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Why뉴스] "올리버 스톤 감독, 왜 제주도를 찾았을까?"



정치 일반

    [Why뉴스] "올리버 스톤 감독, 왜 제주도를 찾았을까?"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베트남 전쟁을 다룬 영화 '플래툰 Platoon'과 '7월 4일생 Born of the Fourth of July'로 두 차례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올리버 스톤 감독이 지난 주말사이 제주를 방문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제주에서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현장과 평화대행진에 참가하고
    문화제 연설에서 제주 해군기지가 미군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올리버 스톤 감독, 왜 제주도를 찾았을까?"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2013 생명평화대행진의 일환으로 지난 3일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열린 평화콘서트에 올리버스톤 영화감독이 참석했다. (자료사진)

     

    ▶올리버 스톤 감독이 제주도를 왜 방문한 거냐?

    = 올리버 스톤 감독이 제주를 방문한 것은 스스로 원해서라고 한다.

    제주도 군사기지 저지 범 도민 대책위원회 홍기룡 집행위원장은 "올리버 스톤 감독이
    일본 NHK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하면서 제주도를 방문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해와서
    일본으로 가는 길에 제주도를 먼저 들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을 안내했던 대책위 최성희 국제팀장도 "올리버 스톤 감독이 원해서
    제주도를 방문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올리버 감독의 일정이 '2013 강정생명평화대행진' 일정과 맞아서 대행진에 참석하고
    문화제에 참석해서 연설도 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제주 방문이 성사되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NHK에서
    처음에 난색을 표명했지만 올리버 스톤 감독이 강력하게 주장해서 성사시켰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사전에 올리버 스톤 감독이 대행진에 참가한다는 홍보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제주도 강정마을에 건설되는 해군기지와 관련해 평소에도 높은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문제가 영화로 제작되거나 그런 계획이 있는 거냐?

    = 유명 영화감독이니까 그런 부분이 궁금했다. 그렇지만 영화 제작계획이 있다거나 하는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고권일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은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유명한 영화감독
    12명이 미국의 군사력 팽창문제와 미국의 국익을 위해 군사력 오용하는 문제를 다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로 했는데 올리버 스톤 감독이 한국편을 담당하기로 했다는 얘길 들었다"라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올리버 감독이 구체적인 다큐 제작 방향에 대해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제주 해군기지 문제가 포함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미국 군사력의 팽창과 오용문제를 다룰 다큐멘터리가 제작되면 한국편이 별도로 제작될 것이고 그것을 올리버 스톤 감독이 맡았는데 제주도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문제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올리버 감독과 동행한 NHK 관계자들은 올리버 감독이 제주도 범섬 일대와 해군기지
    공사장 주변에 대한 해상투어를 할 때 동행하면서 공사현장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권일 위원장은 "올리버 감독이 한국으로 오기 전 오바마 대통령에게 미국이 군사력을 계속 팽창시키면 그로 인해 미국이 망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언급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우리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미국 해군기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는데?

    = 사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는 미군의 해군기지 아니냐? 또 대 중국 전초기지로서 최전방이 되는 것 아니냐?는 그런 우려가 가장 컸다. 그렇지만 우리 정부는 강력히 부인하고 있고 미국 정부는 가타부타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올리버 스톤 감독은 직설적이고도 분명하게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는 미군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3일 저녁 제주도 탑동광장에서 열린 2013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의 마무리 행사인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 촉구 범국민 문화제에 참석해서 연설을 했는데
    "한국정부가 제주 강정마을에 건설하는 제주해군기지는 미군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해군기지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올리버 감독은 이어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보다 훨씬 더 미군 입장에서는 섬세하고, 여러 가지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기지가 될 것이다. 이지스 구축함, 페트리어트 미사일, 미 폭격기 등이 제주도에서 사용되고 발사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여러분들은 지금 바로 최전선에 서 있다. 제주도는 불과 중국 상하이와 500km 거리에 떨어져 있다. 언제든 전쟁에 혹은 군사 충돌에 위협이 발생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강정마을 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의 대화에서도 이런 부분을 강조했다고 한다.

    고권일 위원장은 "올리버 스톤 감독이 베트남 참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의 입장에서는 제주도에 군사기지가 건설된다면 미국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 피해는 한국이 지게 되는 것이고 실질적인 피해는 제주도민이 입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 위원장은 "올리버 스톤 감독이 미국의 대 아시아 정책이나 대 중국 정책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제주 해군기지가 미군의 군사력 집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나름대로 판단근거가 있고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올리버 감독이 제주를 방문한 이유가 강정마을 해군기지 때문인가?

    = 그렇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지난 2일날 제주에 도착해서 4일 오전에 떠났으니까 이틀을 머물렀다. 그런데 그 일정을 보면 오직 제주 해군기지 문제에만 매달렸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지난 2일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벌이다 구속돼 형이 확정된 영화평론가 양윤모 씨를 면회했다. 사전에 특별면회를 신청했다고 하는데 올리버 스톤 감독과 문규현 신부 최성희 국제팀장 등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버 감독은 면회를 마친 뒤 평화대행진에 합류해서 문규현 신부 등과 1시간여 정도 행진을 했다. 이어서 강정마을 해군기지 주변과 범섬 일대의 해상투어를 했다. 저녁에는 강정마을에서 민박을 했고 3일에는 아침 일찍 공사현장 앞에서 실시하는 해군기지 반대를 위한 평화 명상 백배 행사에 참여했다. 건강이 좋지 않아 백배를 다 하지는 못했지만 절을 한다는 건 쉬운일이 아닌데 행사에 참가했다.

    이어서 강정마을 투어에 나서서 강정포구와 공사현장의 포구를 따라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봤다고 한다. 또 인간띠 잇기 행사에도 참가하고 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눈 뒤 제주로 이동해서 평화대행진 동진과 서진팀이 합류하는 지점에서 다시 행진을 한 뒤 문화제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고 한다.

    최성희 팀장은 "20시간이 넘는 비행에도 불구하고 강정마을 일대를 둘러보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고 말했다.

    고권일 위원장은 올리버 감독이 "제주 해군기지 방문을 위해 왔다며 다른 일정은 권하지도 말고 그럴 시간도 없다"며 "해군기지 관련된 곳을 보여주고 참여시키고 설명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틀 동안 제주 해군기지와 관련된 일정만 소화한 것이다.

    지난 2006년 올리버 스톤 감독은 한국인 아내 정선정 씨와 딸 타라 양과 함께 한국을 공식방문했다. (자료사진)

     

    참고로 올리버 스톤 감독은 부인이 한국인이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지난 2006년 한국인 아내 정선정 씨와 딸 타라 양과 함께 한국을 공식방문했는데 당시에는 영화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홍보를 겸해 방문했다. 그래서인지 제주 방문기간 동안 한국 음식을 아주 잘 먹었다고 한다.

    고권일 위원장은 "스톤 감독이 도착 첫날 제주 냉국(찬물에 된장을 풀고 오이와 식초를 넣은)도 먹고 대책위원회에서 제공하는 일반 백반과 제주 토속음식도 잘 먹었다"면서 "올리버 스톤 감독이 까탈스럽고 카리스마가 넘친다는 얘길 들었는데 실제로는 소탈하고 얘기도 잘 통했다"고 전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이 참가한 생명평화대행진은 어떤 행사인가?

    = 제주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제주도 도보순례 행사로 '2013 강정 생명평화대행진'이 공식 명칭이다. 대행진 행사는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4일까지 일주일동안 진행됐다.

    대행진은 동진과 서진 두 개 팀으로 나눠서 강정에서 출발해 제주에 도착하는 제주도를 절반씩 걷는 행사다. 7월29일 강정마을을 출발한 참가자들은 동진과 서진으로 나눠 5박6일간 290km의 평화행진에 나섰다. 하루 20km 9시간씩 강행군 속에 닷새만인 3일 목적지인 탑동광장에 도착했다.

    ▲동진 팀은 7/29(월) 강정~위미, 7/30(화) 위미~표선, 7/31(수) 표선~성산, 8/1(목) 성산~김녕, 8/2(금) 김녕~신촌, 8/3(토) 신촌~제주 구간을 ▲서진 팀은 7/29(월) 강정~안덕, 7/30(화) 안덕~무릉, 7/31(수) 무릉~협재, 8/1(목) 협재~애월, 8/2(금) 애월~도두, 8/3(토) 도두~제주 구간으로 나누어 대행진을 했다.

    참가자들은 대행진을 하면서 중간중간 문화행사를 열거나 해수욕장에서 피서를 하기도 했다. 이번 대행진은 전국 108개 단체가 공동주최했는데, 캐나다 여행객과 대만에서 온 소녀, 강정마을 주민들과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용산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참가했다.

    홍기룡 집행위원장은 "동진팀이 260여명 서진팀 400여명이 대행진에 참가했는데 서진팀에는 인천에서 출발한 평화크루즈 참가자 100여명이 합류하면서 인원이 늘었다"고 전했다.

    마지막 날인 4일에는 해군 제주기지사업단 정문 앞과 강정포구에서는 평화대행진을 마무리하는 '인간 띠 잇기' 행사가 진행됐다. 행진 참가자와 강정마을 주민 등 1천여 명이 한 줄로 늘어서 손을 잡고 해군기지 공사장 주변을 둘러싼 뒤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벌이다가 수감된 이들의 석방과 제주해군기지 백지화를 촉구했다.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공사장에서 지난 4일 '2013년 생명평화대행진-구럼비 인간띠잇기' 행사가 열렸다. (자료사진)

     

    ▶제주 해군기지 공사가 상당히 진척된 것 아닌가?

    = 그렇다. 제주 해군기지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대책위원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상당히 진척이 됐다. 강정마을 해상에는 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건축물이 계속 들어서고 있다.

    정부에서는 강정마을 기지를 '제주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이라고 부르는데 해상과 육상의 조감도를 공개하고 있다. 정부는 1조300억원을 들여 전투함 20여척과 15만t급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45만㎡ 해군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 해군기지 사업단 홈페이지에서 조감도 캡쳐해서 올려주시길)

    정부는 "제주 남방해역은 경제적.군사적으로 중요한 전략 요충지이며,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가 위치하고 있어서 방어능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책위원회에서도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 기정사실화 하는 단계임을 인정하지만 끝까지
    반대투쟁을 벌여 나간다는 입장이다.

    홍기룡 집행위원장은 "정치권이나 언론 등에서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고 실제로 해군기지 건설이 기정사실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라고 말했다. 홍 집행위원장은 그러나 "대책위원회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책위원회는 매일 11시에 공사장 정문 앞에서 반대 미사를 열고 있으며, 해상에서는
    불법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탁방지 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거나 환경영향평가에 어긋나는 사항이 있는지 해양 무단투기를 하지는 않는지 감시한다는 것이다.

     

    ◈ 올리버 감독 연설문 전문

    미국 오바마 정부는 아시아 전역에 외교 안보정책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대만에서부터 일본, 필리핀, 베트남, 미얀마, 호주에 걸친 동맹국들에게 자신들의 힘을 전달시키고, 새로운 아시아에 미국에 힘을 강력히 세우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세계에 미군 군사기지를 건설해 이용해 자신들의 힘을 전파하는 일을 하고 있다. 강정마을에 건설하고 있는 해군기지는 중국과 가장 가까운 미국기지가 될 것이다.

    한국정부가 제주 강정마을에 건설하는 제주해군기지는 미군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해군기지가 될 것이다.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보다 훨씬 더 미군 입장에서는 섬세하고, 여러 가지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기지가 될 것이다. 이지스 구축함, 페트리어스 미사일, 미 폭격기 등이 제주도에서 사용되고 발사될 것이다.

    저는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또 다른 전쟁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지만, 지금 혹시 미래에 또 다른 전쟁이 있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생겨나고 있다.

    미국은 슈퍼파워로 엄청난 군사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내면은 매우 고약하다. 강력한 군사력을 발휘하려는 나약한 정신 상태에 빠져 있다.

    미국은 끊임없이 적을 넘보려고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야만 엄청난 군사력을 유지할 수 있다. 미국 국방 예산은 연간 2조원이 들어가는데 이중 40%는 실제 있지도 않는 적들을 만드는데 사용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 침략세력이 두렵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상은 중국의 국방예산은 미국의 10%에 지나지 않는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