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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인터넷전화 사용, 걱정스러운 이유는?



정치 일반

    정부의 인터넷전화 사용, 걱정스러운 이유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1월 28일 (월) 오후 7시 ■ 진 행 : 김윤철 (경희대학교 교수) ■ 출 연 : 안병도 IT전문가

    ◇ 김윤철> 지난주 목요일 저희 시사자키 시간에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국무총리실과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전화 연결이 바로 되지 않아 약간의 차질을 빚은 일이 있었습니다. 확인해 보니 세종시 정부종합청사는 청사 안의 모든 전화가 일반 유선전화가 아닌 인터넷전화로 설치되어 있고 이 인터넷전화가 가끔 말썽을 부린다는 것이었는데요. 인터넷전화를 관용전화로 쓰는 것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우려가 많습니다. 이 문제 자세히 한번 짚어보죠. IT평론가 안병도 씨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세종시정부청사 모습

     

    ◆ 안병도> 안녕하세요? IT평론가 안병도입니다.

    ◇ 김윤철> 문제 제기를 하기 위한 인터뷰이니만큼 좀 부정적 측면 먼저 따져보죠. 인터넷전화, 안정성 문제 있습니까?

    ◆ 안병도> 결론적으로 말해서 안정성에 문제가 있습니다. 스카이프에서 2010년 12월에 새벽부터 서비스에 큰 문제가 발생했었는데요. 북미하고 아시아,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스카이프는 가입자 전체가 그때 통화를 못했습니다. 그때 스카이프의 서버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 원인이었는데요. 이렇듯 스카이프나 바이브 같은 인터넷전화 사업자들은 저렴한 자체 서버를 통해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또한 음성전화를 관리하는 경험과 예산이 매우 부족한데요. 그래서 서버에 문제가 생기거나 통화량이 폭증할 경우 대응책도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 김윤철> 그런 안정성 문제 말고 또 어떤 문제들이 더 있습니까?

    ◆ 안병도> 인터넷전화는 데이터 용도의 망을 이용해서 음성통화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그 망은 기존의 음성통화로 수입을 올리던 통신사업자들의 것인데요. 따라서 이들이 경쟁자인 인터넷전화의 통화품질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거나 편의를 제공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각종 핑계를 대면서 방해할 수도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카카오톡이 음성통화인 보이스톡을 출시했을 때 각 통신사에는 일부러 보이스톡에서 음성통화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수준으로 통화품질을 떨어트렸었습니다. 그쯤 스카이프와 같이 수익을 서로 나누는 수익모델의 경우에는 약간 다릅니다만 이 경우에도 결국 스카이프와 통신사는 같은 소비자를 두고 경쟁하는 경쟁사입니다. 아무래도 자사 서비스처럼 인터넷전화의 통화품질 관리에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김윤철> 그러니까 안정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안병도> 그렇습니다.

    ◇ 김윤철> 그런데 기존의 유선전화와 비교했을 때 이 안정성이 큰 차이가 있는 겁니까?

    ◆ 안병도> 유선전화는 음성통화만을 위한 전용선을 쓰고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기간통신망으로써 국가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는데요. 전화선은 지속적 연결이 보장된 아날로그 방식 기술로써 사용사 사이의 음성을 끊김 없이 전달하는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또 역사가 오래되었기에 안정성과 관리도 매우 체계적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전화 회사는 기존의 인터넷망을 빌려서 쓰면서 낮은 통화요금을 내서라도 사용자를 끌어들여야 하는 신규 사업자입니다. 따라서 자체 통신망을 가질 수가 없고요. 또한 안정적인 서버운영을 위한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방식을 도입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 김윤철> 보안 문제도 또 있지 않습니까? 이게?

    ◆ 안병도> 맞습니다. 인터넷전화는 디지털 방식이고 컴퓨터 기술이 많이 사용됩니다. 그리고 컴퓨터는 모두가 알고 계시겠지만 빠르고 편리한 대신 해킹과 바이러스 등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작년 8월에 발생한 사태를 보면 인터넷전화 업체의 교환기를 해킹해서 국제전화를 걸게 한다든지 또한 인터넷전화를 쓰는 대기업 계열사의 교환기가 해킹돼서 수천만 원의 요금이 발생하는 피해가 나왔습니다. 또 바이러스에 감염된 스마트폰과 인터넷전화를 이용해서 디도스 공격을 한다든가 혹은 무선넷 공유기를 해킹해서 도청한다든가 같은 여러 가지 형태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런 문제점이 사실상 인터넷전화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인데요. 기본적으로 중요한 금융정보나 기밀정보를 보관하고 관리하는 모든 네트워크 시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입니다. 다만 인터넷전화에 있어서는 보안설비와 관리인력이 충분하지 못하기에 매우 이런 부분에 취약할 뿐입니다.

    ◇ 김윤철> 인터넷전화를 해킹한다, 이걸 좀 자세히 설명을 해 주시죠. 보통 해킹하면, 개인정보를 빼가는 것만 익숙한데 그게 아닌 것 같은데요?

    ◆ 안병도> 네, 인터넷전화를 해킹하는 방식은 보통 전화, 통상 음성 자체를 해킹한다고 해서 돈이 되지는 않습니다. 해킹의 목적이 대체로 금전적인 수익을 노리는 것이기 때문에요. 인터넷전화를 해킹할 때는 교환기를 해킹함으로써 사용자의 통화량을 다른 곳으로, 요금이 비싼 다른 곳으로 강제로 빼돌림으로써 그에 해당되는 요금을 많이 나오게 해서 그 요금을 중간에 착복하는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 김윤철> 그러니까 개인정보만 끄집어내는 게 아니라 금전적인 문제까지 다 발생시킨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안병도> 네, 그렇습니다.

    ◇ 김윤철> 국가기간통신망과 달리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면도 지적하고 계시던데 그렇죠?

    ◆ 안병도> 아직은 인터넷전화가 기간통신망에 가깝게 보급된 것도 아니고요. 선택 서비스에 가깝다보니 각국 정부의 관련 법규나 표준 제정 노력도 거의 없습니다. 순전히 민간 기업에 자질 경쟁을 맡기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요. 인터넷전화는 아직은 새로운 기술을 개척하는 신규 서비스입니다. 이런 신규 기술에 대해서 과도한 책임과 의무를 지우면 자칫 기술 자체가 발전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문제가 생겨도 법적인 책임을 아직까지 지울 수 있는 어떤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 김윤철> 지금 뭐 법적 제도도 잘 안 갖춰져 있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안병도> 네, 그렇습니다.

    ◇ 김윤철> 그런데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정부종합청사에서 인터넷전화를 쓰는 이유는 뭡니까?

    ◆ 안병도> 정부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써야 하지만 동시에 국내업체의 기술개발을 도와주고 지원해 줘야할 의무도 있습니다. 마치 아래한글이 아직 관공서에서 표준으로 쓰이는 것과 같죠. 정부에서 시범적으로 써주는 것으로 IT발전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려는 것입니다. 정부에서 쓴다는 것은 든든한 보증이 되니까 중소기업과 대기업도 뒤를 이어 도입할 수 있는 계기도 됩니다. 또한 전국을 단일통화권으로 할 수 있는 인터넷전화는 금전적 비용도 저렴한 것이 부차적인 장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윤철> 인터넷전화 육성과 경비절감. 이 두 가지 이유가 크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그런데 이렇게 국가기관에서 인터넷전화를 전면적으로 도입한 사례가 또 있나요?

    ◆ 안병도> 제가 알기로는 이런 사례는 없습니다. 외국의 경우 국가기관은 상당히 보수적이고 안정 지향적입니다. 보안의 우려가 있는 인터넷전화를 국가기관이 전면 도입하지는 않습니다. 그에 비해서 한국은 IT선진국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발달된 기술의 장점만을 보는 면이 매우 강합니다. 아마도 그런 이유로 유일하게 한국이 인터넷전화 기술을 도입하지 않았는가 생각합니다.

    ◇ 김윤철> 그러니까 장점만 너무 부각시키고 있다, 이런 말씀이신데. 정부종합청사 같은 경우에는 유선전화도 같이 쓸 수 있는 것 아닙니까?

    ◆ 안병도> 그렇습니다.

    ◇ 김윤철>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또 뭐라고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 안병도> 인터넷전화 기술을 도입해서 그 기술에 대한 신뢰에 힘을 실어준다는 제스처를 취해야 하는데 거기에 대한 보조로 유선전화 기술도 같이 쓴다고 하면 당연히 그 기술 자체는 신뢰성을 못 믿겠다는 의견이 나오겠죠. 아마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김윤철> 그렇군요. 그런데 이 인터넷전화를 그렇게 신뢰도를 높여주고 육성하기 위해서 유선전화도 안 쓰고 이러면서 생겨나는 큰 문제점들, 있을 수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재난재해가 있었을 때 통신이 두절되어서 알릴 수 없다든지 이런 문제도 있을 텐데 어떻습니까?

    ◆ 안병도> 맞습니다. 지난번 태풍 볼라벤의 영향이 본격화한 28일에 정부청사의 인터넷전화가 한때 불통됐었는데요. 이때 KT인터넷전화망의 경로 설정장비 고장으로 정부중앙청사와 대전청사, 우정사업본부 등이 일시 통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곧 청사의 인터넷전화망을 공중전화망으로 전환해서 임시 복구했고 다시 복구를 완료했습니다. 사실 그래서 인터넷통화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엄청나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인터넷전화가 그것 하나만으로는 신뢰할 수 없다는 점도 이 사고로 인해서 밝혀진 셈이죠.

    ◇ 김윤철> 통화품질은 어떻습니까? 일반전화에 비해서?

    ◆ 안병도> 인터넷전화의 통화는 일반전화에 비해서 높은 수준은 아닙니다, 아직까지. 음성의 압축기술이라든지 데이터의 전송기술이 아직까지 그걸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예를 들면 LTE기술을 이용해서 음성을 보다 깨끗하게 전송하는 기술들이 나오고 있듯이 사실은 기술이 앞으로 더 개발되고 인터넷망이 더욱 고도화함에 따라 이 유선전화보다 오히려 더 좋은 통화품질을 가진 서비스가 나올 확률은 매우 높습니다.

    ◇ 김윤철> 그러니까 통화품질이 더 좋아질 가능성은 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안병도> 네, 그렇습니다.

    ◇ 김윤철> 아까 경비 절감 이야기도 하셨는데 유선전화에 비해서 얼마나 경비 절감 효과가 있는지 혹시 아시는지요?

    ◆ 안병도> 구체적인 숫자로는 사실 집계가 없어서 모르겠지만요. 간단히 예를 들면 저희가 유선전화를 걸 때는 시내와 시외 요금이 매우 차이가 나지 않습니까? 또한 국제전화 요금도 매우 차이가 나죠. 하지만 인터넷전화를 쓰게 되면 시내와 시외의 구분이 없어지고 국제전화조차도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걸 수 있으니까 많은 통화를 할수록 그에 해당하는 절감되는 비용은 대단히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윤철> 네, 알겠습니다. IT평론가 안병도 씨,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안병도> 감사합니다.

    ◇ 김윤철> 시사자키 2부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잠시 5분 뉴스 듣고 35분 3부에서 계속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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