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시민의 발인 지하철에서 몰래카메라로 여성의 신체 부위를 촬영하는 성범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전동차나 지하철 역사 등에서 몰래카메라가 적발된 건수는 올해 1분기 32건에서 2분기 186건으로 4.8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 손목시계, 볼펜 등 교묘하게 제작된 몰래카메라 기승이번 경찰의 발표에 따르면 교모하게 제작된 몰래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4월 검거된 회사원 김 모(35·불구속)씨는 운동화와 카메라를 결합한 '몰카'를 직접 제작했다.
김 씨는 UBS카메라를 흰색 종이로 감싼 뒤, 오른발 운동화 신발끈 사이에 숨겨 지하철을 활보했다.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들이 보이면 자연스럽게 뒤로 접근해 오른발을 들이밀어 치마 속을 노렸다.
회사원 이 모(32)씨 역시 카메라를 직접 제작했다. 그에 눈에 뜨인 것은 가방이었다.
가방 안에 카메라를 설치해 주로 계단을 올라가는 여성을 노리던 이 씨는 결국 지난달 26일 강남역 계단에서 붙잡혔다.
초소형 카메라를 인터넷에서 구입해 범행에 이용한 이들도 있었다.
지난 5월 서울역 대합실에서 검거된 강 모(29)씨는 몰래카메라를 찍기 위해 인터넷에서 손목시계형 카메라를 구했다,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의 뒤를 따라다니며 부자연스럽게 시계를 들여다보던 강 씨는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또 다른 강 모(29)씨는 검정색 다이어리 사이에 볼펜을 끼고 다녔다. 이 볼펜 안에는 초소형 카메라가 숨겨져 있어 몰래카메라를 찍더라도 들키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 씨 역시 사당역 에스컬레이터에서 여성들을 노리다가 잠복한 경찰들에 의해 덜미가 잡혔다.
이런 특수한 카메라를 사용하는 범죄자들 이외에는 대부분 소형이면서도 고화질로 촬영할 수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카메라는 성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촬영을 할 때 촬영음이 크게 울리도록 돼 있다.
하지만 범죄자들은 동영상 모드를 미리 켜 둔 상태로 촬영하거나 심지어는 촬영음이 들리지 않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져 검거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여성의 뒤를 따라다니면서 수상한 행동을 하는 이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몰카뿐 아니라 지하철 성범죄 발생 건수도 증가이런 지하철 몰래카메라 이외에도 전체적인 성범죄 발생 건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경찰대에 따르면 신체접촉과 촬영을 포함한 성범죄 발생 건수는 2분기 388건으로 1분기 127건에 비해 166%가 증가했다.
상반기 총 발생건수를 분석해보면 노선별로는 2호선이 189건으로 가장 많았고 1호선이 118건, 4호선이 53건으로 뒤를 이었다.
시간대별로는 출근시간인 오전 8~10시와 퇴근시간인 오후 6~8시에 각각 120건, 107건으로 전체 발생의 48.8%를 차지했고, 장소별로는 전동차가 235건, 역구내가 181건으로 뒤를 이었다.[BestNocut_R]
요일별로는 금·수·목요일이 각각 19.8%, 19.6%, 18.7%로 높았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은 각각 9.5%와 3.4%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지하철경찰대는 오는 16일부터 9월 30일까지 11주간을 '성추행 특별예방·검거기간'으로 정해 취약노선과 장소를 중심으로 예방순찰과 단속활동에 집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