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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는 숫자 아닌 우리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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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렌드는 숫자 아닌 우리 일상"

    Interview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김 용 섭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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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트렌드 2013/김용섭/부키

    기업들은 보다 많은 이윤을 낼 목적으로 소비를 부추기는 트렌드를 만드는 데 여념이 없다.

    유도된 것이 아닌 우리 생활 문화가 제대로 반영된 트렌드를 알아볼 방법은 없을까? 신간 '라이프 트렌드 2013 좀 놀아본 오빠들의 귀환'을 낸 김용섭(41)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에게 그 해법을 들었다.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는 비즈니스 전략과 트렌드를 분석하는 1인 기업이다.

    김용섭 소장이 곧 연구소인 셈이다.

    그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창조적인 통찰력을 갖췄다는 점이 우리 연구소의 특징"이라며 "모호한데다 상품 판매에만 치우치는 기존 트렌드 분석에서 벗어나 쉽게 읽히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최근 펴낸 라이프 트렌드 2013도 일반 트렌드 분석서와 달리 숫자와 통계가 중요한 역할을 못 한다.

    오히려 책을 읽다보면 한국인의 생각과 생활, 문화를 파헤치는 인문학 서적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이 책은 생활 문화 트렌드 서적이라는 특징을 살려 매년 핵심 표제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 소장은 "트렌드를 분석하는 데는 무의미한 이야기에 숨어 있는 핵심을 잡아내는 통찰력이 필요하다"며 "학교에서 배우는 모범답안이 아니라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던 독특한 분석법을 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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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2013년 계사년을 달굴 생활 문화 트렌드의 열쇳말로 '좀 놀아본 오빠들의 귀환'을 꼽았다.

    그가 말하는 오빠들은 탄탄한 경제력을 갖춘 40대 초중반 세대다.

    한 예로 폭발적으로 크고 있는 캠핑 시장에 대해 그는 "40대 가장들이 스스로의 권위를 지키려는 몸부림 덕"이라고 분석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캠핑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소비층은 가정을 꾸린 40대 남성들이다.

    이들은 자녀에게 자연을 가르치고 독립심을 길러 준다며 온 가족을 데리고 집 밖으로 나간다.

    여기에는 가족 구성원이 각자의 공간을 가진 집보다는 낯선 야외에서 가장의 권위가 더욱 커진다는 남성들의 생각이 깔려 있다.

    실제로 어릴 적 유행하던 보이스카우트 활동 등으로 캠핑을 경험한 40대들은 집 밖에서 자녀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눈다.

    이때 캠핑장에서 만나게 되는 다른 가족들에게 뒤쳐지지 않을 정도의 캠핑 장비가 필요하게 됐고, 이에 발맞춰 시장도 만들어지고 커졌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아이들이 크면 학원 가랴, 친구들과 어울리랴 바빠져서 부모와 함께 할 시간이 줄어드는데, 이러한 것을 생각하지 않고 캠핑 사업에 뛰어들었다간 어느 순간 고전할 수도 있다"며 "최근 기업들이 20, 30대로까지 캠핑 인구를 늘리려고 애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했다.

    그가 자신이 속한 40대 초중반 세대에 주목하게 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이들은 20여 년 전 X세대로도 불렸는데, 자기 표현에 거리낌이 없고 스스로에게 아낌 없이 투자하는 특징을 보인다.

    희생을 미덕으로 여기던 기존 세대의 생활 방식과 선을 긋는 이 세대가 핵심 소비층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는 "최근 90년대 유행하던 문화가 확대 재생산되고 꾸준히 소비되는 점도 주요 소비층인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에 걸친 세대가 계속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소장은 "트렌드를 사는 것이 한국인의 트렌드"라며 획일적이고 창의력이 부족한 우리의 트렌드 소비를 꼬집었다.

    기업들 입장에서 우리나라처럼 물건 팔기 좋은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가 이 책을 통해 다양한 트렌드가 유행하게 되는 배경을 알리려는 이유기도 하다.

    그는 "각자의 주관과 창조적인 관점을 바탕으로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트렌드에 민감할 필요도 없다"며 "유도되고 조작된 트렌드가 주변에 널려 있다는 것을 항상 인지하고 이를 찾아낼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사람을 중심에 둔 트렌드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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