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열한 살의 한잘라/나지 알 알리/시대의창
신간 '열한 살의 한잘라'는 세계적인 시사만화가 나지 알 알리(1936~1987)가 고향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한 컷 만평에 예리하게 담아낸,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집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고향을 잃었을 때 지은이는 열한 살이었다. 그래서일까. 작품 속 주인공 한잘라도 언제나 열한 살 소년이다.
한잘라가 철조망에 걸린 수많은 열쇠들을 바라보는 만평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붙는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1948년 이스라엘에 의해 쫓겨날 때 집열쇠를 갖고 떠났다. 이 그림에서 한잘라는 고향을 꿈꾼다. 열쇠들이 철조망에 걸린 것은 팔레스타인인의 귀향권에 대한 이스라엘의 거부를 뜻한다.(1974년 1월)'
나지 알 알리가 세상을 떠난 뒤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중동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깊은 통찰력이 빚어낸 그의 만평은 여전히 큰 의미를 갖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