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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한 사회복지사, 자정 넘어 퇴근 다반사"



보건/의료

    "자살한 사회복지사, 자정 넘어 퇴근 다반사"

     

    - 자살한 사회복지사 과중한 업무로 자정넘어 퇴근은 다반사, 주말에도…
    - 세번째로 자살한 사회복지사, 유일하게 8살 아이 있어
    - 조문객 인사하고 철없이 뛰어다니는 것 보니 너무 가슴아파
    - 사회복지 공무원들 업무 환경 관심갖고 개선해야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방송 : FM 98.1 (14:05~15:55)
    ■ 진행 : 김미화
    ■ 게스트 :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 선수경 회장


    ◇ 김미화>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울산시 사회복지 공무원의 유서가 공개가 됐는데요. 무슨 말로 떠든대도 지금 내 고통을 알아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죽음으로써 내 진심을 보여주고 싶다. 또 이런 내용도 있거든요. 일이 많은 것은 참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적어도 인간이기에 최소한의 존중과 대우를 원하는 것이다. 과다한 업무하고 조직 스트레스가 모두 문제였다. 이런 얘기인데요.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의 자살이 올해만 벌써 세 번째라서 문제가 심각하네요? 사회복지공무원 모임이죠.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 선수경 회장과 연결해서 얘기 좀 들어보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선수경> 네, 안녕하십니까?

    ◇ 김미화> 네, 안녕하세요. 아이고, 복지사 분들 일이 너무 많다고 하시는데, 지금 뭐하고 계셨어요?

    ◆ 선수경> 며칠 전까지만 해도 수급자 생계비 작업 끝냈고요. 지금 자활 지역 센터 업무 좀 보고 있다가 전화 받았습니다.

    ◇ 김미화> 그러셨구나. 조문을 어제 다녀오셨다고요.

    ◆ 선수경> 네.

    ◇ 김미화> 그럼 발인이 오늘.

    ◆ 선수경> 네. 오늘 10시 반에 울산에 있는 하늘공원에서 화장을 했다고 합니다.

    ◇ 김미화> 그렇군요. 가족들 분위기는 어떠셨대요?

    ◆ 선수경> 의외로 좀 차분했고요. 이번 세 번째 자살이긴 한데, 유일하게 가족이 있는 분이었어요. 그러다보니까 꼬마아이가, 8살짜리 꼬마 아이가 있는데 조문객들 맞아서 인사하고, 또 이제 철없이 뛰어다니는 거 보니까 가슴이 더 아프더라고요.

    ◇ 김미화> 아, 진짜 그래요. 상가 가면 어린 아이들이 철없이 막 뛰어다니고 이러면 보는 어른으로서 참 마음 아프고 그러던데. 가족이 있는데 이분은 정말... 어휴. 많이 힘들어 하셨대요?

    ◆ 선수경> 네, 유족들 말로는 과도한 업무로 인해서 자정이 넘어서 귀가하는 일이 다반사고, 주말에도 퇴근하는 일이 없었다라고 할 만큼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 김미화> 오늘 공개된 유서 보니까 업무량도 많지만 내가 일개 부속품이란 느낌이 더 힘들다, 이런 얘기를 하셨어요?

    ◆ 선수경> 예. 근데 저희 조직 자체가 상의하달식 체계이기도 하고요. 이 분 같은 경우에는 감수성이 굉장히 풍부하셨던 분 같아요. 기타를 치고, 뭐 지역의, 본부 들어오기 전에 지역 아동 센터에서 봉사활동도 하고, 재능기부도 많이 하셨는데. 나름대로 휴먼 서비스 생각하고 오셨는데 막상 들어와서 보니까, 숨이 막힐 정도로 살인적인 업무에 시달리다 보니까, 굉장히 자기가 복지 생각했던 거하고 많이 차이가 있는 어떤 괴리감에 좀 많이 시달렸던 것 같습니다.

    ◇ 김미화> 음. 그러니까 지금 숨이 막힐 정도로, 이렇게 표현을 하셨는데. 이 분 지난 1월부터 4680명의 민원인을 상대했다, 날짜로 나눠 보면 하루에 100명 정도를 만나야 했던 거거든요?

    ◆ 선수경> 네.


    ◇ 김미화> 근데 다들 이렇게 일하세요?

    ◆ 선수경> 거의 많게는 그 이상도 있고요. 근데 이 분 같은 경우엔 노령연금대상자가 1119명 정도 되고요. 장애인 복지 세대가 37세대, 일반 장애인이 1039명, 장애연금 84세대, 한부모 가정 64세대, 양육수당 447건, 일반 보육료 517건, 유아 학비 보조 385건, 이렇게 주로 노인, 장애인, 여성, 아동만 하는데 이 정도를 하고 있었던 거죠.

    ◇ 김미화> 아, 그럼 일반 공무원들이 대하는 민원인들이랑, 사회복지 공무원들이 다루는 민원이랑은 다르죠, 다른 건가요?

    ◆ 선수경> 네, 많이 다르죠. 일단 일반 행정하고 사회복지 행정과의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일반 행정 같은 경우에는 불특정 다수인들의 필요에 의한, 주로 발급 업무가 대부분인데, 사회복지 업무 같은 경우에는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아니면 또 서비스 받고 있는, 서비스가 중지됐던 분들, 이런 분들을 상대로 하다 보니까, 어떤 모든 불만, 책정됐을 때의 불만, 어떤 상대적인 비교에 의해서 갖고 있는 불만들을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에게 표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떤 정신적인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 고통을 많이 받고 있죠.

    ◇ 김미화> 그러시겠네요. 사회복지 공무원들은 아침에 출근하면 몇 시까지 일하세요?




    ◆ 선수경> 글쎄 업무 차이가 있긴 한데요, 저희가 늘 바쁘긴 한데 이 분 같은 경우에는 보통 8시 출근해서 12시 넘어서 들어왔다고 하고요. 전에 성남에서 자살했던 분 같은 경우에는 좀 안타까운 일이긴 한데, 아침 7시에 출근을 해서 보통 10시, 11시에 퇴근을 했고요. 결혼식은 날짜를 잡아놨는데 신혼여행도 못 가고, 동생한테 어차피 일요일 날 결혼식만 마치면 그 다음날 또 일을 해야 할 정도로. 그 정도로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지금 현재. 특히 이제 보편적 복지로 가면서, 무상보육에 대한 대상 수도 늘고요, 그 다음에 교과부에서 표준고등학생들 학비 지원을 저희가 받게 됐거든요. 그런 업무가 1~2월에 많이 집중되다 보니까, 특히 1월에 배치를 받고 나서 2~3월 동안에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까 일이 굉장히 벅차고 심적으로 부담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 김미화> 네. 사회복지 하시는 분들이 마음 한 구석에 정말 따뜻한 마음을 깔고 시작을 하시는 거니까. 이건 서비스다. 바라보는 시선도 그렇고요. 그래서 참 더 친절해야 되고, 더 많이 도와주고 싶고, 이런 마음들이 있어서 일을 더 놓지 못하고 이렇게 하시는 것 같아요, 일이 더 많아지고. 근데 한 사람이 이렇게 업무가 많은 이유는 뭐예요? 공무원들 숫자가 많다, 이런 편견들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데요.

    ◆ 선수경> 뭐 공무원의 보직에도 여러 직렬이 있는데요. 사회복지직들은 업무량에 비해서 숫자가 적겠죠. 그리고 이제 말씀하셨던 건, 뭐 우리 김미화 선생님도 사회복지 하시잖아요. 행복한 사회복지사가 행복한 사회를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실질적으로 사회복지사 스스로도 불행하다고 하면 건강한 사회,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없겠는데요. 결국은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들이 이렇게 많은 업무를 하다 보면 실질적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대상자에게 전달하기는 쉽지가 않겠죠. 그래서 정부에서도 찾아가는 복지를 위해서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들을 많이 배치를 진행하는 과정이긴 한데, 숫자가, 우리가 중간에 육아휴직자라든가 아니면 여러 일 때문에 휴직하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그런 숫자를 못 따라가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 김미화> 근데 이제 걱정이네요. 지금 새 정부의 복지 정책이, 복지 정책을 확대하겠다는 게 중요 의제잖아요? 아까 뭐 말씀하셨는데, 양육수당, 노령연금, 업무량 같은 게 더 많아질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이거 어떻게 되나요?

    ◆ 선수경> 글쎄요. 지금 우리나라 조직 자체가 나무를 심는 것보다는 관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들이 뽑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들이 어떤 근무환경에서 일하는가에 대한 부분들이 굉장히 중요한데, 그런 것들에 대한 부분들이 굉장히 부족한 점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 보니까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조직에서 효율적으로, 또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이 지자체장들의 마인드에 따라 많이 다르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직원들이 건의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없기 때문에, 사회복지사협회라든가 이런 쪽에서 또 건의를 많이 해 주고 계시고요. 그 다음에 관심 있는 의원님들이 관심을 좀 갖기 시작했습니다. 다행인진 모르겠지만, 세 사람의 자살이 좀 헛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 김미화> 그러게요. 이런 사건 보면, 다른 사회복지 하시는 분들 사기도 많이 꺾일 것 같아요.

    ◆ 선수경> 네. 그렇겠죠.

    ◇ 김미화> 그렇죠. 주변분들 뭐라고 그러세요?

    ◆ 선수경> 사회복지학과에 다니는 후배들 같은 경우 보면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이 굉장히 좋은 직종 중 하나예요. 어떻게 봤을 때에는. 그런데 일이 많다든가, 이런 자살 사건들을 보면서 굉장히 위축된 것도 사실이기도 하고요. 또 민간 사회복지사들이 얘기했을 때에는,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들이 저 정도면, 본인들은 처지가 더 열악한데도 불구하고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들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렇게 자살까지 할 수밖에 없었나에 대한 인식들을 다시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미화> 이런 일들이 다시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선수경> 네, 감사합니다.

    ◇ 김미화> 네.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 선수경 회장이었습니다.

    CBS 김미화의 여러분 프로그램 바로가기 http://bit.ly/Z0V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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