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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은 편식이 아닌 지구촌 환경 살리기"



사회 일반

    "채식은 편식이 아닌 지구촌 환경 살리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채식인의 비율이 현저히 낮다.

    나라별로 채식의 기준에 차이가 있지만 대략 미국 5~7%, 영국 10~12%, 대만 20~25%, 인도 50% 이상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고작 1%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채식 열풍'이라고 할 만큼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가축의 대량생산으로 인한 광우병 사태 등이 불거지면서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이효리나 김효진, 이하늬 등 연예인들이 잇따라 채식을 선언하면서 대중화 바람에 불을 지폈다.

    이원복 한국채식연합 대표도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연예인들이 채식에 동참하면서 채식인이 급격히 늘었다"면서 "특히 가수 이효리 씨가 채식을 선언함으로써 채식의 대중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갈길은 아직도 멀다.

    채식을 하면서 사회로부터 보이지 않는 폭력을 경험한다는 이 대표는 우리나라가 채식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회식으로 무조건 고기를 먹는다거나 채식을 편식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 때문에 채식인이 사회로부터 소외당하기 쉽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굳이 채식을 고집하는 이유가 뭘까?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채식부페 '가로비'에서 만난 이 대표는 "채식은 단순한 식습관이 아니라 자신의 원칙이자 신념,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ㅁㄴㅇ

     

    - 채식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동물학대에 관심을 가지면서 채식을 결심했고 30여 년간 이어오고 있다.

    채식의 뿌리는 타인에 대한 이해와 생명존중, 환경보호와 맞닿아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자연의 동식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한 환경재단에 따르면 약 50%의 온실가스가 축산업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인간이 먹을 고기를 생산하느라 동물이 학대를 당하고 환경이 오염되는 식이다.

    또 전세계 곡물의 3분의 1가량이 가축의 사료로 쓰이고 있다.

    한편에서는 기아가 발생하는데 가축에게 곡물이 돌아가는 배분구조의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 한국채식연합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한국채식연합은 서울시에 등록된 NGO(비정부기구) 단체로 2만 여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2000년 다음 카페에서 출발해 2005년 채식연합을 설립했으며, 이후 서울시 NGO로 등록했다.

    최근에는 광우병의 우려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에 참여했고 패스트푸드점에 '베지버거(채식버거)'를 만들어 달라는 피켓시위를 펼쳤다.

    매주 주말에는 전단지 배포 등 채식 홍보 활동과 회원 간 정기 모임을 갖는다.

    홈페이지를 통해 채식과 관련된 사회적 화두나 영양 정보, 요리법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 연예인들이 채식에 동참하면서 나타나는 효과는?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의 채식 선언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우리나라는 채식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많은데 연예인들이 동참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가수 이효리 씨가 채식을 선언함으로써 채식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최근 채식인이 급격이 늘어나고 있어 고무적이다.

    - 채식인도 먹는 음식에 따라 다양한 갈래인데….

    ▲그렇다. 나처럼 우유나 계란 등 동물성 단백질을 일체 먹지 않는 '비건(vegan)', 우유나 계란은 먹는 '락토(lacto)', 생선까지는 먹는 '페스코(pesco)' 등이 있다.

    나는 처음부터 모든 동물성 단백질을 먹지 않는 완전채식을 시도했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단계적 채식도 괜찮다.

    - 채식하면 영양소가 부족하지 않을까?

    ▲채식으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지 못한다는 것은 오해다.

    우리가 섭취해야 할 것은 '영양소'이지 '음식'이 아니다.

    육식에서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는 얼마든지 채식으로 대체가 가능하다.

    가령 고기에 많은 단백질은 콩이나 현미에도 풍부하고, 우유로 섭취하는 칼슘은 녹황색 채소로도 섭취가 가능하다.

    만약 채식에 영양적 결핍이 있었다면 나도 채식인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1년에 한 번씩 종합검진을 받는데 신체나이가 또래보다 10살 더 젊게 나올 정도로 건강하고 잔병이 없다.

    한 조사에 따르면 채식하면 수명이 15년 이상 연장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ㅁㄴㅇ

     

    - 채식하면 풀만 먹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굳이 고기가 아니더라도 채식으로도 먹고 싶은 음식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내가 아는 채식 요리법만 4700여 가지에 이른다.

    육개장 대신에 콩고기를 넣은 '두개장'이나 고기를 빼고 두부와 버섯을 넣은 '야채 탕수육', 우유나 계란 대신에 두부와 바나나로 케이크 등을 만들 수 있다.

    오히려 이러한 음식들은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 있어 담백하고 맛있다.

    - 채식하면서 부닥치는 가장 어려운 점은?

    ▲채식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의 벽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개인보다 단체를 중시하기 때문에 '다르다'는 것을 터부시한다.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서 채식을 하면 사회로부터 보이지 않는 폭력을 경험한다.

    한 채식인은 회사에서 채식을 이해해주지 않고 육식을 강요하자 퇴사한 뒤 결국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이는 비단 채식에 국한된 것이 아닌데,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없다는 점이 문제다.

    - 그렇다면 전 국민의 채식화가 목표인가?

    ▲나는 사람을 만나서 '채식하세요'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

    채식은 자발적인 선택이다.

    채식인이든 아니든 좋아하는 음식을 선택해 먹을 자유가 있다.

    다만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식탁에 오르는지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

    먹을거리에 대한 정보가 왜곡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우리가 먹는 음식에 대해 '제대로 알고, 제대로 먹자'는 게 목표다.

    더불어 채식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자리잡기를 바라면서 올바른 채식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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