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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희 “이제 제 등에 얹힌 짐이 무겁지 않아요”



방송

    정선희 “이제 제 등에 얹힌 짐이 무겁지 않아요”

    • 2012-04-15 14:14

    [노컷인터뷰] MBC ‘우리들의 일밤-남심여심’으로 돌아온 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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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추위가 어느덧 물러나고 꽃망울이 하나, 둘씩 피는 어느 봄날 정선희를 만났다. 인생의 모진 풍파를 겪고 한동안 대중의 기억에서 사라졌던 그녀, 그러나 그녀는 따뜻한 봄을 위해 겨우내 누구보다 열심히 봄맞이 준비를 했다. 심야에 라디오를 통해 꾸준히 팬들과 소통했고 케이블 채널을 통해 웃음의 감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이제, MBC ‘우리들의 일밤-남심여심’으로 돌아왔다. 올 봄, 막 걸음마를 띈 아기처럼 세상을 향해 조심스러운 걸음을 시작한 정선희에게 그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어봤다.

    ◈정선희의 과거: 라디오를 통해 감사와 사랑을 배웠죠


    남편 안재환, 친구 최진실의 죽음과 갖가지 구설수...지난 몇 년은 정선희에게 참으로 험난했다. 정선희 스스로 “인생을 비싸게 배운 시기”라고 칭할 만큼 견디기 힘든 고통의 시간이었다. 그런 그녀를 따뜻이 보듬어준 이들은 지난 2009년부터 진행 중인 SBS 라디오 파워FM ‘정선희의 오늘같은 밤’ 청취자들. 정선희는 “라디오를 통해 감사와 사랑을 배웠다”라고 말하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제가 보기보다 소심한데 라디오는 이런 저를 따뜻하게 감싸안아줬어요. 꼭 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나 무엇인가를 폭로해야 한다는 울렁증없이 제게 든든한 울타리를 만들어줬죠. 비록 늦은 밤 시간 진행이지만 ‘내일 입대합니다. 제대 후에도 라디오를 지켜주실거죠’라는 메시지를 볼 때면 청취자들의 깊은 사랑에 감사함을 느껴요. 이 분들이 힘이 되지 않았다면 TV에 나오지 못했을 것 같아요.”

    아무리 스케줄이 넘쳐도 밤 12시에는 서울 양천구 목동 SBS 라디오 부스에 앉아야 마음이 편하다는 정선희. 그녀는 라디오의 매력을 ‘소심한 사람들의 깨알같은 재미’로 꼽았다.

    “라디오는 TV보다 소심하죠. 소심한 사람들이 깨알같은 재미를 나누는 게 매력인데 그 매력에 10년 넘게 중독돼 귀가 민감해졌어요. 사실 제가 복귀를 조금 이르게 한 감도 없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그때 라디오를 했기 때문에 TV 출연도 가능해졌죠. 전 아무리 TV스케줄이 많아도 밤 12시에는 무조건 라디오부스에 앉아야 마음이 편해요. 비록 제가 정지영 씨나 최명길 씨 같은 차분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심야에 정오의 에너지를 뿜으면서도 한 템포 쉬어가는, 쉼표 안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지금 후배들을 끌어내야 하는 제 상황과 딱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라디오를 통해 소통을 배웠다면 케이블 채널의 코미디 프로그램 출연은 그녀에게 다소 용기가 필요했다. 정선희는 “이경실 언니의 도움이 컸다”라고 공을 돌렸다 .

    “지난 몇 년 동안 모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에 고정출연했어요. 전적으로 이경실 언니의 공이 컸죠. 언니가 ‘네가 잘못한 게 아니다’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셔서 출연하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제가 버려야 할 것들, 굳이 가지고 있지 않아도 되는 무거운 감정들을 버릴 수 있게 됐어요. 이제는 진짜 마음이 편해요.”

    ◈정선희의 현재: ‘일밤-남심여심’, 멤버들 호흡만은 최고죠!


    정선희는 차근차근 복귀의 발판을 다졌다. 라디오와 케이블 채널 출연 외 MBC ‘놀러와’와 SBS ‘강심장’을 통해 시청자들과 교감을 다졌다. 그리고 드디어 그녀의 진가를 발휘하게 된 프로그램은 MBC ‘우리들의 일밤’의 ‘남심여심’. 정준하, 오만석, 브라이언, 강동호, 천지, 윤정희, 신봉선, 최송현, 정은지 등이 출연하는 이 코너는 남녀의 서로 다름을 체험을 통해 경험해보는 코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코너는 MBC 노동조합의 총파업 여파로 외주제작사가 제작했기 때문에 시한부 프로그램이 될지도 모른다. 홍보도 부족해 시청률도 현저히 낮다. 모처럼 지상파 예능 고정출연인데 이왕이면 시청자들과 오래 교감할 프로그램이 좋지 않았을까. 정선희에게 대놓고 물었더니 “제가 가릴 때는 아니잖아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사실 전, 땜방이라 좋았어요. 제가 예능에 적응할 수 있는 하나의 기회였거든요. 사실 제가 이것저것 가릴 때는 아닌 것 같아요. 누군가 절 찾아준다는 건 개그맨으로서 생명이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잖아요. 게다가 ‘일밤’은 스태프들이나 제작진들 모두 MBC 사람들이다 보니 가족처럼 편안해요. 그리고 덩어리 큰 양대산맥 (KBS ‘1박2일’과 SBS ‘K팝스타’) 사이에서 시청률이나 숫자는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부모 기대 안 받고 큰 아이들이 효도하는 방법을 찾는다고나 할까요? 멤버들끼리 1주일에 한번씩 즐겁게 소풍가는 기분으로 방송에 임해요.”

    ‘남심여심’은 결코 쉽지 않다. 정선희는 거친 남자들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밤낚시, 족구, 검도 등에 도전한다. 예능 초보인 윤정희, 최송현 등을 아우르고 간간히 남자팀도 챙겨야 한다. 그러나 정선희는 “현장의 팔딱팔딱 뛰는 느낌이 좋다”라며 활짝 웃어보였다. 특히 예능 초보인 오만석, 윤정희의 예능감이 상당하다고 칭찬했다.

    “오만석 씨는 배우이기 때문에 닦아줘야 해요. 어디서 광채가 잘 나오는지 각을 잡아줘야 하죠. 윤정희 씨는 예상치 못한 웃음이 일품이예요. 저희 멤버 중에서는 (신)봉선이가 공격의 축을 가지고 이들을 리드하죠. 전 배우 출신 연기자들이 제 몫을 할 수 있게, 또 봉선이가 자유자재로 갈 수 있게 길을 찾아주는 역할을 맡았죠. 비록 시청률은 낮지만 저희 멤버들, 호흡만은 최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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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선희의 미래: 웃음이 최종목표...새로운 사랑은 아직!


    사건사고에 가려져 있지만 정선희는 다재다능하고 지적인 연예인이다. 독서량도 상당하고 예술 감각도 뛰어나다. 특히 언어를 습득하는 능력이 탁월해 지난 2003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일본어 교재를 출간하기도 했다. 다시 책을 낼 계획은 없을까.

    “직장인을 위한 일본어 교재나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영어교재를 출간할 계획이 있어요 .하지만 당장은 방송에 주력할 때인 것 같아요. 처음 책을 출간할 때만 해도 어느 정도 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도전했는데 1년 2개월동안 너무 힘들었거든요. 오죽하면 탈모가 왔을까요. 요즘은 단순한 언어교재 보다는 요리와 문화를 결합한 잡지같은 책을 구상 중이에요.”

    정신없이 웃으며 이야기하다보니 어느덧 주어진 시간이 지나갔다. 봄꽃처럼 화사하고 따뜻한 그녀를 그냥 보내기에는 아쉬워 용기를 무릅쓰고 새로운 사랑을 할 계획은 없냐고 물었다. 정선희는 단호히 “NO”라고 답했다. [BestNocut_R]

    “새로운 사랑은 아직인 것 같아요. 가끔 그런 생각도 하죠. 제가 배우나 가수였다면 조금 더 일찍 복귀할 수 있지 않았을가...하지만 웃음은 우리가 최종적으로 도달해야 하는 목표니까, 그 과정에서 슬픔이나 고난을 겪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웃음을 주는 일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고 제 인생의 최종 목표예요. 이제 전 제 등의 짐이 무겁지 않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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