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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불법사찰'' 국정원 직원 판결문 봤더니…



법조

    ''MB 불법사찰'' 국정원 직원 판결문 봤더니…

    靑 ''참여정부 국정원 사찰'' 발표, 성격 다른 사안에 중요 사실관계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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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은 1일 ''청와대 총리실 사찰 문건 관련 논란에 대한 청와대 입장''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참여정부의 불법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최 홍보수석은 특히 지난 2006년 8월부터 11월까지 당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주변인물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열람한 혐의로 기소돼 형사처벌을 받은 국가정보원 전 직원 고모(47) 씨의 사례를 지목했다.

    최 수석은 "당시 법정에서 고씨는 상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했다"며 참여정부가 국정원을 동원해 야권의 강력한 대선후보였던 이명박 대통령을 조직적으로 사찰한 것처럼 표현했다.

    이같은 청와대의 반격에 일부 언론은 ''참여정부, MB측근 131명 사찰''이라는 제목으로 전 정권의 불법 사찰 의혹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 ''상부의 지시'' 있었다?… 법원 "보고 없이 독자적으로 조사" 판단

    그러나 법원 판결문을 검토한 결과 최 수석의 발표는 중요한 사실관계를 틀리게 인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씨는 법정에서 ''서울 서초동에 이명박 대통령의 차명 부동산이 있다''는 첩보를 듣고 상급자의 승인을 받아 조사 업무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고씨의 상관인 A과장은 "다른 사안을 보고받으면서 차명부동산 소문이 있다고 들었지만 이후 아무런 보고를 받지 못해 조사를 그만둔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진술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최 수석의 발표대로 사찰과 관련된 ''상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1, 2심 재판부도 "고씨는 A과장에게 정보열람 사실 및 조사 결과에 대해 구두 또는 서면을 통한 보고를 전혀 하지 않았고, 따라서 A과장 역시 이를 상부에 보고한 바 없다"며 "국정원 직원이라는 지위와 권한을 남용해 독자적으로 조사를 벌인 것"이라고 판단했다.

    ◈ 국정원 관행도 ''불법''…민간인 사찰도 성격은 다르지만 ''불법''

    최금락 수석은 또 고씨의 유죄판결에 대해 "유력한 대권 후보 주변에 대해 광범위하게 불법 사찰이 벌어진 사실이 법원에 의해 인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고씨는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자격정지 1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고씨는 재판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변인물 131명의 정보를 열람한 행위는 공직자의 비리를 적발하기 위한 것으로, 정당한 업무범위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고씨는 국정원에서 수도권 지역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실태를 조사하는 업무를 맡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임명한 원세훈 국정원장 역시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공직자의 부패ㆍ비리행위를 적발하기 위한 정보 수집활동은 국가정보원의 적법한 직무범위에 속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조직적ㆍ지속적인 업무관행이라는 이유만으로 위법한 업무수행을 용인할 수 없다"며 "직무 범위를 넘어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권한을 남용한 사안으로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결했다.

    즉 정보와 보안업무를 담당하는 국정원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공직자에 대한 정보수집 활동도 엄연한 불법이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BestNocut_R]

    하물며 공직자의 복무기강을 확립하기 위해 만든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은 사안의 중대성이나 불법성 측면에서 고씨 사건에 비할 바가 아니다. 행위의 주체와 대상 역시 확연히 구분된다.

    이처럼 사안의 성격 자체가 다르긴 하지만 국정원의 사찰 행위에 ''위법'' 딱지가 붙은 것처럼 이번 민간인 사찰 사건 역시 불법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더구나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검찰 수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까지 나온 마당이다.

    청와대가 사과 한 마디 없이 사실관계조차 틀린 엉뚱한 사례를 인용해 ''물타기''에 나선 것은 여전히 사건의 파장을 축소하기에 급급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만 더 부풀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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