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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진짜 죽었나?…떠오르는 음모론



사건/사고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진짜 죽었나?…떠오르는 음모론

    다단계 피해자들, "왜 하필 이때…사망 믿을 수 없다" 의혹제기

    경찰이 확보한 조희팔이 사망 당시의 응급진료기록(경찰청 제공/노컷뉴스)

     

    피해자가 3만여 명에 이르는 3조5천억 원 대(경찰추산)의 다단계 사기를 치고 중국으로 도피한 조희팔은 정말 사망했을까?

    경찰은 21일 각종 자료를 들어 조희팔이 사망한 것으로 사실상 결론을 내린 상태다.

    조희팔은 지난해 12월 18일 밤 10시쯤, 중국 옌타이시(市)의 한 호텔 지하 1층 주점에서 여자친구 A씨와 술을 마시던 중 갑자기 복통을 일으켰다.

    120 구급대(우리나라의 119 구급대에 해당)의 신고로 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향하던 조 씨는 다음날인 19일 새벽 0시 15분쯤 췌사(급성 심근경색)로 구급차에서 사망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 씨의 가족과 측근들의 집을 압수수색하던 과정에서 조 씨의 응급처치 과정이 담긴 120 구급대의 기록과 의사의 사망증명서를 확보했다.

    경찰은 또 조 씨의 부인과 자녀들이 조 씨가 사망한 당일 긴급비자를 발급받아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과 장례식장에서 찍은 동영상에서 화장 직전 숨진 조 씨의 얼굴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경찰청 박관천 지능범죄수사대장은 "객관적인 자료를 취합해 볼 때 조희팔이 사망한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경찰은 조 씨의 시신이 화장되는 바람에 DNA대조를 통해 생물학적으로 본인인지 여부를 확인하지는 못해 여전히 의문을 남기고 있다.

    박 대장도 "중국이 워낙 다양한 위조가 가능한 나라이기 때문에 100% 확신할 수는 없다"며 수사를 계속해나갈 방침을 밝혔다.

    ◈ 조희팔 DNA는 대조 못해…피해자들 "못 믿겠다"

    피해자 측은 조희팔의 사망설에 대해 더욱 강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다단계 사기 피해자들을 조직해 조희팔을 추적해 온 ''바른가정경제 실천을 위한 시민연대'' 김상전 대표는 "사망이 조작됐거나, 사망했다면 타살일 가능성이 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대표가 자체 정보원을 동원한 바에 따르면, 조희팔은 도피생활을 하는 동안 중국의 안가에서 기거하면서 차를 자주 바꾸고, 호텔 등 공개된 장소에는 거의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서 확보한 기록에서처럼 여자친구를 호텔 등에서 만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경찰이 조희팔 사망설을 제기한 시점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최근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 서부지청이 조희팔 사건의 핵심 공범 2명의 신병을 중국에서 넘겨받아 조사에 들어가면서, 지지부진하던 수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왜 하필 이 시점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수사가 진전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경찰이 조희팔 사망설을 유포해 김빼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희팔은 다단계 사기행각을 벌이고 중국으로 밀항하기까지, 경찰과 공무원들에게 광범한 금품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정권 실세들과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는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이에따라 피해자들은 조희팔 사망이 윗선에서부터 조작됐을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음모론이 제기되자 경찰은 급히 진화에 나섰다. 조희팔이 사망직전 중국 현지의 호텔 주점에 있었다는 진술을 복수의 주변인으로부터 확보했고, 조 씨가 호텔에 자주 드나든 사실도 확인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또 인터폴 공조를 통해 조희팔의 사망증명서를 발급한 의사에게서도 직접 진위 여부를 확인했다며 조작설을 일축했다.

    ◈ 조희팔 사망 소식에 다단계 수사는 난항 예상

    조희팔의 실제 사망여부 논란은 뒤로 하더라도, 조 씨의 사망설이 굳어진 상황에서 다단계 사건에 대한 수사는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됐다.

    다단계 사기를 총괄한 조희팔이 범죄수익을 어디에 어떻게 숨겼는지 밝혀내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따라 피해자들에 대한 변제도 더욱 힘들게 됐다.

    또 상당부분 뇌물공여자의 자백에 의존해야 하는 뇌물 비리 의혹 수사도 난관에 부닥치게 됐다. [BestNocut_R]

    조희팔 사망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은닉재산 환수작업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조 씨 주변에 대한 전방위 계좌추적에 나서는 등 은닉한 범죄수익을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다단계 사기의 몸통이 사라진 상황에서 경찰이 억울한 피해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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