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집으로 가는 길' 실제 주인공 "제2의 장미정 없어야"



사건/사고

    '집으로 가는 길' 실제 주인공 "제2의 장미정 없어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장미정 (영화 '집으로 가는 길' 실화 주인공)

    지난 2004년 한 주부가 남편의 후배로부터 프랑스까지 원석을 운반해 달라 부탁을 받습니다. 그런데 세관의 검색 결과 놀랍게도 그 가방에 든 건 원석이 아니라 마약이었습니다. 이 주부는 영문도 모른 채 프랑스 경찰에 끌려갔고요. 외딴섬 감옥에 투옥이 됩니다. 2년여 간의 형기를 사는 동안 우리나라 외교부의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해서 당시 보도가 크게 됐고요. 많은 국민들이 공분했었는데요. 이번에 이 사건이 영화화돼서 개봉이 됐습니다. 제목이 ‘집으로 가는 길’이고 전도연 씨, 고수 씨 이런 분들이 주연을 맡아서 화제가 크게 되고 있죠. 과연 이 사건의 당사자는 영화 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 직접 연결해 봅니다. 장미정 사건의 주인공 장미정 씨 나와 계시죠? 장미정 씨, 안녕하세요?

    ◆ 장미정> 안녕하세요.

    ◇ 김현정> 시사회는 보셨죠?

    ◆ 장미정> 네, 보고 왔어요.

    ◇ 김현정> 소감이 어떠셨어요?

    ◆ 장미정> 영화 보는 중에 하도 울어서.

    ◇ 김현정> 어떤 장면에서 그렇게 제일 눈물이 많이 나던가요?

    ◆ 장미정> 아기 그리워하는 거나 네티즌들 그때 막...

    ◇ 김현정> 응원해 주던 것?

    ◆ 장미정> 네, 응원해 주는 모습도 그렇고.

    ◇ 김현정> 하나하나 눈물 안 나는 장면이 없죠, 사실 그때를 생각하면. 그 영화에서 장미정 씨 역할은 배우 전도연 씨가 맡았죠?

    ◆ 장미정> 네.

    ◇ 김현정> 연기 잘하던가요?

    ◆ 장미정> 너무 잘해 주셔서...

    ◇ 김현정> 인사도 나누셨어요, 시사회에서?

    ◆ 장미정> 네, 나눴어요. 제가 영화 나오면서도 얼굴이 노출이 됐었어요, 한동안. 또 집안에서 되게 괴로워하고 있었는데 전도연 씨가 이제 당당해지실 필요도 있는 것 아니냐. 당당해지시라고, 힘내시라고 그렇게 말씀해 주시고 고맙게도.
    영화 '집으로 가는 길' 포스터

     


    ◇ 김현정> 큰 힘이 되셨겠는데요?

    ◆ 장미정> 네.

    ◇ 김현정> 9년 전으로 잠깐 돌아가보죠. 사실 유명한 사건이라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그러니까 그때 남편 후배의 부탁으로 원석인 줄 알고 배달을 하신 거예요. 그런데 그게 마약이었어요?

    ◆ 장미정> 그러니까 그게 원석인 줄 알고. 걸려도 세금만 내고. 예를 들어서 핸드백을 누가 부탁을 해서 가져오거나 이러면 걸려도 세금만 내면 되는 거잖아요.

    ◇ 김현정> 세금 안 물려고 이거 나눠서 들고가는 건데 혹시 걸리더라도 세금만 내면 돼 이렇게. 상상조차 못했어요?

    ◆ 장미정> 그렇죠. 그러니까 돈 400만원 받았으면 어느 정도 의심을 했을 것 아니냐.

    ◇ 김현정> 운반비를 400만원 받으셨어요, 그때?

    ◆ 장미정> 저희는 그때만 해도 400만원이면 엄청 큰돈이고, 아기 아빠 후배한테 보증을 서준 게 있었는데 그분이 자살을 해 버린 거예요. 하루아침에 골방으로 이사 가게 됐고 방세는 5, 6달치 밀려있고 애는 애대로 어린이집도 못 보내고 있었고. 꼴이 말이 아니었고요.

    ◇ 김현정> 이 400만원이면 방값은 내겠구나, 몇 달치. 원석 운반, 세금 좀 덜 내려고 운반하는 거라니까 어렵진 않겠구나, 다녀와야겠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그냥 가신 거예요. 마약일 거라고는 상상도, 꿈에도 못 했어요?

    ◆ 장미정> 상상도 못 했죠.

    ◇ 김현정> 한 번 펴볼 생각을 안 하셨어요, 그 종이를?

    ◆ 장미정> 펴보지를 못하게 해요. 열쇠가 있었어요. 열쇠키도 저한테 없었고.

    ◇ 김현정> 그러면 장미정 씨는 모르고 배달을 한 거니까 어떻게 보면 장미정 씨도 사기를 당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모르고 했다는 것만 밝히면 무죄인데 그게 프랑스에서 안 되던가요?

    ◆ 장미정> 일단은 제가 현행범이고요. 그런 얘기도 있었어요. 대사관에서 이렇게 해 주시면 불구속인 상태에서 재판받는 그런 것도 있었는데 대사관 분들이야 개인적인 일이니까. 저는 그런 것까지 바라지도 않았어요, 외교부에.

    ◇ 김현정> 그래서 꼼짝없이 투옥이 됐어요. 현행범으로 잡혀서 투옥이 됐습니다. 그곳 생활은 어떻던가요?

    ◆ 장미정> 비참하죠. 말 한마디로 하자면 비참하고. 옷 같은 것도 거기는 죄수복이 없어요, 프랑스에서는.

    ◇ 김현정> 죄수복이 없어요?

    ◆ 장미정> 모든 걸 다 사야 돼요, 돈으로. 하물며 여자들 생리대까지 그냥 주는 게 없으니까. 외교부 가서 문도 안 열어주는 데 가서 현금만 어떻게 좀 알아봐 달라. 아니면 지금 와이프가 지금 굶고 있는데 돈이라도 좀 보내달라. 대사관측에서 보내면 하루도 안 걸린대요,돈이 오는 데.

    ◇ 김현정> 그냥 보내면 오래 걸려요?

    ◆ 장미정> 우리 한국에서 보내는 자체가 안 되니까.

    ◇ 김현정> 말하자면 거기 프랑스 시민도 아니고 대사관 통하지 않고는 돈도 못 보내요?

    ◆ 장미정> 그런데 대사관이 좀 해 주시면 하루 만에 온다는 거죠. 그걸 판사도 그랬고 그건 아마 해 주실 거다. 어느 나라든지 그건 해 주는 거다. 그런데 안 해 주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야말로 비참한 생활. 제일 견디기 힘든 건 뭐던가요?

    ◆ 장미정> 애가 보고 싶은 것, 그거죠 뭐.

    ◇ 김현정> 한국에 두고 온 어린아이가 그때 몇 살이었어요?

    ◆ 장미정> 3살 때 두고 왔죠.

    ◇ 김현정> 엄마 잠깐 갔다 올게 이러고, 몇 박 몇 일 갔다 올게 이러고 나오신 거잖아요?

    ◆ 장미정> 네. 그러니까 아침에 일어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거 있잖아요. 애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 여기가 또 교도소구나. 꿈이었으면 하는 그런 바람 있잖아요. 자살시도도 했었고... 우리나라에서도 그러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모범수에 한해서는 1년을 받으면 3개월을 깎아주는 게 있어요. 그럼 제가 9개월 만에 올 수도 있는 문제였거든요. 그런데 그 서류 하나로 2년 동안 갇혀 있었다는 거죠, 제가.

    ◇ 김현정> 무슨 서류요?

    ◆ 장미정> 재판서류가 안 왔잖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결국은 여차저차해서 한국에서 남편 후배에 대한 재판이 열렸어요. 이미 장미정 씨는 프랑스에 수감이 된 상태고.

    ◆ 장미정> 네, 2006년 5월에 열렸어요.

    ◇ 김현정> 그 재판에서 그 남편 후배가 장미정 씨는 결백하다고 증언을 했죠?

    ◆ 장미정> 네.

    ◇ 김현정> 그 자료만 빨리 프랑스로 넘어오면 그때라도 장미정 씨가 나오는 거였는데...

    ◆ 장미정> 네, 그런데 그 서류 오는 게 1년이 넘었죠.

    ◇ 김현정> 아니, 왜 그렇게 오래 걸린 겁니까? 그냥 한 장 보내면 되는데.

    ◆ 장미정> 그냥 그런 신경을 안 썼던 거죠, 대사관에서는. 그 서류가 지금 중요한 게 아니다, 이런 식으로.

    ◇ 김현정> 1년 만에 그 서류가 오기까지는 누가 그렇게 노력을 하신 거죠?

    ◆ 장미정> 남편이 혼자 경찰서 가서 신고하고 검찰청 가서 신고하고 여기저기 외교부 다 뛰어다니고.

    ◇ 김현정> 그런데 혼자 그렇게 뛰어다녀서는 아무도 아는 척 안 합니까?

    ◆ 장미정> 뭐 너희들이 잘못했으니까 너희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죠.

    ◇ 김현정> 우리가 뭘 어떻게 도와주느냐?

    ◆ 장미정>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서 변화가 생긴 건 TV 시사프로그램에 이 내용이 소개되면서부터죠?

    ◆ 장미정> 네. 제일 마지막에 그거 전화를 듣고 많이도 울었지만. 변호사가 3명 있었거든요. 국선변호사 두 명, 제 개인변호사 한 분. 세 분다 말씀하시는 게 왜 대한민국 정부는 이 사람을 이렇게 방치해 두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 보상 문제를 프랑스 변호사님이 도와줄 테니까 너희 나라 가서 꼭 소송하라고.

    ◇ 김현정> 충고까지 해 줬군요, 조언까지.

    ◆ 장미정> 네, 도와주신다고. 그런데 그때는 식구들 만나는 걸로 감사하고 정말 없이 살아도 됐다고.

    ◇ 김현정> 지금이라도 다시 해 볼 생각이 있으세요?

    ◆ 장미정> 외교부에서 만약에 영화에 대해서 딴지를 건다고 그러면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싶은 용기도 있어요, 이제는.

    ◇ 김현정> 무슨 하고 싶은 말이요?

    ◆ 장미정> 많죠. 그때도 한국 와서 딸이랑 남편이랑 같이 있는데 외교부에서 장미정이 조금 있으면 귀국할 거라고 전화가 왔더라고요.

    ◇ 김현정> 이미 와서 식구들하고 있는데? {RELNEWS:right}

    ◆ 장미정> 네. 그래서 제가 전화기를 뺏었어요. 저 장미정인데요. 온 지 벌써 며칠 됐고 신경 쓰지 마세요 그러고 끊었거든요.

    ◇ 김현정> 외교부가 장미정 씨 언제 돌아오는지조차 몰랐던 거예요?

    ◆ 장미정> 네.

    ◇ 김현정> 이미 그렇게 크게 보도가 되고 국민적인 관심거리가 됐는데요?

    ◆ 장미정> 네.

    ◇ 김현정> 웃음밖에 안 나오네요. 그렇게 해서 풀려난 게 2006년. 벌써 7년 지났습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세요?

    ◆ 장미정> 인터넷으로 제 얼굴이 동영상이 퍼졌었어요, 한동안.

    ◇ 김현정> 옛날에 찍어놓은 동영상들이?

    ◆ 장미정> 네. 애가 유치원을 갔다 왔는데 애가 그러는 거예요, 저한테. 엄마, 감옥 갔다 왔어?

    ◇ 김현정> 아이고, 아이 친구들이?

    ◆ 장미정> 친구들한테 들은 게 아니라 학부형들이 하는 얘기를 듣고.

    ◇ 김현정> 집에 와서 엄마, 감옥 갔다 온 거 맞아 이렇게?

    ◆ 장미정> 네. 유치원을 지금 안 보내고 있어요. 제가 잘못을 안 했다는 게 아니에요. 제가 죄인이 아니라는 것도 아니고. 대사관에서 조금만 신경 써서 진작에 보내주셨으면 제가 거기서 2년 동안 있을 일이 없었거든요.

    ◇ 김현정> 바로 그점을 바로잡아야 되는 점입니다. 그점이 문제인 거죠. 사실 아직도 우리 정부가 재외국민 보호 부실하다 해서 종종 문제가 되는 것 뉴스에서 보시죠?

    ◆ 장미정> 그렇죠. 남일 같지가 않아요, 진짜로. 정말 저 같은 사람 진짜 없었으면. 제가 어떨 때는 한 분 한 분한테 다 말씀드리고 싶은 게 그거예요. 사람 너무 믿지 마시고 외교부도 너무 믿지 마세요.

    ◇ 김현정> 힘내시고요. 장미정 사건의 주인공이죠. 지금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이 화제인데 그 화제의 주인공입니다. 장미정 씨 만났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