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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의 위험한 '유혹'…25% 고금리의 수렁



경제 일반

    수입차의 위험한 '유혹'…25% 고금리의 수렁

    [수입차 고속 성장 시대, 소비자에 대한 배려도 함께 성장하는가③]

    수입차가 국내 점유율 10%를 넘길 정도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수입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욱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차가 '부자들만의 전유물'에서 벗어난 지도 오래다. 수입차가 대중화됐지만 턱없이 비싼 부품값, 부실한 애프터서비스, 가격 대비 미흡한 품질관리 등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이에 따라 CBS 노컷뉴스는 '수입차 고속 성장 시대, 소비자에 대한 배려도 함께 성장하는가'라는 주제로 수입차를 둘러싼 각종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마련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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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차 대중화를 가져온 촉매 중 하나는 바로 할부와 리스 등 수입차 금융이다.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나 개인 사업자 등은 할부·리스 비용을 사업비용에 포함시켜 소득세를 줄일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많이들 이용하고 있다.

    특히 목돈이 없는 젊은층들도 할부·리스를 이용해 수입차 대열에 빠르게 합류하고 있다.

    할부와 리스는 일정액을 먼저 내고, 나머지 금액은 월별로 분납하는 형식으로 비슷하다. 차이점은 리스의 경우 차를 빌려 타는 개념이어서 당장 소유권 이전을 하지 않고, 납부기간이 상대적으로 더 짧다는 점이다.

    기자는 11일 수입차 할부·리스의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서울 시내에 있는 수입차 매장을 찾아 상담을 받아봤다.

    하지만 목돈이 안들어 부담을 덜어주는 것 같은 할부·리스가 실제로는 고객에게 큰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강북에 있는 한 BMW매장. 인기가 한창인 BMW320d모델을 구입하겠다고 하자 직원은 "당장은 차가 없다"며 비슷한 가격대의 BMW 120 스포츠팩1(4635만원. 취득세 등 포함)을 추천해줬다.

    해당 직원은 "리스나 할부로 하면 100만원(현금구입때 할인폭)에다 200만원을 추가로 할인해준다"고 제안했다. 현금구매보다 싸게 해준다니 귀가 솔깃할만한 내용이었다.

    판매조건에 대해선 차값의 10% 정도(461만원)를 보증금으로 선납하고, 매달 120만원씩 36개월 간 내면 된다고 했다.

    리스나 할부 기간이 끝난후에 차를 완전히 소유하고 싶다면 차값의 20%(927만원)를 내면 된다고 했다.

    아우디의 매장을 찾았을 때도 비슷한 제안이 들어왔다. 직원은 "현금으로 사면 260만원이 할인되지만 리스·할부로 하면 350만원을 싸게 해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럴 경우 금리가 9.36%에서 은행 금리보다 저렴한 2.58%로 낮아진다"고 강조했다.

    이 직원이 뽑은 견적서는 아우디 A4 2.0TDI의 가격은 4380만원이고, 보증금 30%(1314만원)을 선납하면 매달 91만원을 3년 간 지불하도록 돼 있다.

    담당 직원은 "3년 후면 자동으로 차의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온다"고 덧붙였다.

    보통 현금 결제를 할 경우 가격을 더 깎아주는데 이상하게 수입차는 할부·리스를 할때 더 혜택을 주는 듯했다. 그러나 상담이후 계산기를 두드려 보니 상황은 전혀 반대였다.

    BMW의 경우 36개월 4320만원을 내게 되는 데 이것만 해도 거의 차값에 육박한다. 여기에 애초 보증금(461만원)과 나중에 차의 소유권을 이전받기 위해 치르는 잔금(927만원)을 합하면 총 비용은 5700만원을 넘는다.

    이에 따라 할부·리스를 이용하면 실제 차값보다 1065만원을 더 지불하게 된다.

    이자로 따져보면 깜짝 놀랄만한 숫자가 나온다. 실제 차값보다 추가로 낸 금액(1065만원)을 차값의 90%(4171만원.전체차값-보증금)에 대한 대출이자로 환산하면 25.5%의 금리가 나온다.

    직원은 물론 여기에는 이자 뿐아니라 리스료(사용료)도 포함됐다고 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출이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기자는 상담을 받으면서 금리에 대해선 특별한 얘기를 듣지 못했다.[BestNocut_R]

    직원이 "금리가 저렴하다"고 여러차례 밝혔던 아우디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할부나 리스를 이용할 경우 실제 차값(4120만원. 현금 할인가격)보다 466만원 많은 금액을 내게 된다.

    이 금액을 이자로 가정해 따져보니 금리가 15.1%로 나왔다. 애초 제안했던 2.38%와는 큰 차이다.

    물론 직원은 리스료(사용료)를 별도로 떼어 이자를 낮게 산출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큰 의미는 없다.

    수입차 업계에서 리스나 할부에 대해 가격 할인폭을 키운 것은 결국 '미끼'이 성격이 짙다. 상담 도중 "가격을 더 깎아 주면 어떻게 할부나 리스로 수익을 내느냐"는 질문에 상담 직원들은 "보증금을 굴려서 수익을 낸다"고 했지만 이 역시 사실과는 거리가 멀었다.

    할부·리스가 애용되는 이유중에 하나는 소득세와 건강보험료 등 준조세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판매 직원들은 한결 같이 "매출이 많은 의사, 변호사는 무조건 리스를 한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개인사업을 하는 A씨는 "리스비용을 사업비용으로 처리하면 해마다 소득세를 500만~600만원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득이 감춰져 건강보험료 등의 인상도 피할수 있다.

    문제는 리스 차량에 당초 목적대로 사업에만 사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절세'와 '탈세'의 경계선상에 있다는 점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쇼핑이나 가족 여행 등 개인용도로 사용할 경우 원칙적으로 비용처리를 하면 안된다"면서 "하지만 이를 일일이 추적해서 적발할 수 없다"고 했다.

    사실상 리스 차량을 이용하면서 절약한 세금이 일정부분은 수입차 업계로 흘러가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고금리에다 세금 탈세의 온상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수입차 리스·할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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