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부 장관직을 자진포기했던 한국계 미국인 김종훈 씨가 31일(한국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문을 내고 "(한국에서) 마녀사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새로운 세계의 낡은 편견''이라는 제목의 기명 기고문을 통해 "현재 (한국의) 정치적, 기업적 환경이 ''이방인''인 나를 가로막아 장관직 수행을 하지 못하도록 해 사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에는 정치를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장관직 수락이라는) 처음 결정을 내릴 때 내가 좀 순진했다"며 "정치권과 관료사회의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들이 나의 장관 지명에 반대를 했으며, 대부분 국적문제와 이른바 ''충성심 부족''을 근거로 내세웠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인터넷은 물론 일부 주류언론에도 (장관직 지명에 대해) 마녀사냥에 견줄만한 거친 반응들이 올라왔다"며 "나는 스파이이고 나의 아내는 매춘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묘사되는 등 중상모략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CIA 자문역을 자랑스럽게 수락한 것이 악소문의 진원지가 됐다"고 밝혔다.
김 씨는 ''장관직 내정 논란''을 ''괴상한 경험''으로 표현한 뒤 "초국적인 인력과 자본,아이디어들로 흘러가는 세상에서 국수주의의 가치를 우려하는 교훈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14살에 미국에 이민와 초기 여러해 동안 경제적 어려움과 언어장벽, 문화적인 문제로 고생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다른 이민자들처럼 나도 ''아메리칸 드림''을 추구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김 씨는 "나는 미국을 매우 사랑하며 언제 어디서든 미국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밝힌 뒤 "마찬가지로 내가 태어난 한국도 항상 사랑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한국은 자원부족과 수출주도 경제 등으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국내총생산의 80%를 대기업이 차지하지만 고용은 6%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밝힌 뒤 "특히 대졸 실업률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김 씨는 "이같은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과학,통신기술을 이용하는 세계적인 중소기업을 만들어 좋은 일자리를 만들려 했다"며 "모델은 미국인 사장이 이끌어가는 이스라엘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21세기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는 국적을 따지는 낡은 편견을 넘어서는 국가가 될 것"이라며 "나의 이야기에서 한국이 그들의 전통적 자긍심을 수용할 수 있는 창조적인 씨앗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뒤 "이런 수용방식은 미국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