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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훈 닉스테크 사장 "'싸이'같은 벤처 탄생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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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훈 닉스테크 사장 "'싸이'같은 벤처 탄생 어렵지 않다"

    [CE0가 추천한 CEO⑪] "갑과 을의 잘못된 관행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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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황이 아닌 때가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불황이 일상화됐다. 위기감이 전염병처럼 퍼지면서 '기업가 정신'은 사전에서나 찾아봐야 할 단어로 인식될 정도로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깊다.

    하지만 숨은 곳에서 열심히 밭을 가는 '농부'같은 중견·중소기업인들이 적지 않다. 특히 대기업 중심의 어려운 기업 환경 속에서 땀방울로, 도전정신으로 무장해 역경을 헤쳐나간 기업인들이 의외로 많다.

    CBS는 이런 중소·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발굴해 소개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첫 회를 제외하고 모두 앞서 인터뷰한 CEO가 추천한 CEO를 찾아가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편집자 주]


    박동춘 닉스테크 사장은 18년째 정보보안 분야의 선두업체를 이끌고 있지만 여전히 '갈증'을 느낀다.

    당연히 회사를 더 잘 키우고 싶다는 욕심도 있지만, 여기에는 IT업종 특히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점이 더 컸다.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 있는 회사에서 만난 박 사장은 "가수 '싸이'보다 더 쉽게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소프트웨어 분야"라고 "소프트웨어 산업의 무궁무진한 부가가치를 일으키기 위한 역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몇가지 관행이 문제"라고 말했다.

    도대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뭐가 문제라는 말일까.

    "정부가 소프트웨어 대중소 상생위원회를 만들었는데 이곳에서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관행'을 분석하고 법규를 만들면 된다"

    박 사장이 말한 관행은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한번 판매하고 나면 버전을 업그레이드해주는 패치작업뿐아니라 새로운 기능이 필요하면 그것까지 무상으로 제공해야 한다"며 "이럴 경우 추가 원가부담이 발생해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수익을 낼 수가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프로그램은 일년마다 추가 기능 보완 등에 대한 비용을 받고 있지만, 다른 소프트웨어는 "그런 원가를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장을 지내면서 줄기차게 요구한 사항인데 아직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박 사장은 또 최저가 입찰제도 소프트웨어 업체의 출혈경쟁을 일으켜 '최적가 입찰제'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조금만 물꼬를 터주면 활발한 해외진출이 가능하다고 장담했다.

    "지금 우리 기업들이 기술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마케팅을 할 자금능력이 부족한데, 갑과 을 사이에 고쳐야할 관행을 고쳐주면 정보보안 등 소프트웨어 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이다"

    정부가 마케팅을 지원해주면 되느냐고 물었다. 박 사장은 "마케팅을 기업에서 알아서 할수 있다"면서 "음원을 유료화한 것은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을 법으로 막으면서 가능했다. 잘못된 관행을 찾아서 법을 통해 막아주면 된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렇게 하게 되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3~5년 후에는 소프트웨어 업계에 '싸이'가 나올 수 있다"며 "우리는 IT 인프라가 뛰어나 정보 보안기술 등도 남보다 빨리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닉스테크의 주력상품은 '세이프PC 엔터프라이즈'라고 하는 기업 내부정보 유출 방지 프로그램이다. 금융기관의 80%를 포함해 전체 시장점유율이 40% 정도로 업계 톱이다.

    지난 2011말 인수한 NAC(Network Acess Control)와 함께 통합 정보유출 방지 프로그램을 조만 간 선보일 예정이다.

    NAC는 컴퓨터가 특정 회사 네트워크에 접속할때 악성코드 등 안전성을 검사하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

    기존의 프로그램과 NAC의 제품을 하나로 묶어서 패키지로 제공하면 정보유출 방지 프로그램을 설치하면서 발생하는 컴퓨터의 부하를 크게 줄일수 있게 된다.

    "여러가지 정보보안 프로그램을 각각 깔때 100이라는 용량이 필요하다면 새로운 묶음 상품은 70이면 충분하다. 또 회사 보안담당자는 한 화면에서 모든 컴퓨터의 이상징후를 탐지할 수 있다"

    관제 시스템이 강화되는 것이다. 대부분 중소업체 사장과 마찬가지로 박 사장도 자리를 잡기까지 큰 위기를 겪었다.

    지난 2000년쯤 독자적인 프로그램(리눅스 기반 홈페이지 제작 툴)을 개발하고 대대적인 마케팅도 했지만, 좀처럼 판로가 열리지 않았다.

    아직 시장이 설익은 상태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공짜 프로그램이 줄줄이 나왔기 때문이다.

    심한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겪어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껴 병원 문턱까지 갔다가 문득 "내가 약에 의지하면서 살아야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발길을 돌렸단다.

    그때부터 열심히 한 게 마라톤이다. 마라톤 애찬가인 박 사장은 경영이념에 '마라톤 정신'을 넣을 정도다.

    "뛰면서 회사 운영과 사업비전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고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회사에서도 지난 99년부터 봄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물론 42km를 다 뛰는 건 아니고, 여성 5km, 남성 10km, 팀장급 이상 하프로 정해놨다.

    회사 규모를 반으로 줄이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닉스테크는 기업용 솔루션 업체에서 정보 보안업체로 변신하게 됐다.

    애초 박 사장은 외국 보안프로그램을 사다가 국내서 팔았지만,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업계 1위 자리에 섰다.

    닉스테크는 조만간 '청년'이 된다. 벤처 회사가 20년을 앞두고 있으면 장수했다고 할만하다.

    그래서 물었다. "이정도 왔으면 이젠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선 게 아니냐"고.

    박 사장은 "예스(yes)도 될수 있고, 노(no)도 될수 있다"고 했다. 이유는 이렇다.

    "기존 프로그램에 대한 유지.보수 수요가 어느정도 있어 대형사고가 아니면 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회사는 끊임없이 신제품을 개발하지 못하면 하루만에 성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게 된다"

    벤처는 진짜 무한한 창조와 도전 정신을 요구받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박 사장이 경영 마라톤에서도 완주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박 사장은 다음 인터뷰 대상으로 서버 보안 전문업체인 윈스테크넷 김대연 사장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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