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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어때]''저스트 어 이어'' 영국 철부지 신혼부부 19금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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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영화 어때]''저스트 어 이어'' 영국 철부지 신혼부부 19금 로맨스

    결혼 뒤 곧바로 깨진 환상 흔들리는 위기의 남녀 코믹 동거기…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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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한지 일 년이 채 안 된 영국의 철부지 신혼부부를 내세운 19금 로맨스. 영화 ''저스트 어 이어''(Just a year)를 두고 하는 말이다. 

    폭죽이 터지는 화려한 파티에서 만난 냇(로즈 번)과 조쉬(라프 스팰). 서로에게 첫 눈에 반한 뒤 불 같은 사랑에 빠진 둘은 연애 7개월 만에 결혼을 결심한다. 

    영화는 초반 냇과 조쉬의 만남부터 프로포즈까지의 연애 과정을 압축해 보여 준 뒤, 둘이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식을 집전하던 신부가 재채기를 멈추지 못해 성혼선언이 늦어지는 장면은 냇과 조쉬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

    갓 부부가 된 둘을 지켜보던 냇의 언니가 자기 남편에게 툭 던지는 말. "딱 1년 만 살아보라 그래!" 

    결혼식과 피로연으로 인생 최고의 2시간 36분을 보낸 냇은 하루 종일 소파에만 앉아 어설픈 유머를 날리는데다, 화장실에서 일을 본 뒤 변기 커버를 내려두지 않고, 쓰레기통을 절대로 비우지 않으며, 회사 모임에서 진상댄스나 추는 남편이 무척이나 못마땅하다.

    조쉬 역시 노래 가사를 항상 틀리게 부르고, 자신을 감싸 주기보다는 훈계를 늘어놓으며,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를 껄끄럽게 대하는 아내에게 불만이 쌓여 간다. 

    그러던 어느 날 냇은 회사 일로 만나게 된 매력남 가이(사이먼 베이커)로부터 거부하기 힘든 애정공세를 받게 되고, 조쉬도 자신의 속내를 잘 알아 주는 전 여자친구 클로이(안나 패리스)에게 쏠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한다.

    그렇게 멀어진 둘은 결혼 9개월 만에 부부 문제에 대한 상담을 받고 "석 달간 서로에게만 헌신해 보라"는 상담사의 조언을 듣고 실행에 옮겨 보기로 한다. 

    저스트 어 이어는 ''노팅힐''(1999년), ''브리짓 존스의 일기''(2001년), ''러브액츄얼리''(2003년) 등으로 영국식 로맨틱 코미디의 흥행사를 새로 써 온 제작사 워킹타이틀의 최신작이다. 

    워킹타이틀 측은 이 영화를 두고 기존에 자신들이 만들어 온 영화들과는 결이 다르다고 말한다.

    앞서 선보인 영화들이 남녀 주인공의 만남으로 시작해 사랑이 이뤄지는 여정을 그렸다면, 저스트 어 이어는 사랑이 결혼으로 제도적 결실을 맺은 이후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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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영화 속 냇과 조쉬를 비롯한 다양한 유형의 부부들이 티격태격하거나 서로를 보듬어 주는 모습은 상당한 설득력을 지녔다.

    "결혼 첫 해가 가장 힘들다"고 조언하는 노부부나 "결혼은 불완전한 사람과 해서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냇의 언니가 그렇다.

    ''이들 부부가 꾸준히 관계를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쪽으로도 생각의 폭을 넓힐 수도 있을 듯하다. 

    부부 문제를 다룬 만큼 빠질 수 없는, 농도 짙은 성적 유머 코드들도 극에 독특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호감을 갖고 만나던 남자 동료의 꾐에 빠져 우스꽝스러운 스리섬(threesome·셋이 하는 성행위)에 동참하는 클로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성적 농담을 내뱉는데다 모임에서 만난 여자들에게 닥치는 대로 수작을 거는 조쉬의 친구 대니 등의 인물은 이 영화만의 차별화된 재미로 꼽을 수 있겠다. 

    다만 결혼 뒤 식어가는 사랑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로서 독특한 장르적 재미를 살리지 못한 점은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영화는 비슷한 소재를 진지한 문법으로 그려낸 웨슬리 스나입스, 나스타샤 킨스키 주연의 ''원나잇 스탠드''(1997)나 주드로, 줄리아 로버츠 등이 출연한 ''클로저''(2004)와 결말까지 닮은꼴이다.

    이로 인해 극 전반부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아 온 재미를 모두 날려 버리는 듯한 모양새다. 

    이들 영화의 사유를 답습할 것이 아니라, ''꼭 결혼해서 함께 살아야 하나''라고 여기는 현대인들의 속내를 조금 더 깊숙이 들여다봤다면 로맨틱 코미디 저스트 어 이어 만의 창조적이고 감동적인 결말이 나오지 않았을까. 

    30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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