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댐 전경(경기도 제공)
수도권 2,500만명의 식수원인 팔당호 상수원보호구역에 이번 겨울 염화칼슘 수십 톤이 살포된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확인, 수질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의정부국도관리사무소는 지난해 11월28일부터 올해 2월1일까지 28회에 걸쳐 소금 364t, 친환경 제설제 245t, 염화칼슘 60t 등 669t을 뿌렸다고 25일 밝혔다.
의정부국도관리사무소가 염화칼슘을 뿌린 지역은 팔당호와 바로 인접한 6번과 45번 국도로,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수질 보호를 위해 엄격한 관리와 규제를 받고 있는 곳이다.
의정부국도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친환경 제설제가 염화칼슘에 비해 2배 이상 비싸 턱없이 부족하다"며 "제설이 긴급한 구간만 염화칼슘을 뿌렸다"고 해명했다.
경기도 팔당수질개선본부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상수원보호구역에 염화칼슘을) 뿌렸지만 앞으로 친환경 제설제를 뿌릴 것"이라며 "최근에는 시·군에서 염화칼슘과 친환경 제설제를 병행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도, 친환경 제설제 전환 권고…전면 사용 미지수팔당수질개선본부는 지난해 12월7일 의정부국도관리사무소와 남양주·광주·용인·양평 등 팔당호 주변 7개 시·군에 친환경 제설제 사용을 권고했다.
공문에는 '도로제설용 염화칼슘은 도로주변 토양에 누적되면서 주변 생태계 교란, 음용수 오염,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고 장기적으로는 도로 및 교량 내부에 침투해 철 구조물 부식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염화물이 해빙과 함께 팔당호로 유입됨에 따라 비점 오염원이 증가되고 팔당호 수질에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팔당호 주변도로 86km 구간 및 팔당호 수질에 영향권에 있는 도로 구간에 친환경 제품으로 전환할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가 상수원보호구역에 사용된 염화칼슘이 팔당호 수질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팔당호 주변 7개 시·군 등이 앞으로 친환경 제설제만을 사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팔당수질개선본부 관계자는 "해빙기 때 팔당호로 염화칼슘에 녹은 오염원이 유입되지만 영향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수원보호구역에 친환경 제설제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는데 여러 시·군에서 하다 보니 구상단계일 뿐 협의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 시·군 "예산 부족" vs 환경단체 반발…대안은?팔당호 주변 7개 시·군과 의정부국도관리사무소 등은 친환경제설제 전면 전환 권고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자체에 따르면 kg당 친환경제설제는 500원대, 염화칼슘은 200원대, 소금은 100원대다.
친환경제설제가 염화칼슘에 비해 2배 이상 비싸 정부의 지원 없이는 지자체에서 친환경 제설제만을 사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환경단체는 해빙기에 염화칼슘과 함께 녹은 오염원이 식수원인 팔당호에 상당량이 유입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정수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은 "해빙기에 염화칼슘에 녹은 오염원이 팔당호에 상당한 양이 유입될 텐데 식수 안전에 위협적인 부분"이라며 "상수원보호구역에 염화칼슘을 뿌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일부 전문가는 인력과 장비를 이용한 물리적인 방식의 제설을 병행한 것을 권고했다.[BestNocut_R]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제설제 사용과 같은)화학적인 방법에만 의지하지 말고 제설차량 등을 이용한 물리적인 제거를 병행하는 것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