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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몸(?)에서 나온 연극과 영화 한자리에서 대결 연극 ''이''(爾)''vs 영화 ''왕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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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몸(?)에서 나온 연극과 영화 한자리에서 대결 연극 ''이''(爾)''vs 영화 ''왕의 남자''

    18일 영화 ''왕의 남자''와 원작인 연극 ''이''(爾) 동시 감상 이색 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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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속에 찡~한 울림을 주는 것은 연극이나 영화 모두 같은 것 같네요"(강성연, 영화 ''왕의 남자''의 장녹수)

    한 주제를 놓고 각기 다른 표현 방식과 초점을 맞춘 연극 ''이''(爾)와 영화 ''왕의 남자''가 한자리에서 만났다. 18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내 용 극장에서 열린 연극과 영화 더블 시사회가 800여 관객의 열렬한 박수속에 성황리을 이뤘다.

    눈까지 내려 더욱 쌀쌀한 영하의 날씨속에도 동일한소재를 놓고 장르의 특성에 맞게 각색한 두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들은 연극과 영화를 비교해 보면서 내용과 주인공들의 인물 분석에 때로는 박수를 치며 웃기도 하고 때로는 장탄식을 하는 등 동장군 속 훈훈한 문화 이벤트에 추위를 잊는 듯했다.

    ''살인의 추억'', ''웰컴투 동막골'', ''박수칠때 떠나라'' 등 연극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차례로 선보이며 관객과 평론가들 모두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아오며 ''연극과 영화의 크로스 오버''현상은 이제 공연 영화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시간차를 두고 선보였던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연극 ''이''와 영화''왕의 남자''는 동시에 관객을 만나며 서로에게 선의의 라이벌이 될 전망이다.

    연극 이''爾''vs 영화 ''왕의 남자''

    연극 ''이''(爾:왕이 신하를 높여 부를 때 쓰는 호칭)는 조선조 연산군에게 낙점되어 웃음고 몸(동성애)까지 바쳐가며 가장 낮은 신분인 천민에서부터 종4품이라는 지위까지 오른 궁중 코미디언 ''공길''의 이야기다. 2000년 한국 연극협회 올해의 연극상, 희곡상, 연기상, 2001년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기상 등 연극계 베스트셀러다.

    이남희(연산), 박정환(공길), 진경(장녹수), 이승훈(장생) 등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 답게 힘있고 선굵은 연기를 선보여 관객들의 줄기찬 박수를 터뜨렸다. 특히 창작과 상상력의 극치로 평가받는 연산과 공길의 동성애를 끊김없이 팽팽한 긴장감속에 잘 이어가고 있다. 동성애는 연산과 여성스런 광대 공길의 관계를 단단히 묶고 녹수와 공길의 갈등을 심화시켜 힘의 대결로 이끌고 나가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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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이''는 영화 황산벌로 2003년 퓨전 사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이준익 감독의 후속작. 당시 박중훈 정진영 콤비로 전국 290만 관객을 동원하며 새로운 사극의 전형을 열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번에도 역시 연산에 정진영을 일치감치 기용하고 연극에서 비중이 낮았던 장생의 역할을 메인으로 끌어내 감우성을 투입했다. 여자보다 더 여성스런 중성미를 선보인 신인 이준기가 연산의 연인 공길로 등장하고 강성연이 장녹수로 조선시대 팜므 파탈에 도전했다.

    연극 ''이''에서 공길과 연산의 동성애에 포커스가 맞춰졌다면 ''왕의 남자''는 공길을 보호하는 광대 장생과 연산의 갈등이 더욱 선명하게 부각된다. 연극의 장소의 제약으로 남사당패의 질퍽한 재담으로 한정하고 인물간의 갈등과 심리묘사를 강조했다면 영화는 전통 광대놀이의 완벽한 재연은 물론 연기자들의 실감나는 외줄타기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연극의 ''남자''(박정환)vs영화의 ''남자''(이준기)

    장국영 주연의 중국 경극을 다룬 영화 ''''패왕별희''를 기억하는 팬들이라면 연극과 영화속 주인공 더블 캐스팅 ''공길''에 주목할만하다. 이날 모인 관객들에게 가장 열광적인 환호를 받은 인물은 다름 아닌 연산의 동성애 상대 ''공길''이다. ''여자도 아닌 여자, 사내도 아닌 사내''로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광대 ''공길''은 연극에서나 영화에서나 관객들에게 똑같은 울림을 주었다.

    동료 광대 장생의 보호를 받지만 결국 연산에 눈에 들어 장녹수를 제치고 왕의 ''남자''가 된 공길. 박정환과 이준기는 이날 처음으로 만났다. 분장한 모습에서는 영락없는 ''여인의 향기''가 배어나지만 무대인사를 위해 올라온 자리에서 소감을 말하는 이들은 역시 강한 ''남자''였다. 연극이 먼저 끝나고 이준기와 감우성 등의 영화 출연진은 무대위로 올라 작품의 ''선배''들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선사했다.

    박정환은 남성미 물씬 나는 굵고 나직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했다. 분장을 지우면 남성미 물씬 나는 거친 남자 장생처럼 산다고 덧붙였다. 어디서 이런 야누스 적인 매력의 남자를 발굴했나 싶을 정도로 중성미가 강한 이준기는 역시 나직한 목소리로 인사한뒤 "캐스팅 되기도 전에 이 연극을 보면서 감동으로 울었다"면서 "영화속에서는 연극과 또다른 공길의 모습 보여주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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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이''와 ''왕의 남자''는 부자지간

    연극계의 차세대 연출가 김태웅이 쓰고 연출한 연극 ''이''에 대해 영화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은 "너무 원작이 좋아 될 수있으면 영화에서는 다르게 가야 겠다고 해서 만들었다"고 모태가 된 연극에 대해 극찬했다. 이글 픽처스의 정진완 대표는 "두 작품은 부자지간이나 다름없다. ''왕의 남자''는 그야말로 자식같은 영화다. 연극과 영화를 함께 봐야 더욱 맛이 살아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에서 ''외줄타기''를 직접 하느라 몸고생 마음고생을 했던 장생 감우성은 "얼마전 시사회에서 우리의 경쟁상대는 초대형 블록 버스터 영화가 다니라 바로 연극 ''이''라고 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감히 아버지 같은 원작과 비교할수 없다"고 몸을 낮추면서 "연극을 오늘 처음 봤는데 듣던데로 짜임새가 대단한 것 같다. 연극은 꽉 채워주지만 영화는 여러분의 가슴속을 뭔가 허전하게 해줄 것"이라고 살짝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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