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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진 "출세해서 특혜 본 인사들, 왜 벼슬하겠다고 나서나?"



정치 일반

    인명진 "출세해서 특혜 본 인사들, 왜 벼슬하겠다고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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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식의 70년대풍 구호, 역사가 뒤로 가는 것 아닌가-첫내각 인사에서 사회 지도층의 민낯 본 국민들, 많이 씁슬할 것-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부끄럽다, 스스로 물러나야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2월 27일 (수)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인명진 구로 갈릴리교회 목사

    ◇ 정관용> 이슈인터뷰입니다. 서울중앙지법이 1974년 대통령 긴급조치 제1호 위반 혐의로 실형을 받았던 6명에 대한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네요. 참 오래된 일이죠. 이 6명 가운데 인명진 목사, 김진홍 목사, 이해학 목사 교계 원로분들이 많습니다. 39년 만에 내려진 재심 결정, 그 당사자의 생각 들어보죠.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내셨죠. 구로 갈릴리교회 인명진 목사 전화로 만납니다. 안녕하세요, 목사님.

    ◆ 인명진>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39년 전 일이네요. 긴급조치 1호가 무슨 내용이었죠?

    ◆ 인명진> 긴급조치 1호는 그때 유신헌법에 대한 헌법 개정 청원운동이 막 일어났을 때거든요. 긴급조치 1호는 유신헌법에 대해서 개정 청원을 하면 안 된다. 또 유신헌법에 대해서 반대해도 안 되고 그걸 비난해도 안 된다. 유신헌법에 대해서는 일체 얘기하면 안 된다. 이런 일종의 포고령 비슷한 것이었는데. 만약 그렇게 유신헌법을 반대한다든지 반대 청원운동을 한다든지 고치자고 한다든지. 이게 잘못됐다고 그런 비평을 한다든지 하면 군법회의에 붙잡혀 갔어요.

    ◇ 정관용> 군법회의에?

    ◆ 인명진> 네. 군인들로 구성된 군법회의. 군법회의에 가서 군인들이 재판을 했어요. 군법무관이 구형을 하고 그리고 재판관들은 다 군인들이 별 달고 나와서.

    ◇ 정관용> 그때 는 계엄령 상황도 아닌데.

    ◆ 인명진> 계엄령 상황이 아니죠. 보통 군법회의 그러니까 방청석에도 가족만 들어올 수 있었고요. 헌병들이 다 경계를 하고 그런 시절이 있었어요.

    ◇ 정관용> 초헌법적 긴급조치네요.

    ◆ 인명진> 그랬습니다.

    ◇ 정관용> 긴급조치 1호가 내려지고 우리 인 목사님은 뭘 했다고 잡혀가셨던 겁니까?

    ◆ 인명진> 저는 그때 김진홍 목사와 이해학 목사, 우리 다 친구 목사들인데. 그분들이 유신헌법은 잘못됐다, 이거 철회해야 된다. 또 긴급조치를 그때 내렸던 상황에서 1월 8일날 긴급조치를 발표했어요.

    ◇ 정관용> 1월 8일.

    ◆ 인명진> 네. 1월 8일날 그래서 우리는 그때 15일날쯤 긴급조치 반대 성명. 아니, 사람이 헌법이 좋다 나쁘다 얘기할 수 있어야 되고. 국민들이 헌법 잘못됐으면 고치자 그런 얘기도 할 수 있어야지. 그리고 또 무슨 우리가 폭력을 한 것도 아니고 다른 방법으로 한 것이 아니라 문서를 써서 한다든지, 말로 한다든지. 그것 하는 것을 군법 더군다나 민간인들을 군인들이 잡아다가 군법회의에 넘겨서 재판을 한다? 그것도 우리는 그때 는 보통군법회의에서 하면 고등군법회의, 대법원까지 그대로였어요. 검사가 구형하는 대로 선고도 했어요. 그러니까 잘못된 것 아니냐라고 우리가 긴급조치를 비난했다. 긴급조치를 비난하면 또 그게 죄가 된다. 이렇게 해서 우리가 잡혀가서 한 1년 넘게 징역살이 했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반대성명을 내신 게 1월 15일이에요?

    ◆ 인명진> 그렇습니다.

    ◇ 정관용> 긴급조치 1호를 선포한지 딱 1주일 만이네요.

    ◆ 인명진> 그렇습니다. 그렇게 됐습니다.

    ◇ 정관용> 보란 듯이 그걸 반대하신 것이로군요.

    ◆ 인명진> 그렇습니다. 장준하 선생님과 백기완 선생님이 제일 먼저 잡혀가셨는데. 그분들은 옛날에 소급해서, 그 전해에 유신헌법 개정 청원, 국민청원 그 운동을 하셨다 그 죄목으로 잡혀간 거고요. 사실은 긴급조치에 의해서 붙잡혀간 것은 저희들이 첫번째이죠.

    ◇ 정관용> 그렇군요. 그래서 몇 년 선고받으셨고?

    ◆ 인명진> 저는 10년 받았고요. 우리 김진홍 목사, 이해학 목사는 15년 받았고요. 저는 뭐 김진홍 목사, 이해학 목사 이 사람들이 주범이고 저는 종범이었어요. 따라다니다가 10년 받았는데요. 징역을 우리가 제일 오래 살았죠. 왜냐하면 그 후에 줄줄이 잡혀오지 않았어요? 그래도 그 다음해 2월 십 며칠인가 다 석방이 됐거든요.

    ◇ 정관용> 그때는 왜 풀어줬어요? 75년 2월에.

    ◆ 인명진> 그 이후에는 민청학련 사건도 있었고요. 인혁당 사형도 있었고 국민들이 참... 여론이 굉장히 대단했거든요. 그때 지학순 주교님, 박형규 목사님. 김동길, 김찬국 교수님 다 이런 분들이... 김지하 시인도. 또 학생들도 많이 잡혀가고 그래서 그냥 정부로서는 이 사람들을 다 감옥에 놔둘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부득이하니까 다 석방을 했죠.

    ◇ 정관용> 10년, 15년 형을 선고했지만 1년 정도 있다가 풀어줬다.

    ◆ 인명진> 아니, 사형 받은 사람도 1년도 안 살고 나왔는데요, 뭐. 그러니까 그게 참 우스운 법이죠. 징역 2년 받은 사람도 있는데 그 사람들이 오히려 사형 선고 받은 사람보다 징역을 더 오래 살았어요.

    ◇ 정관용> (웃음) 우스꽝스러워요. 이번에 재심해 달라고 신청을 하신 거죠?

    ◆ 인명진> 아니, 뭐 그것은 저희들이 여러분들이 그냥 정책적으로 아무래도 이것은 다시 한 번 법원의 판결을 받아봐야 된다. 이게 사실은 법원... 그때는 군인들이 재판하긴 했지만. 그 후에 긴급조치 9호 같은 것은 일반 법관들이 재판을 했거든요. 그게 참 우리는 그때 사법부에 대해서 많은 그런 원망이 있었어요. 그렇게 공부를 잘하고 사법고시를 합격해서 머리가 제일 좋다는 사람들이 양심도 없는가 어떻게 저렇게 재판하는가. 우리가 그런 생각을 했는데. 하여간 이번에 법원이 도대체 그러면 어떻게 하는가 한번 보자. 뭐 등등 이렇게 해서 한번 정리를 하고 가야 된다. 이렇게 생각을 해서 몇 분들이 상징적으로 해 보자고 그래서 신청을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민변에서도 도와주셨고요.

    ◇ 정관용> 법원에 재심청구를 했고 그게 받아들여진 거예요?

    ◆ 인명진> 네.

    ◇ 정관용> 아까도 말씀하셨습니다만, 고 장준하 선생 역시 긴급조치 1호 위반으로 15년 형을 받은 바가 있었는데. 그 미리 재심을 하셨던 모양이더라고요.

    ◆ 인명진> 그분들은 무죄 받으셨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무죄확정 판결이 났죠. 역시 우리 인 목사님이나 김진홍 목사 다 마찬가지로 무죄가 되겠죠.

    ◆ 인명진> 옛날부터 무죄예요. (웃음) 무슨 우리는 한 번도 유죄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요. 그때부터 무죄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갑자기 무죄를 선고받을 것 같다 누명을 벗게 됐다 그러는데 누명이라는 게 뭐가 있나요. 우리 누명 쓴 거 없어요. 사실대로 얘기한 거고요. 그것 때문에 벌을 받는 건데. 그런데 저는 지금 그런 생각을 해요. 차라리 유죄라고 했으면 좋겠다.

    ◇ 정관용> 왜요?

    ◆ 인명진> 아니, 그렇게 고생을 하고 우리가 중앙정보부에 붙잡혀갔거든요. 그렇게 고생을 하고 영하 15도, 17도 되는 그 추위에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고, 감옥에서. 그 무더운 여름에. 또 가족들은 얼마나 고생했어요? 정말로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그렇게 1년 넘겨 고생을 시키고 나서 이제 와서 무죄다? 차라리 유죄란 말이야 당신들. 그럴 만한 죄를 졌다, 그런 고생할 만한 죄를 졌다 이러는 게 마음 편하지. 이제 와서 그렇게 고생시키고 무죄다? 이게 말이 됩니까? 한편으로 마음이 너무 안 좋아요. 차라리 유죄라고 했으면 좋겠어요.

    ◇ 정관용> 그래도 역사적으로 기록은 남겨야죠. 무죄라고 하는 걸로.

    ◆ 인명진> 그거는요. 이미 그 사람들은 15년 아니라 사형을 언도하고 다 그랬어도 우리는 그때 무죄다. 저 사람들이 죄가 있다 그렇게 생각했고. 한번 제가 평생 살면서 그때 죄지었다 유죄였다 그런 생각해 본적이 없거든요.

    ◇ 정관용> 그때 대통령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따님이 새 대통령이 되고 지금 3일이 지났습니다. 첫 출발, 잘 하고 있습니까?

    ◆ 인명진> 뭐, 굉장히 여러 가지 감회가... 취임식을 텔레비전에서 봤는데 저로서는 여러 가지 감회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한 가지 섭섭한 것은 대통령 후보 됐었을 때 국민대통합이란 말도 했고. 그때는 산업화, 민주화세대까지 다 합해서 본인 자신이 어떻든지 간에 다 과거에 어려움을 겪은 분들에게 미안하다 그런 말도 하고 그랬는데. 취임사에서도 좀 그런 말을 하고 우리가 다 같이 가자. 이랬으면 참 듣기 좋을 뻔했는데 그런 말은 다 어디로 가고. 우리가 70년대 듣던 그런 구호 이런 것들이 들려서 이게 역사가 뒤로 가는 것 아닌가라는 착각 같은 것. 옛날에 듣던 얘기인데 이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정관용> 지금 첫 인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내각과 청와대 이런 부분.

    ◆ 인명진> 뭐... 지금 그건 제가 뭐라고 이야기 안 하더라도 이번에 장관 후보된 분들 다 언론에서든지 여야 국회의원들 얘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부적격한 분들이 많다, 이러니까. 더군다나 거기 나오신 분들 다 보면. 우리나라에서의 지도자들 아닙니까? 과거의 군에서도 지도자였고 법조계에서도 또 여러 가운데에서. 또 그분들이 고위관료를 지냈던 분도 계시고. 이분들의 민낯, 어떻게 살아왔는가 하는 것을 보게 되니까 굉장히 씁쓸하기도 하고. 또 저만이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했을 걸요. 이게 정말 우리나라의 지도자들의 삶이 이런 것이었나. 차라리 그분들은 제 생각에는 그런 경우라면 안 나서는 것이, 그런 일에. 전관예우 받아서 돈을 몇 억씩 번 사람이 또 나와서 벼슬해 보겠다. 또 관료로 그만큼 출세한 분들이 또 잘 이런저런 일로 우리 서민들이 누리지 못하는 그런 특혜를 받고 산 사람이 또 무슨 출세해 보겠다. 이건 너무 지나친 것 아닌가. 이게 국민들의 마음에 얼마나 많은 허탈감을 주게 되는가. 우리나라 지도자들이 과연 이런 모습이었는가. 그것에 대해서 국민정서에 끼치는 피해가 크고 특별히 요새 아이들, 자라는 아이들에게도 참 부끄러운 생각이 들고. 그런 분들은 지금이라도 스스로 이렇게 물러났으면 좋겠어요. 세금문제...

    ◇ 정관용> 잘 좀 했으면 하는 기대가 큽니다마는 출발은 좀 불안불안 하시겠네요.

    ◆ 인명진> 그래도 박근혜 정부가 성공해야 될 텐데요.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하여간 뭐, 저는 목사니까 새벽마다 기도하는 중에 있습니다.[BestNocut_R]

    ◇ 정관용> 알겠습니다. 네. 수고하셨습니다. 인명진 목사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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