권 숲해설가를 통해 알아본다.

     



    제주에서는 추석 보름 전 즈음해서 조상의 묘에 벌초를 합니다. 이때는 육지로 나가서 살고 있는 가족들도 대부분 내려와서 일 년 동안 자란 풀을 베면서 그동안의 안부를 묻습니다. 추석 때 오지 못하는 것은 용납돼도 벌초만큼은 꼭 참석해야하는 중요한 가족의 행사가 되었습니다. 점점 핵가족화 되는 시대에 살다보니까 벌초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일 년 중 가장 소중한 시간이 된 셈입니다. 이 시기에는 가을꽃들이 서서히 피기 시작합니다. 억새 아래에서는 야고가 머리를 내밀고 있고 언제나 친근한 쑥부쟁이, 이질풀도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아직은 더운 날씨지만 두꺼운 옷을 잔뜩 뒤집어 쓴 활나물도 꽃을 피워 가을이 시작됐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벌초를 하다보면 간간이 더덕꽃이 보입니다. 최근 들어 더덕은 야생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꽃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워낙 식용이나 약재로 유명하다 보니까 보이기만 하면 채취해버린 이유가 클 것입니다. 더덕은 전국의 숲속에서 자라는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 덩굴성 풀꽃입니다. 줄기는 다 자라면 2m 정도 되고 여러 물체를 감고 올라갑니다. 뿌리는 자랄수록 점점 비대해져 방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잎은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어긋나기 하지만 짧은 가지 끝에서는 4개의 잎이 서로 붙어서 마주나기 때문에 모여 달린 것처럼 보입니다. 제주에서는 8월 중순이면 가지 끝에 아래를 향해 꽃이 달리는데 9월까지도 볼 수 있습니다. 꽃잎이 하나인 통꽃으로 꽃부리는 끝이 5개로 갈라져 있으며 뒤로 약간 말립니다. 꽃 색깔은 꽃잎의 바깥쪽은 연한 녹색이지만 꽃잎 조각은 남자색을 띠고 안쪽에는 자갈색 반점이 무수히 많습니다.


    더덕은 꽃잎이 하나인 통꽃이면서 진한 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꽃가루받이를 쉽게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진한 꽃향기를 낸다는 것은 벌이나 개미를 끌어들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통꽃은 외부와 차단시키는 역할을 하여 다른 곤충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드나들 수 있도록 합니다. 그리고 꽃잎 안의 반점은 매개체를 암수술로 유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향기에 이끌린 매개체가 자유롭게 꽃잎 안으로 드나드는 과정에서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열매가 다 익으면 껍질이 벌어지면서 그 사에서 씨앗이 틔어 나와 다시 싹을 내게 됩니다.

     


    더덕이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 설명해 놓은 글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조선 세종 때 만들어진 향약채취월령(鄕藥採取月令)과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는 더덕을 '가덕(加德)'이라 표기하고 있는데 '가'는 '더할 가'니까 이두식 표기로 '더'로 읽고 덕은 '덕'으로 읽는다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뿌리에 울퉁불퉁한 작은 혹이 더덕더덕 붙어 있다 하여 '더덕'이라 불렀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혹이라고 하는 부위도 확실치 않고 덕지덕지 붙은 모습은 더욱 아니어서 별로 신뢰할만한 내용은 아닌 듯합니다. 학명은 Codonopsis lanceolata인데 속명 Codonopsis는 '종처럼 매달린 꽃'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더덕은 꽃보다는 약재나 웰빙식품으로 더 유명해지면서 밭에서 재배가 되기도 합니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사삼(沙蔘)이라 하여 귀한 약재로 이용했습니다. 특히 열을 다스리고 폐의 기능을 좋게 하여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혀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또한 위장과 신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요리의 재료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어린잎은 삶아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고 쌈을 싸먹기도 합니다. 그리고 뿌리를 직접 구워먹기도 하고 짱아찌, 자반, 더덕장을 만들기도 하여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는데도 그만입니다. 또한 더덕으로 담근 더덕주는 향이 좋아 귀한 손님이 올 때 대접하는 고급술이었습니다.


    그런데 꽃도 잎도 더덕을 꼭 빼어 닮은 애기더덕과 소경불알이라는 꽃이 제주에서도 자랍니다. 더덕은 줄기와 잎에 털이 거의 없고 4개의 잎이 접근하여 마주나기 하여 모여 달린 것처럼 보이지만 애기더덕은 대체적으로 꽃의 크기가 작고 줄기와 잎에 털이 많으며 어릴 때는 잎이 두 개씩 서로 마주나기 합니다. 그리고 더덕은 뿌리가 도라지 모양인데 비해 소경불알은 둥글고 소경불알의 잎 뒷면과 줄기에는 더덕과 달리 털이 많은 것도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더덕의 꽃 안쪽에는 자갈색 반점이 많지만 소경불알은 내부가 보라색이기 때문에 구분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는 더덕꽃에서는 향이 진하게 풍기지만 소경불알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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