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다른 카드가 없다" 새누리, NLL 전면전 속내

정수장학회 논란으로 ''과거사 수렁'', 만회할 방법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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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23일 정수장학회 논란의 정면 돌파와 함께 서해 북방 한계선(NLL) 관련 전면전을 개시했다. 또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한 대한 공격도 거세졌다.

당의 자원을 총동원해 공세 수위를 높인 이날 당의 움직임은 박 후보가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이날 열린 원내외 주요 회의마다 NLL과 관련해 수위를 한껏 높인 발언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정수장학회 관련 내용은 함구령이 내려진 듯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회의를 주재한 이한구 원내대표와 김무성 선대위총괄본부장은 "무슨 잘못을 했고, 무엇이 무서워 역사를 감추려 했냐", "언제까지 침묵할 것이냐, 오늘 중으로 입장을 밝히라"며 높은 톤으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싸잡아 겨냥했다.

황우여 대표는 당초 박 후보와 함께 호남 방문일정을 소화할 계획이었지만 ''야권후보 검증에 집중하라''는 박 후보의 지시를 받고 비행기를 타기 전 발길을 돌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위는 NLL 공세를 퍼부을 ''새 판''을 추가로 마련하는 내용을 의결했다.

''노무현 정권 영토포기 진상특위''를 ''노무현 정권 영토포기 및 역사폐기 진상특위''로 확대하고 국회 본회의를 소집해 NLL 관련 긴급 현안질의를 할 계획을 세운 것이다. 또 대통령이 임의로 기록을 삭제하지 못하도록 대통령기록물법 개정 의지를 밝혔다. 여기에 대변인단은 현안브리핑은 물론 하루종일 논평을 이어가며 공세에 참여했다.

사실상 ''NLL 전면전''이나 다름없는 이날 공세에 대해 이정현 공보단장은 "외부 영입인사 문제 등 당내분란이 정리됐고 전국 선대위 구성도 마무리됐으며 과거사 문제도 박근혜 후보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한 만큼 ''털었다''고 볼 수 있다"며 "이제 야권 후보에 대한 검증에 돌입할 때"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공보단장은 "야권이 박 후보의 말꼬리를 잡고 정수장학회 문제를 걸고 넘어지는데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냐"고 야당의 공세를 ''흑색선전''으로 규정하고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문 후보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을 집중 부각시키는 동시에 에 안 후보에 대해서도 "반칙 정치인이자 비리 백화점"이라며 국정감사 이후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속 얘기를 들어보면,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논란으로 다시 ''과거사 수렁''에 빠진 상황이지만 이를 만회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과거사 프레임''이라는 불리한 싸움판보다는 ''NLL 프레임''이 낫고, 따라서 이 판을 최대한 키우겠다는 것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기자회견에서 법원 판결을 잘못 이해한 것을 드러내는 등 스텝이 꼬여버렸고, 최필립 이사장도 버티기에 들어간 상황이라 박 후보가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며 "이렇게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난 인혁당 사건 때와는 달리 이번 정수장학회 논란에서는 박 후보의 기자회견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여론조사에 놀랐다"며 "여기에 박 후보가 정면돌파를 선언했으니 다른 안을 강구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BestNocut_R]

박 후보는 이날 전북지역 택시조합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와대 자료목록을 폐기하라고 지시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그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냐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히면서도 정수장학회 관련 질문에는 "더 드릴 말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