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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들의 빗나간 증오 ''재특회''



책/학술

    외톨이들의 빗나간 증오 ''재특회''

     

    ⊙ 거리로 나온 넷우익/야스다 고이치/후마니타스

    "조선인은 뭐든지 차별이라고 우기면서 일본인에게 양보를 요구한다. 우리는 지금 이런 오물, 쓰레기, 구더기들한테 두려움 없이 소리 높여 항의하는 것이다."-

    사쿠라이 마코토(40) 재특회 회장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 줄여서 재특회. 2013년 현재 일본에서 1만 30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는 반한 단체의 이름이다.

    이들은 권리만 내세우고 일본에 감사할 줄 모르는 재일 한국인의 존재가 일본의 위기를 불렀다고 주장한다.

    재일 한국인만 없다면 모든 사회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다.

    사실 일본 극우 청년들의 모임인 재특회는 넷우익(인터넷에서 우익적인 언동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으로 시작됐다.

    이들 회원은 "진실에 눈 떴다"는 말을 즐겨 쓰는데, 언론이 가리고 있던 진실의 출처를 발견한 곳이 인터넷이었다고들 말한다.

    신간 ''거리로 나온 넷우익''은 재특회에 대한 탐사 르포다.

    이 책의 지은이가 일 년하고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재특회의 집회 현장을 쫓으면서 관찰한 기록의 결과물인 것이다.

    지은이는 일본 사회의 1%도 되지 않을 이들이 힘을 얻게 된 것은 인터넷 때문이라며, 넷우익이라는 자원이 없었다면 재특회도 없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사실 확인이 아니라 야만스러운 이웃 나라를 격렬하게 욕할 수 있는 힘 있는 주장이다. 그것은 일찍이 학생운동 시절 거대 신문을 부르주아 신문이라고 매도 했던 감성과 비슷한 것인지도 모른다. (94쪽)''

    ''그들은 어떻게 행동하는 보수가 되었는가''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극우 청년들의 절망과 증오의 뿌리를 찾는 데 주력한다. 지은이는 재특회가 참여자들로 하여금 생의 열정과 자신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재특회가 스스로를 ''행동하는 보수''라고 부르며 기존 우익과 구분 짓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지은이는 18세기 영국의 문학가 새뮤얼 존슨의 그 유명한 "애국심은 악당의 마지막 은신처다"라는 말을 통해 그 허상을 끄집어낸다.

    사회로부터 거절당한 경험이 있거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이해받지도 공감을 얻지도 못한 이들의 무력감. 지은이가 재특회 회원 한 명 한 명의 삶에서 확인한 결과 이곳은 외로운 사람들의 마지막 피난처에 가까웠다.

    ''재특회 회원들을 취재하면서 솔직히 나는 그들이 부러웠다. 다들 힘들어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아무리 멋있는 척을 해도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이 어려워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그것만큼은 잘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순간의 축제를 즐기는 것으로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사람들, 그것이 재특회이고 예전의 나였다.(367, 368쪽)''

    선명해지는 일본 재특회 위로 우리나라의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가 겹쳐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경제적인 조건이 위태로운데다 이를 조정할 정치 세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공동체에서는 ''알기 쉬운 적'' ''내부의 적''을 찾는 목소리가 커지는 법이다.

    희생양이 필요한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비뚤어진 시선이 일베라는 맨얼굴로 드러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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