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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골프장, 생태계 파괴 논란에도 사업추진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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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공항 골프장, 생태계 파괴 논란에도 사업추진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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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지 매립, 골프장 조성 논란①] 조류 충돌 예방 vs 생태적 가치 훼손

     

    국토해양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공항공사가 추진 중인 '김포공항 습지 매립, 골프장 건설'에 대한 환경단체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법적인 문제를 이유로 사업을 반대해 온 기획재정부가 최근 사실상 사업 추진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면서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 습지에 들어설 27홀짜리 '골프장'

    국토부는 김포공항 인근에 항공기 소음 완충녹지조성과 안전성 강화를 이유로 지난 1989년부터 2006년까지 사업비 3,114억원(정부 3,034억원, 공항공사 80억원)을 들여 부지를 매입했다.

    2004년에는 국토부 차관 주재 회의를 통해 공항공사가 민간자본사업(BTO)으로 골프장을 건설하기로 하는 결정을 내렸다.

    공항공사는 심의 때 부지가 전답(농경지)으로 돼 있으면 승인이 안될 것을 우려해 2008년 무렵 농사를 중단했고, 농경지였던 땅이 오랜 시간 방치되면서 습지가 탄생했다.

    현재 공항공사는 서울시 강서구 오곡동과 부천시 고강동 김포공항 외곽에 99만 5,896㎡ 규모의 골프장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울 18홀, 부천 9홀 등 27홀 규모다.

    경기도, 서울시 도시계획심의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됐다. 축구장이나 농구장 등 공공성을 강조한 시설이 들어설 대체부지 21만 1,103㎡도 별도로 조성할 계획이다.

    ◈ '조류 충돌 예방' vs '생태적 가치 훼손'

    공항공사는 무엇보다도 '조류 충돌' 예방을 위해서는 골프장 조성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가장 근접한 활주로를 중심으로 반경 13km 이내에는 습지 등을 특별히 관리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문제의 습지는 불과 1km 떨어져 있다"고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인간의 생명이 중요한가, 새가 더 중요한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골프장으로 우선 활용하다가 장래에는 공항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

    공항공사에 따르면 연간 20여차례씩 조류 충돌로 인해 위험이 발생하고 있으며, 조류 충돌 1회당 10억원 가량의 재산상 피해가 나고 있다.

    반면 환경단체는 습지의 생태적 보존 가치를 이유로 골프장을 반대하고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골프장 예정부지는 전체 면적의 62% 이상이 건강한 습지로 지난 20년간 잘 보전돼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곳이고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밤섬 습지의 3배 규모"라며"습지가 사라지고 골프장이 들어선다고 해서 조류 충돌의 가능성이 사라질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또 "골프장이 조성되면 한강과 인접한 주변하천과 농수로가 오염돼, 피해는 결국 주민들과 도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서울시나 강서구, 국토해양부도 허가나 승인을 해서는 안 될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불허 입장을 표명해야 하고, 공항공사는 사업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연합은 7월부터 시민, 전문가로 구성된 생태조사단을 운영하고 감사원에 공기업 개발사업 추진에 대한 감사 청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기재부와 공항공사의 '갈등'은 마무리 국면에 접어 들었다.

    기재부는 그간 공항공사가 추진 중인 골프장 사업을 위해서는 국유재산법상 현물 출자 등을 이용해야 하지만, 출자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사업 추진을 제한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항공법 시행령 10조 2항에 공항이용객을 위한 운동 시설을 공항시설로 분류하고 있어, 체육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다는 공항공사의 해석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사실상 출자가 가능해진 셈이다. 기재부 출자관리과 관계자는 "이달 초(9일)에 국토부에 '출자방식 재검토 요청'을 내려 보냈고, 현물출자일지 관리출자일지 방식을 결정하는 일이 남았다"고 말했다.

    출자 여부가 정해지고 나면, 교통, 재해, 문화재, 환경 등 총 4가지 영향평가를 약 1년에 걸쳐 밟게 된다. 사업자를 선정하고, 서울시, 부천시, 환경부,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 협의를 거치고, 실시계획 승인을 받고 나면 착공이다.

    공항공사 측은 예정된 단계를 밟을 시 2015년쯤 골프장 공사가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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