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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한주간] 지하철9호선 맥쿼리 펀드 물러나고 '3조 1929억원'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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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숫자로 본 한주간] 지하철9호선 맥쿼리 펀드 물러나고 '3조 1929억원'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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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는 최소운영수익(MRG) 폐지되고 비용을 보전해 주는 방식으로 전환

     

    1026 (토) CBS 라디오 <좋은 아침 김덕기입니다.>1 -1부 숫자로 본 한 주간

    [CBS '좋은 아침 김덕기입니다]
    ■ 방송 : FM 98.1 (06:10~07:00)
    ■ 진행 : 김덕기 앵커
    ■ 출연 : 미디어 오늘 이정환 기자


    김덕기(앵커)> <좋은 아침 김덕기입니다>
    토요일 첫 순서는 <숫자로 본 한 주간>입니다.
    미디어 오늘 이정환 기잡니다.

    이정환(미디어 오늘 기자)> 안녕하세요?

    김> 이번 주의 숫자는 뭔가요?

    이> 3조 1929억 원. 맥쿼리 펀드가 지하철 9호선에서 손을 떼고 물러나면서 서울시가 줄일 수 있게 된 보조금입니다. 지난 24일 지하철 9호선의 대주주 현대로템과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 등이 지분을 팔고 떠났습니다. 한화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들이 대주주로 들어왔습니다.

    김> 서울시가 3조 1929억 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했는데 어떻게 나온 계산인가요.

    이> 일단 MRG(minimum revenue guarantee)라는 게 있는데요. 최소 운영수입을 보장해주는 조건입니다. 지하철 9호선은 투자금액 대비 세후 실질 사업수익률 8.9%(경상 기준 13%)로 맞춰주도록 계약이 돼 있었습니다. 요즘 은행 금리가 2~3% 수준이니까 거의 세 배가 넘는 건데요. 10년 전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그렇게 높은 금리가 아니었다는 게 맥쿼리의 주장입니다. 재미있는 건 이게 30년 계약인데요. 버는 돈이 8.9%가 안 되면 처음 5년 동안은 예상 운임수입의 90%까지, 그 다음 5년은 80%까지, 그 다음 5년은 70%까지 보전해 주고 나머지 15년은 보전해주는 게 없습니다. 그리고 30년 뒤에는 지하철 9호선을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고 빠지는 그런 계약이었죠.

    김> 그런데 이번에는 보장 수익률을 많이 낮췄다고 하더라고요.

    이> MRG가 폐지되고 운임수입을 보전해주는 게 아니라 비용을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고정수익률과 변동수익률을 더해 실질수익률 기준으로 4.86%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30년 계약기간 동안 추산을 해보면 서울시가 앞으로 26년 동안 5조 1745억 원을 맥쿼리에 줘야 되는 상황이었는데 이번에 계약조건이 바뀌면서 1조 9816억 원만 주면 됩니다. 3조 1929억 원을 아낄 수 있게 됐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입니다.

    김> 맥쿼리 입장에서 지하철 9호선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마찬가지일 텐데요. 왜 팔고 떠난 것일까요.

    이>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지하철 9호선이 맥쿼리의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 밖에 안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계속 사업을 하려면 비난 여론을 어느 정도 잠재울 필요가 있다고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워낙 여론이 안 좋았으니까요. 그리고 둘째, 이미 충분히 벌만큼 벌었고, 또 이번에 팔고 나가는 조건도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맥쿼리 입장에서는 30년 계약 기간 동안 계속 사업을 하면 좋겠지만 요금을 올리기도 쉽지 않고 이래저래 골치도 아프고 하니까 적당한 시점에 출구 전략을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 그래서 맥쿼리가 먹튀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계속 나오더라고요. 맥쿼리는 얼마나 벌고 나간 건가요.

    이> 서울시는 정확하게 매각 대금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맥쿼리가 금융감독원에 낸 공시 자료를 보면 보유지분 24.5%를 410억 원에 팔았습니다. 매매차익이 284억 원이나 됩니다. 여기에 지난 6년 동안 후순위 대출금 620억 원 등으로 연 평균 13%의 수익률을 보장받았습니다. 맥쿼리가 챙기는 돈은 1030억 원에 이릅니다. 서울시는 맥쿼리의 지분을 직접 사는 게 아니라 자산운용사들에게 팔도록 했습니다. 서울시가 계약을 깬 건 사실이니까 만약 맥쿼리를 내보내려면 해지 환급금을 물어줘야 되는데 그보다는 약간 낮은 수준에서 자산운용사들이 맥쿼리의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 3조 1929억 원을 절감했다는데, 만약 맥쿼리가 계속 사업을 했으면 이걸 다 맥쿼리가 가져갔을 거라는 거죠.

    이> 계산으로는 그런데 실제로는 가봐야 압니다. 15년 뒤부터는 MRG 조건이 사라지기 때문인데 그때까지 사업을 계속한다면 요금을 올리려고 하겠죠. 지금까지는 요금을 못 올리게 하려면 손실이 나는 만큼 서울시가 보전해줘라,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요금을 올려서 벌거나 서울시가 못 버는 만큼 돈으로 막아주거나 맥쿼리 입장에서는 땅 짚고 헤엄치기나 마찬가지인 사업이었던 거죠. 맥쿼리 입장에서는 최대한 빨리 뽑아먹고 나가야 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결국 적당히 투자금을 회수하고 빠져나가는 전략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최소운영수익(MRG) 폐지되고 비용을 보전해 주는 방식으로 전환

    김> 앞으로는 지하철 9호선이 마음대로 요금을 올릴 수 없게 되는 건가요.

    이> 관리운영권이라는 개념이 나왔습니다. 서울시는 이번에 지하철 9호선의 관리운영권의 가치를 7464억 원으로 잡았는데요. 이 금액을 기준으로 4.86%의 이자를 지급하고 그래도 비용이 부족하면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요금은 신고제가 아니라 승인제로 바뀝니다. 문제는 서울시가 요금을 관리한다고 해도 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을 거라는 겁니다. 요금을 안 올리면 적자가 나고 적자는 결국 시민들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데요. 버스 준공영제와 비슷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김> 자산운용사들이 대주주가 되는 건데 다른 문제는 없을까요.

    이> 자산운용사들은 채권 투자 개념으로 들어왔다고 생각하면 될 텐데요. 서울시가 채권 금리보다 더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보장하겠다고 하니까 들어온 건데요. 서울시가 요금을 결정한다고 하지만 결국 지하철이라는 게 적자를 낼 수밖에 없고 적자를 내는 사업에 주주들 이익까지 챙겨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차라리 서울시가 지분을 확보하고 직접 공사화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도 나옵니다.

    김> 시민 주주를 모집하겠다고도 했는데요.

    이> 지하철 9호선 장기 채권에 투자하는 1000억 원 규모의 시민 펀드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4~7년짜리 채권을 각각 250억 원씩 발행하며 1인당 2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입니다. 평균 수익률은 4.3%인데요. 다음 달 13~19일 시내 금융기관에서 판매됩니다.

    장기 채권에 투자하는 천억원 규모의 시민펀드 만든다.

    김> 맥쿼리가 한국 사업을 아예 접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는데요.

    이> 그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최근에 대구동부순환도로의 지분을 정리했고 경남 마창대교에서는 이자율을 낮추는 협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래저래 한국에서 돈 벌기가 쉽지 않다는 걸 깨닫고 있는 상황일 텐데요. 광주제2순환고속도로는 소송에 들어가 있습니다. 우면산 터널도 협약을 다시 맺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맥쿼리는 인천공항고속도로, 인천대교, 서울-춘천 고속도로, 용인-서울고속도로, 우면산터널, 수정산터널 등 국내 다수 사회간접자본에 대주주나 운영자로 참여하고 있는데 쉽게 포기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시민세금으로 지하철 적자를 메우는 악순환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김> 지금이라도 물러나서 다행이지만 애초에 계약 조건이 문제였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 “계약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15%의 수익률은 평균가격 수준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감사원과 검찰, 시의회의 조사에서도 시가 잘못된 예측을 했다고 판단하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의 딜레마인데요. 결국 맥쿼리를 내보내긴 했지만 나쁜 민자를 착한 민자로 바꾸는 데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수익률을 낮춘 것일 뿐 여전히 적자 나는 지하철에 시민들 세금으로 적자를 메워주는 악순환 구조는 달라진 게 없습니다. 맥쿼리의 이익률이 높긴 했지만 맥쿼리도 위험을 감수하고 뛰어든 건데 성공한 민자 사업을 두들겨 패서 쫓아내는 모양새라 향후 서울시 경전철 사업 등에서 투자 조건을 두고 갈등이 재연될 수도 있습니다.

    김> 숫자로 본 한 주간, 이번 주의 숫자는 3조 1929억 원. 서울시 지하철 9호선 재협상과 민자 SOC 사업의 명과 암을 살펴봤습니다.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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