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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의 날…아이 셋 입양 박동숙 씨 "입양은 부담이 아니라 기쁨"



사건/사고

    입양의 날…아이 셋 입양 박동숙 씨 "입양은 부담이 아니라 기쁨"

    "부양됐어요!!…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날 와야"

    박동숙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사는 51살 박동숙 주부. 박 씨에게는 자신이 배아파 난 대학생 아들 말고도 3명의 자녀가 더 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윤경이와 3학년 윤주와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들 윤겸이가 그들인데 세 명 모두 공개 입양을 통해 가족이 됐다.

    맞벌이를 하면서 아들 한 명을 나아 키우던 박 씨는 라디오 방송에서 입양과 관련한 얘기를 듣고 출산뿐 아니라 입양도 자녀를 만드는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를 입양하겠다는 생각을 밝히자 남편은 어이없어 했고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던 아들도 반대했다.

    하지만 입양 관련 행사에 참석하면서 남편과 아들이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고 윤경이를 입양하는 데 성공했다.

    윤경이를 입양하자 윤주와 윤겸이가 한 식구 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박 씨는 "입양을 하려면 부부와 가족이 마음을 합쳐야 하고 입양을 한 뒤에는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가 생겨서 부부 사이도 좋아진다"고 입양 예찬론을 폈다.

    또 "남들은 경제적 문제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열심히 살아야 하는 동기가 생겼다"며 "입양은 부담이 아니라 즐거움이다"고 말했다.

    입양을 한 세 아들 딸들을 키우면서 어려웠던 점은 핏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었다.

    내가 좋아서 한 입양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보고 "순진하다", "정신이 있냐 없냐"고 할 때 힘들었다.

    박 씨의 입양이 더 큰 의미를 갖는 것은 공개입양이라는 점이다. 다른 사람한테 입양 사실을 떳떳하게 알리고, 아이들한테도 입양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이 때문에 두 딸은 지금의 엄마가 자신을 낳아준 엄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낳아준 엄마는 언제 만나게 해 줄 것이냐고 물을 정도다.

    하지만 박 씨처럼 공개적으로 입양을 하는 경우는 아직 대세가 아니다. 주변에 입양사실을 숨기고 아이에게는 "너는 내가 낳았다"고 말한다.

    이같은 비공개 입양은 커가면서 입양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아이에게는 큰 상처가 아닐 수 없다.

    보건복지부 이경은 아동복지정책과장은 "양부모가 아이를 고르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필요한 부모를 찾아가는 입양이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입양"이라며 "공개 입양이 사회적 입양의 시작이다"고 말했다.

    11일은 입양의 날이다. 우리나라 입양의 역사는 길어서 지금까지 24만명이 국내외에 입양됐다.

    국내입양이 국외입양을 추월했지만 누적 입양 숫자에서는 7대3 정도로 국외입양이 훨씬 많다. 지난해에는 2,464명이 입양됐는데 1,548명은 국내입양, 916명은 국외입양이었다.

    입양되는 아이들 대부분은 미혼모들이 낳은 아이들이다. 지난해 국내입양 아동의 93.8%, 국외입양 아동의 88.4%가 미혼모 아동이었다.

    아이를 입양하는 양부모의 직업과 경제적 수준에 대한 통계는 입양이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입양 부모의 직업은 자영업자 회사원과 자영업자, 공무원 등의 순으로 많았고, 소득수준은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이하자가 제일 많았다. 박동숙 씨는 "시험전까지는 겁이 났다가도 막상 시험을 치를 때는 두려움이 사라지듯 입양이 현실이되면 일상이 돼서 아무런 개념이 없게 된다"면서 특별한 사람만이 입양을 하는 게 아님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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