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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스웨덴 같은 복지국가, 향후 30년이면 가능"



정치 일반

    장하준 "스웨덴 같은 복지국가, 향후 30년이면 가능"

    복지는 위험을 대비하는 공동구매 같은 것
    미국의 경제부흥기? 핀란드, 스웨덴의 경제성장률이 미국보다 높아
    복지를 하면 기업하기도 더 쉬워... 해고에 대한 저항이 적어져

    장하준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2년 3월 20일 (화) 오후 7시■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 연 : 영국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


    ▶정관용> 시사자키 2부 시작합니다. 오늘 2부와 3부, 아주 귀한 손님을 한분 모셨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장하준 교수, 여러분 잘 아시지요, <쾌도난마 한국경제="">, <사다리 걷어차기="">,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이런 저작 등을 통해서 신자유주의를 비판하고 복지국가를 대안으로 제시한 장하준 교수. 최근에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우리 사회 논란의 핵심을 건드리고 있습니다. 한미 FTA, 재벌개혁, 그리고 복지사회 논란, 거침없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요, 오늘 2부와 3부, 장하준 교수와 집중 인터뷰 꾸미겠습니다. 잠깐 광고 듣고 오지요.

    ▶정관용> 예,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장하준 교수,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장하준> 예, 안녕하십니까?

    ▶정관용> 오래간만입니다. 언제 오셨어요?

    ▷장하준> 일요일날 왔습니다.

    ▶정관용> 언제 가세요?

    ▷장하준> 목요일날 갑니다.

    ▶정관용> 진짜 바쁘시네요.

    ▷장하준> 예.

    ▶정관용> 이게 <쾌도난마 한국경제=""> 2편이지요?

    ▷장하준>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쾌도난마 한국경제="">가 2005년?

    ▷장하준> 2005년이었지요.

    ▶정관용> 그러니까 이게 직접 다 쓰셨다기보다 정승일, 그리고 이종태, 두분과 함께 세분이 대담을 해서...

    ▷장하준> 예, 그렇지요. 그러니까 이제 사실 뭐 공저라고 표현을 하는데, 뭐 다 같이 이야기를 해가지고, 또 이야기를 한 것을 놓고 또 뭐 서로 고치기도 하고 이렇게 하니까 뭐 책을 썼다고는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제 셋이 그런 식으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좀 읽기 쉽게 대화체로 쓰니까요.

    ▶정관용> 그렇지요.

    ▷장하준> 그런...

    ▶정관용> 2005년에도 그런 방식이었고요?

    ▷장하준> 예, 바로 그 방식이었고요, 그리고 또...

    ▶정관용> 이거 2탄을 내야 되겠다, 라는 생각은 언제? 원래 있으셨어요?

    ▷장하준> 아니, 그러니까 처음에는 없었는데, 처음에 저희가 그 책을 냈을 때 특히 이제 저희가 뭐 재벌과의 사회적 대타협이니 뭐 그것의 일부로서 복지국가, 이런 이야기 하니까 사람들이 뭐 정신 나간 이야기를 한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한 2010년부터 지난 외환위기 이후에 이제 계속적으로 조금씩 형태를 바꾸면서 진행되어온 신자유주의적 시장개혁으로 인해가지고 국민들 생활이 점점 어려워졌거든요.

    ▶정관용> 그렇지요.

    ▷장하준> 일자리도 안 생기고, 젊은이들 취직하기도 힘들고, 계속 고용불안은 증대되고, 뭐 OECD 조사하면 세계에서 첫 번째로 불행한 나라 내지는 두 번째로 불행한 나라 이런 식으로 나오고...

    ▶정관용> 예, 자살률 1등 이런 것?

    ▷장하준> 그럼요. 그래서 이제 그런 과정에서 이제 국민들이 아, 이거 아닌데, 하면서 이제 복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저희는 그때 상당히 기뻤습니다. 옛날에는 이거 뭐 헛소리다, 이렇게 치부하던 것을 이렇게들 이야기를 하니까. 그래서 아, 이것 지난번에 이제 복지라는 걸 띄워놓기만 했는데, 과연 그거를 정확히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리고 그 정책과 다른 정책을 어떤 식으로 연결시켜야 장기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될 건가, 그런 이야기를 좀 해봐야 되는 것 아니냐.

    ▶정관용> 좀더 세밀하게?

    ▷장하준> 예, 그래서 이제 말하자면 거기에서 화두를 잡아가지고 이번에 이제 더 자세하고 종합적으로 이야기를 한 거지요.

    ▶정관용> 2010년부터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우리 국내 정치로 본다면 작년 가을 서울시장 보궐선거.

    ▷장하준> 예, 그게 이제 아주 결정적인...

    ▶정관용> 그 선거에 이르게 된 시작이 이른바 무상급식 논란. 무상급식 논란으로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 오고, 거기에서 여권이 패배한 후에 여권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면서 여권 내에서 경제 민주화 이야기가 튀어나오고.

    ▷장하준> 예. 그렇지요.

    ▶정관용> 야당은 또 재벌개혁 이야기를 주장하고. 그러다가 한미 FTA 찬반논란으로까지 연결된. 완전히 지금 온 나라가 복지 논쟁 중이라고 말할 수도 있거든요.

    ▷장하준> 그렇지요.

    ▶정관용> 이런 상황을 예견하셨어요?

    ▷장하준> 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아니, 물론 이제 어떤 새로운 주장을 하면은 결국은 그 주장이 퍼져가지고 논쟁이 되고, 그것이 채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했지만 저희가 그때 할 때는 이거를 더 장기적으로 본 거지요. 하루아침에 이거를 받아들이지 못할 거다. 왜냐하면 옛날부터 우리나라는 복지, 하면은 뭐 빨갱이다, 이런 식으로...

    ▶정관용> 그렇지요.

    ▷장하준> 많이 치부를 했고. 그 다음에 또 소위 이제 또 진짜 좌파들 사이에서는 이건 뭐 개량주의니까 하면 안 된다...

    ▶정관용> 그렇지요.

    ▷장하준> 또 이런 식으로 해가지고. 사실 지지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정책이었고. 그 다음에 세금이라는 문제가 결부가 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인식 같은 것을 바꾸는 것, 거기에 관련된 정치적 합의를 바꾸는 것이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정관용> 그러니까 한국이 참 빠르긴 빨라요.

    ▷장하준> 예, 그런데 이렇게까지 빨리 논의가 진전이 될 줄은 저희도 몰랐습니다.

    ▶정관용> 여야 할 것 없이 지금 너도나도 복지란 말이에요.

    ▷장하준> 예, 그렇지요.

    ▶정관용> 그런데 총선이 다가오고 있고, 복지정책의 기조를 누가 얼마만큼 잘 내놓느냐의 경쟁구도 같은 게 짜여진 것은 참 바람직한 일인데...

    ▷장하준> 그럼요.

    ▶정관용> 장 교수님 보실 때 지금 여당, 야당이 말하고 있는 복지논란, 복지논쟁, 주소를 잘 잡고 있습니까?

    ▷장하준> 아, 글쎄 좀 문제가 있어요. 첫째로 개념 설정 자체가, 이게 복지라는 게 저는 이제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데, 이게 공동구매이다.

    ▶정관용> 공동구매?

    ▷장하준> 예, 그러니까 뭐냐 하면, 뭐 육아, 교육, 실업, 산업재해, 노후, 그리고 질병, 이런 식으로 누구나 맞을 수 있는 위험을 우리가 개인적으로 다 그런 데에 대해서 할 수 있으면 준비를 하잖아요. 보험도 들어놓고 저축도 하고. 그런데 그 보험을 말하자면 모든 사람이 공동구매를 해가지고 가격을 낮추자, 라는 개념으로 봐야 된다고 저희는 주장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보기 시작하면 이게, 사람들이 예를 들어서 인터넷에 가가지고 공동구매할 때 이것 왜 이렇게, 돈 내면서 이것 낭비되는 돈 아니야, 이렇게 생각 안하거든요. 왜냐하면 자기가 그걸 내면은 그만큼 받는 게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정관용> 그렇지요.

    ▷장하준> 예, 복지도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사실 세금 같은 것도 훨씬 더 적극적으로 늘릴 수 있는데, 왜냐하면 그 돈을 가져다가 어디에다 태워버리는 게 아니라 그게 탁아소가 되고, 그게 양로원이 되고, 그게 실업보험이 되는 건데...

    ▶정관용> 그러니까 공동구매라고 표현하셨는데, 그 돈이 세금인 거지요?

    ▷장하준> 그렇지요, 예.

    ▶정관용> 세금을 걷어서 육아, 교육, 실업, 재해, 뭐 질병, 노후에 대비한 상품을 모든 국민이 똑같이 쓸 수 있게 하자?

    ▷장하준> 그렇지요. 그리고 그렇게 하면 더 싸단 말이에요. 왜냐하면, 정부가 나서가지고 예를 들어서 유럽 나라들은 다 그러는데, 약 같은 것을 몇 천만 명 것을 한번에 사보세요. 얼마나 디스카운트를 받겠습니까? 제약회사에서. 그런 식으로 해서 약값도 내릴 수 있는 거고. 이제 그런 개념으로 봐야 되는데, 지금 아직 거기까지 가지 못했기 때문에 복지를 늘려야 한다는 정당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뭐 우리는 세금을 안 늘리고 어떻게 하는 방법이 있다.

    ▶정관용> 예, 부담 늘리지 않고.

    ▷장하준> 예, 뭐 조금만 늘리겠다, 이런 식으로 하니까 결국 그렇게 되면 제대로 된 복지도 못하고 세금은 세금대로 올린다는 인상만 주기 때문에...

    ▶정관용> 이게 이런 것 같습니다.

    ▷장하준> 논의 구도를 바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특히 한국의 역사를 보면 이조 전통사회에서 일제 식민지, 그리고 또 한국전쟁 치르고, 산업화, 개발 시대로 오면서 우리 한국 땅에서 살아온 우리 선배, 선조부터 시작해서 바로 아버님대 이때부터 우리 아들들에 이르기까지 자기 앞에 닥치는 일은 자기가 다 해결해야 하는.

    ▷장하준> 그렇지요.

    ▶정관용> 그런 어떤 거친 역사를 살았단 말이에요. 그리고 세금은 왠지 내 돈 뜯긴다는 느낌이 들고. 국가는 나한테 해주는 게 별로 없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고.

    ▷장하준> 예, 그렇지요.

    ▶정관용> 그 발상 자체를, 문화 자체를 완전히 바꾸자는 주장 아니세요?

    ▷장하준> 그렇지요. 바꾸어야지요. 그런데 지금도 사실 이게 이데올로기 틀이 잘못 짜여 있어서 그렇지, 지금도 사실 생각해보면 물론, 정부가 낭비하는 부분도 있을 거고, 쓸데 안 쓰고 엉뚱한데 쓰는 부분도 있겠지만, 많은 세금이 우리 모두가 같이 쓰는 재화를 공급을 하는 거거든요.

    ▶정관용> 이미 쓰이고 있지요.

    ▷장하준> 그럼요. 길이 세금이고...

    ▶정관용> 그렇지요.

    ▷장하준> 학교가 세금이고, 공원이 세금인데, 세금이라는 게 어디 가져다가 정부가 태워버리는 것 아닙니다. 그런데 그거를 말할 때부터 조세 부담률, 그러잖아요.

    ▶정관용> 그렇지요.

    ▷장하준> 그러니까 말을 들을 때부터 조세라는 것은 부담이 되는 것, 누가 뜯어가는 것,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하게 되는데...

    ▶정관용> 영어 표현으로는 조세 부담률이라고 안 해요?

    ▷장하준> 뭐 그런 표현, 비슷한 표현이 있긴 한데, 그냥 뭐 그거는 그런, 뭐랄까, 우리나라 식의 부담률, 이런 식의 그런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는 않고요. 그래서 이 개념 자체를 바꿔야 된다. 안 그러고 지금 뭐 아이, 뭐, 지금 조세 부담률이 GDP 대비 20% 조금 넘는데, 한 22%까지 올려서 복지하고, 이것 여기에서 조금 끌어오고 저기에서 조금 끌어오고 이런 식으로 해가지고는, 지금 그렇게 해도 우리나라가 지금 OECD 국가 중에 멕시코 다음으로 복지 꼴찌입니다. 국민 소득 대비 복지 지출이...

    ▶정관용> 그렇지요.

    ▷장하준> 멕시코 다음으로 꼴찌인데, 멕시코는 국민 소득, 우리나라 반도 안 되는 가난한 나라거든요, 사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도의 소득을 가진 나라가 그렇게 복지가 작은 나라가 없어요. 그러니까 지금 하겠다는, 뭐 각 정당에서 하는 이야기대로 하면 뭐 OECD 꼴찌에서 2등에서 한 3등 정도로는 올라갈지 몰라도 OECD 평균수준도 안 되는 거지요.

    ▶정관용> 그러니까 기왕 이렇게 빠른 속도로 갈 때 복지논쟁이 불붙은 이상, 갈 때 또 한꺼번에 확 가자, 그런 주장이신 거지요?

    ▷장하준> 그렇지요. 아니, 그런데 그거를 계획은 원대하게 세우되 뭐든지 차근차근 해야 된다는 게 제 지론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30년 후에는 우리도 정말 스웨덴, 핀란드 같은 복지국가를 건설하자는 거를 목표로 해야 되지만...

    ▶정관용> 30년이면 될까요?

    ▷장하준> 아, 가능하지요.

    ▶정관용> 스웨덴 같은 나라가 지금의 복지국가 되는데 얼마 정도 걸렸어요?

    ▷장하준> 거기도 이제 한 30~40년 걸렸지요.

    ▶정관용> 그래요?

    ▷장하준> 예.

    ▶정관용> 우리도 30년이면 할 수 있겠군요?

    ▷장하준> 그럼요. 스웨덴 같은 경우도 사실 1932년까지는 소득세도 없던 나라입니다. 굉장히 우파적인 나라였는데, 그런 나라에서 이제 1932년에 사회민주당이 집권을 하면서 38년에 자본가들하고 대타협을 해가지고 소득세를 더 늘리고 뭐 이런 식으로 해서 복지국가를 이제 한 60년대 정도 되면 완성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소득세도 없는 나라도 30년 만에 했는데 우리도 30년 만에 할 수 있지요.

    ▶정관용> 할 수 있다?

    ▷장하준> 예.

    ▶정관용>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조금 더 세밀하게, 이 책에서 주장하고 계신 바?

    ▷장하준> 예, 그러니까 이제 우선 개념 설정을 잘해야 되고요. 그러니까 이제 현재 논의가 되고 있는 게 선별적 복지하고 보편적 복지, 그것 두 가지가 있잖아요.

    ▶정관용> 그렇지요. 이른바 무상 논란.

    ▷장하준> 그렇지요. 그런데 사실 그 무상이라는 말도 문제가 있어요. 왜냐하면...

    ▶정관용> 다 세금내고 하는 건데.

    ▷장하준> 예, 결국 부모들이 가난해서 소득세 못 내면 부가가치세라도 내잖아요. 다 누구나 세금 내는데, 그걸 마치 공짜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안 되는데, 하여튼 이제 둘 다 뭐 일리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선별적 복지를 하자는 사람은 재원이 한정이 되어 있는데, 그걸 어떻게 해서든지 받는 사람한테 많이 줘야지, 그러니까 받을 필요 없는 사람은 주지 말자, 이런 거고.

    ▶정관용> 그렇지요.

    ▷장하준> 보편적 복지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첫째로 그거를 정확히 누구까지 선별할 거냐, 그거를 고르고 분류하고 이러는데 상당히 비용이 많이 들거든요. 그럼 그 돈 아껴가지고 그냥 누구나 다 주면, 일단 그 행정비용은 아끼는 거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보편적 복지를 하면 그것에 대한 정치적 지지가 늘어납니다. 왜냐하면 미국 같이 선별적 복지를 해가지고 말하자면 좀 밥 먹고 살만한 사람들한테 세금 걷어다가 최고 빈민한테만 나눠주는 체제가 되면, 좀 살만한 사람들이 불만이 안 생길 수가 없거든요.

    ▶정관용> 그렇군요.

    ▷장하준> 우리는 하나도 못 받고 왜 쟤들한테 다 주냐. 그런데 이제 유럽 식으로 누구나 세금을 많이 내고 누구나 복지 혜택을 많이 받는 세제를 만들면 그런 불만이 줄어들지요. 그래서 이제 선별적 복지냐, 보편적 복지냐, 이걸 잘 정해야 되고. 물론 이제 그 두 가지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예를 들어 아무리 보편적 복지 주장하는 사람도 무슨 성형수술까지 복지제도를 통해서 해줘야 된다고 이야기 안하고...

    ▶정관용> 그렇지요.

    ▷장하준> 아무리 또 뭐 선별적 복지 주장하는 사람도 아주 기초적인 노인연금이라든가 초등학교 교육, 이런 것도 선별적으로 대줘야 한다고 안하거든요.

    ▶정관용> 그러니까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를 어느 시점쯤, 결국 그 문제 아닙니까.

    ▷장하준> 그렇지요.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일단 틀만 기본적으로, 보편적으로 가되, 뭐 재원 문제도 있고 하니까 단계적으로 하고...

    ▶정관용> 그렇지요.

    ▷장하준> 그 다음에 정확히 누구한테 얼마를 줄 건가, 그거를 해나가면서 차분차분 논의를 해가지고 단계적으로 해나가자, 이제 이런 이야기지요.

    ▶정관용> 다만 방향은 보편적 복지 쪽으로 간다?

    ▷장하준> 그렇지요. 그러나 그걸 하루아침에 말하자면...

    ▶정관용> 해서는 곤란하다?

    ▷장하준> 예, 담세율 20% 나라가 스웨덴처럼 담세율 50%로 올리고 보편적 복지를 하려면...

    ▶정관용> 알겠습니다.

    ▷장하준> 정치적으로나 행정적으로 문제가 많은 거지요.

    ▶정관용> 그러니까 플랜은 길게 짜되 단계적으로 조금씩 조금씩 확대해간다? 보편적 복지의 방향으로?

    ▷장하준> 예.

    ▶정관용> 그리고 공동구매라는 표현을 쓰신 게 개개인이 아이들 급식비 내고, 개개인이 병원비, 약값 내고, 개개인이 취업 준비를 위한 학원 다니고 이러던 것을 세금을 통해 누구나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식의 개념 변화를 가져오자?

    ▷장하준> 그렇지요.

    ▶정관용> 자, 그 다음에요? 그러니까 방향을 잡고, 개념 설정을 하고?

    ▷장하준> 그렇게 되고 이제 그 다음에 이제 서서히 세금을 올려야 돼요. 지금 사실 뭐 재원, 지금 있는 것 가지고 어떻게 꾸려쓰면 된다, 뭐 이렇게 이야기하는 분들은 복지국가에 대한 야망이 굉장히 작거나 아니면 그 세금 걷자고 하면 국민들이 싫어할까봐 그냥 좀 국민들을 속이는 거라고 저희는 생각하는데...

    ▶정관용> 그런데 세금을 늘린다? 어디에서 늘립니까? 이것도 법인세나 소득세 최고구간처럼 이렇게 돈 있는 사람들한테서 세금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 라고 하는 주장이 있고, 반대로 또 일부에서는 부가가치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고...

    ▷장하준> 아니, 모든 사람이 다 세금을 더 낼 각오를 해야 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세금을 내면 그만큼 받는다는 거지요. 그러니까 유럽 같은 데, 덴마크나 이런 나라를 보면 부가가치세율이 우리나라는 10%인데, 20%가 넘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간접세도 많이 늘려야 될 거고, 또 소득세 같은 것도 우리나라에 비해서 훨씬 더 무겁고...

    ▶정관용> 그러니까 직접세, 간접세 할 것 없이요?

    ▷장하준> 예, 세금을 다 올려야 돼요. 왜냐하면 꼭 그 나라만큼 해야 된다는 건 아니지만, 예를 들어서 스웨덴이나 핀란드를 기준으로 하면, 세금이, 그러니까 정부 예산이 국민 소득의 50% 해당을 합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장하준>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게 20% 부근에서 왔다 갔다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걸 말하자면 그 나라만큼 하려면 두배 반을 늘려야 하는 거고, 뭐 꼭 거기까지 갈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OECD 평균 되는 이태리, 이런 나라만 가려고 해도 두배는 늘려야 하는데, 그러면 이제 그 세금을 늘리기 위해서 작업을 해야지요. 그거를 이제 정확히 세제를 어떻게 할 건가, 뭐 최고세율을 어떻게 할 건가...

    ▶정관용> 그렇지요. 이거야 말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이해관계가 다 걸려있기 때문에...

    ▷장하준> 그렇지요. 기본적으로 이제 능력이 있는 사람이 더 많이 내는 걸 원칙으로 하지만 예를 들어 뭐 그거를 세율을 90%로 한다거나 그러면 그거는 문제가 있거든요. 아니, 그런데 옛날에 뭐 유럽에 90% 있는 나라도 있었어요. 지금은 없어졌지만.

    ▶정관용> 한쪽에만 부담을 줄 수는 또 없고?

    ▷장하준> 그렇지요. 그러니까 그걸 잘 조정을 해야 되는 거지요. 그리고 또 우리나라 이제 고유의 어떤 문제로서 이제 자영업자들이 워낙 많은데, 거기가 이제 소득 파악 같은 것도 좀 안 되고...

    ▶정관용> 요즘 좀 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장하준> 예, 많기 때문에 이제 그런 부분도 좀 행정 강화라든가 또 국민의 납세의식 변화를 위해가지고...

    ▶정관용> 알겠습니다.

    ▷장하준> 예, 또 바꿔야 될 게 있습니다.

    ▶정관용> 지금 현재 우리의 논의 구조에서는 법인세나 소득세 감면하던 것 하지 말자, 좀 올리자, 이 정도 논의였고, 새로 공약으로 나오는 게 뭐 부유세, 재벌세 신설하자, 등등인데, 장 교수 말에 따르면 그 모든 걸 다해야 되는 거네요.

    ▷장하준> 예, 그렇지요.

    ▶정관용> 부가가치세를 포함해서.

    ▷장하준> 예, 부유세, 재벌세, 그 정도 해가지고 복지국가 재원 조달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정관용> 그렇게 해서 30년. 그리고 경제개발 5개년 계획 하듯이 이것도 5개년 계획 짜자, 그런 주장도 하고 계시지요?

    ▷장하준> 그것도 좋지요. 뭐 꼭 5개년이라고 불릴 필요는 없지만 가면서 이렇게 한번씩 점검해보는 게 좋으니까, 5개년 계획이 되었건 10개년 계획이 되었건 계획을 짜가지고 또...

    ▶정관용> 제1차 복지 5개년 계획...

    ▷장하준> 그렇지요, 예.

    ▶정관용> 제2차 복지 5개년 계획, 좋잖아요.

    ▷장하준> 예, 그러니까 이제 복지를 확대하려면 우선 또 중요한 게 시설과 인력이 또 있어야 되잖아요. 예를 들어 어떤 것은 그냥 이미 있는 학교나 이런 기관을 통해서 나갈 수 있는 복지도 있지만. 예를 들어 실업보험하고 저희가 이제 강조하는 실업자들 재교육 같은 것, 이런 것을 강화하려면 교육기관도 세워야 될 거고.

    ▶정관용> 전문인력도 있어야 되고.

    ▷장하준> 그럼요. 거기에 필요한 전문인력도 양성을 해야 되고. 또 노인복지 같은 것 증대하려면 그런 것 돌봐줄 사람들, 제대로 교육받은 사람들도 만들어야 되니까 그것도 하루아침에 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정관용> 알겠습니다.

    ▷장하준> 그러니까 단계적으로 그런 것도 이제 시설과 인력을 확충해나가야 되지요.

    ▶정관용> 자, 이런 주장에 대한 가장 강한 반대논리는 그러다 보면 언제 성장하느냐, 라는 거거든요. 거기에 대한 답은요?

    ▷장하준> 그게 이제 저희 주장은 복지국가를 잘하면 성장이 더 잘된다, 라는 거예요. 저희가 이제 핀란드, 스웨덴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 나라들은 말하자면 예를 들어 미국에 비하면 GDP 대비 복지비 지출이 두배 반 가까이 되거든요. 그런데 지난 2차 대전 이후부터 이렇게 보면 지난 60년 동안 미국보다도 훨씬 더 성장을 빨리 한 나라들입니다.

    ▶정관용> 아, 그래요?

    ▷장하준> 그럼요. 그리고 아주 최근 뭐 한 20년 동안 무슨 뭐 미국 경제가 부흥을 했네, 르네상스를 했네, 뭐 이런 시기에도 핀란드, 스웨덴의 1인당 경제성장률이 미국보다 높습니다.

    ▶정관용> 그 20년만 해도?

    ▷장하준> 예.

    ▶정관용> 아, 그래요?

    ▷장하준> 그러니까 미국 경제가 회춘했다는 시기에도, 사실 그게 이제 회춘이 아니라 금융 거품이라는...

    ▶정관용> 거품이지요.

    ▷장하준> 알부민 주사 맞고 그렇게 된 거라는 게 이제 드러났지만. 하여튼 그런 때만 비교해 봐도 성장률이 높은데, 그게 뭐냐 하면 이 나라들이 이 복지국가를 경제성장하고 굉장히 밀접하게 연결을 시켰어요. 그러니까 아까 이야기했던 그 재교육 제도라든가 이런 걸 통해가지고 노동자가 이제 직업을 잃으면 교육시켜주는... 다른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정관용> 그러니까 인력이 우수해지고.

    ▷장하준> 그렇지요.

    ▶정관용> 실업률이 떨어지게 되고. 실업률은 그런데 그쪽도 요즘 굉장히 높잖아요.

    ▷장하준> 아, 뭐 미국보다는 낮지요.

    ▶정관용> 아, 그래요? 그리고 창조력 같은 게 훨씬 더 높아지게 되고?

    ▷장하준> 그리고 이제 더 중요한 게 뭐냐 하면, 그런 식으로 노동자들이 기본생활이 보장이 되니까 도리어 기업의 구조조정이 더 쉽습니다. 그래서 그 나라들이 무슨 다보스니 이런 데에서 조사하면 기업하기 좋은 나라 5등 안에 다 꼽히는 거예요. 뭐냐 하면...

    ▶정관용> 해고를 막 해도?

    ▷장하준> 예, 미국 같은 경우는 해고당하면 병원도 못 가잖아요. 우리나라만도 그런 면에서는 못한 거지요. 그렇기 때문에 일자리가 있는 노동자들은 죽어라고 그걸 저항을 하거든요.

    ▶정관용> 그렇지요.

    ▷장하준> 안할 수가 없지요. 저 같아도 하지요. 그런데 스웨덴이나 핀란드 같은 데는, 물론 누가 해고당하는 걸 좋아하겠습니까. 뭐 그게 가볍게 당할 일은 아니지만...

    ▶정관용> 대책이 있다, 그러나?

    ▷장하준> 예, 그래도 해고당해도 집에서 안 쫓겨나고 애들 학교 다 다니고 병원 다니고, 자기 해고당하기 전에 받던 급여의 70~80%에 해당하는 실업수당 받고 한 2년 정도까지는 정부에서 계속 지원해가지고 재교육 시켜주고, 또 다른 직장 얻어가지고 이사 가는데 자기 있는 집이 잘 안 팔려가지고 이사를 못가면 정부에서 일시적으로 돈을 빌려줘 가지고 그 집을 사주고 이사 가게 해주고, 이런 식으로 도와준단 말이에요.

    ▶정관용> 그것까지 해줘요?

    ▷장하준> 그럼요. 그러니까 우리가 생각하는 것하고는 차원이 다른 복지국가입니다. 우리가 이제 자꾸 나쁜 인상을 갖는 것이, 한국에서는 이제 주로 미국만 아니까, 미국의 정말 빈민들 밥만 굶지 않게 해주는 그런, 밥 먹고 살 돈만 나누어주는 그런 복지제도를 하니까, 뭐 복지의 트랩이니, 복지의 덫이니 이제 그런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 건데, 그런 식으로 생산적인 제도를 만들어버리면 도리어...

    ▶정관용> 다시 일하게 만드는? 계속 일할 수 있게 만드는?

    ▷장하준> 그럼요. 그러면 노동자들이 구조조정에 저항도 안하고, 또 나가서 새 기술 익히고. 지금 우리나라가 그게 굉장히 필요한 시기가 되었어요. 왜냐하면 60~70년대에는 대부분 이제 노동이 비숙련 노동이거든요. 그러니까 한 직장에서 그만두어도 다른 직장에 가면 한 4~5주 대강 교육받으면 다시 그 다른 일을 할 수 있는데...

    ▶정관용> 이제는 안 되지요.

    ▷장하준> 그럼요. 지금은 점점 더 기술이 발달한 사회가 되기 때문에...

    ▶정관용> 알겠습니다.

    ▷장하준> 예, 그게 이제 재교육 같은 게 특히 필요한 시대가 되었거든요.

    ▶정관용>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미국 수준에도 훨씬 못 미치지만...

    ▷장하준> 그렇지요.

    ▶정관용> 그렇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목표 지향점이 미국 정도로 가자, 미국적인 방향으로 가자, 였는데, 방향부터 좀 바꿔서, 그게 이제 이번 책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의 가장 핵심이 되는 테제 같고요.

    ▷장하준> 그렇습니다.

    ▶정관용> 지금 이런 주장에 대해서, 장 교수가 생각하실 때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세력이 누구입니까?

    ▷장하준> 글쎄요, 지금 뭐 일단 우리나라에서 이제 복지라고 하면은 미국식 선별적 복지를 자꾸 생각하니까 말하자면 자기가 좀 고소득층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우선 반발을 하겠지요. 그러나 그분들도 결국 설득을 해야 될 것이, 이걸 잘하면 그분들한테도 좋은 거거든요.

    ▶정관용> 그들의 소득이 더 올라간다?

    ▷장하준> 그렇지요. 그리고 자기들이 기업을 하면 구조조정하기도 쉽고. 자기가 기껏... 아니, 그러니까 굳이 자기가 훈련을 안 시켜도 노동자들이 재교육 받고 다 노동시장에 다시 나오고 그러니까 장기적으로는 그분들한테도 좋은 거지요.

    ▶정관용> 그러니까 돈 좀 있는 분들 쪽에서 반발하는데 그들을 위해서도 좋은 체제다?

    ▷장하준> 예.

    ▶정관용> 또 제가 딱 보니까 우리 노동조합 세력들, 지금 구조조정 결사반대하고 있고, 뭐 한진중공업 사태나 이런 것을 보듯이. 그분들도 동의 안할 것 같아요.

    ▷장하준> 아니, 그분들도 이제 설득을 해야지요. 왜냐하면 물론 이런 식으로 되면서 말하자면 사회적인 타협을 해가지고 구조조정, 정리해고 같은 걸 더 쉽게 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어도 이 제도가 잘 되어 있으면...

    ▶정관용> 그 전제가...

    ▷장하준> 굳이 거기에 매달려 있을 필요가 없거든요. 그리고...

    ▶정관용> 전제조건이 그런데 충족이 되어야지요.

    ▷장하준> 그렇지요.

    ▶정관용> 양쪽 모두를 설득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사실 앞에 놓여 있습니다.

    ▷장하준> 예, 그거는 그렇지만 사실 뭐 쉬운 일만 하겠다고 하면은 진정한 사회개혁이 안 되지요. 이미 기존 체제를 다 받아들이고, 기존 이데올로기를 다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만 한다면 그거는 뭐 별로 할 필요 없는 개혁들 외에는 이루어지지 않지 않겠습니까?

    ▶정관용> 구라파의 예를 든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인구가 작은 나라인데 우리 5천만 되는 나라도 가능합니까?

    ▷장하준> 그게 인구하고는 별로 관계가 없는데요.

    ▶정관용> 관계가 없어요?

    ▷장하준> 예, 아니, 저는 한 가지 좀 이해를 못하겠는 게 많은 분들이 그런 말씀을 하시는데, 뭐 인구가 5분의 1 되는 스웨덴에서 못 배운다, 이러면 우리나라 인구가 미국의 5분의 1이거든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다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잖아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벌써 2부가 다 되어버렸네요. 잠깐 뉴스 듣고 3부에서는 한미 FTA, 재벌개혁, 이런 등등, 현안이 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입장도 좀 말씀 듣겠습니다. 35분에 다시 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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