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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PD가 말하는 ‘해품달’ 캐스팅의 비밀 (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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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훈PD가 말하는 ‘해품달’ 캐스팅의 비밀 (인터뷰①)

    • 2012-03-02 15:42

    [노컷인터뷰] MBC ‘해를 품은 달’ 연출자 김도훈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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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률 20%만 넘어도 ‘대박’이라고 말하는 모바일 시대, 무려 40%대의 드라마가 탄생했다.

    수요일 저녁에는 약속을 피하게 되고 목요일 아침에는 삼삼오오 모여 전날 방송된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를 논하느라 여념이 없다.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 이야기다.

    ‘해품달’의 연출자 김도훈PD는 전작 ‘스포트라이트’에서 방송사 기자들의 치열한 취재 현장을 생생하게 묘사했고 ‘로열패밀리’에서는 재벌가 며느리들의 암투와 인간 내면의 탐욕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호평받았다.

    두편의 전작에서 미스터리와 리얼리티를 강조했던 그는 첫 사극 도전작인 ‘해품달’에서도 자신의 장기를 살려 로맨스와 미스터리가 반영된 퓨전사극을 창조해냈다. 그러나 김PD는 인터뷰 내내 “방송을 보다 보면 부실한 장면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시청률이 40%를 넘었다. 인기를 예상했나?


    -시놉시스와 대본을 받아본 뒤 막연히 15~20%정도 시청률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이렇게 잘될 줄은 몰랐다. 요즘 사극이 10~20대가 좋아하는 퓨전사극과 40~50대가 좋아하는 정통사극으로 나뉘지 않나. 이 작품은 원작과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힘이 남달랐다. 주인공들의 인생만 따라가도 10대부터 60대까지 모든 대중을 아우르는 작품이 될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하지만 초반에 아역분량이 많아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요즘 드라마가 A급 스타가 나와도 망하기 부지기수인데 아역이 6회까지 나오는 건 어찌 보면 모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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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그 아역이 대박이 났다. 캐스팅 비결이 있나?


    -처음 아역들을 캐스팅할 때 드라마의 메인주인공 같은 느낌을 원했다. 일반적으로 드라마 속 아역이라고 하면 주인공의 어린시절을 연기해 사랑스럽고 귀엽거나, 불길한 전조를 주는 역할을 주로 하곤 한다. 우리 드라마에서 찾는 배우는 10대면서도 어른들의 세계를 닮았고 아이들다운 순수한 면도 갖춰야 했다. 그리고 선수급 연기자야 했다. 가장 먼저 훤역의 여진구와 연우 역의 김유정을 캐스팅 했고 이후 민화공주 역의 진지희와 설 역의 서지희를 확정했다. 어린 양명 역은 유연한 연기력이 필요했다. 훤이 캐릭터에 무게를 뒀다면 양명은 에너지를 창조해내는 역할이어야 했다. 이민호 군이 나온 드라마를 봤는데 연기를 참 편하게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소속사에서 아역을 고사한다고 거절해왔다. 결국 본인에게 대본을 보냈는데 읽어보고 하겠다고 하더라.

    ▲염과 운은 신인을 캐스팅 했다.


    -염과 운은 찾지 못했는데 조감독이 넌지시 “제국의 아이들을 불러올까요” 하길래 한 번 보자고 했다. 그 중 임시완이 눈에 띄더라. 연기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그래서 연습해오라 그랬다. 이후 세 번째 만남에서 캐스팅을 확정했다. 어린 운역의 이원근은 이병헌 씨 소속사에서 가져온 프로필을 우연히 보다가 가장 조악하게 인쇄된 면을 봤는데 느낌이 좋았다. 물어보니 신인이라 아직 프로필을 제대로 못 찍었다고 하더라. 하지만 연기력 면에서는 다소 부족했다. 결국 그 친구도 피나는 연습 끝에 세 번째 만남에서 오케이됐다.

    ▲어린 훤역의 여진구 군 말로는 김도훈PD가 훤에게 빠진 것 같다고 하던데.


    -하하, 그 친구가 그렇게 말했나? 여진구와 김유정은 경험이 많고 연기 내공이 있지만 항상 비슷한 계층의 인물을 연기했다는 단점이 있다. 훤이나 연우는 왕세자와 고관대작의 딸이니 요즘 시대로 보면 재벌집 아들 딸 아닌가. 이런 다양한 감정을 연기해야 하는데 둘다 소리지르거나 센 연기가 편하다고 하며 감정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방송 전 1달 반동안 아이들을 불러 1주일에 2~3번씩 연기연습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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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진구도 그렇고, 김수현도 훤 캐릭터를 기대이상으로 소화해 낸 편 아닌가?


    -그렇다. 만족스럽다. 훤이란 캐릭터를 잘 살리고 싶었다. 훤 안에는 지배자가 어린 시절에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에 대한 인간적인 모습이 투영돼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훤이 순수하고 변덕스러우면서도 장난기가 있는 멋진 놈의 집합체라면 성인이 된 훤은 서늘하고 냉소적이면서도 거리감이 있는 인물이다. 진구 군과는 연기연습과 많은 대화를 통해 캐릭터를 잡았다. 그러나 김수현 군의 경우 따로 대화할 시간을 갖지는 못했다. 하지만 김수현 군이 이 작품에 들어가기 전 충분히 준비를 해왔다. 오히려 너무 많이 준비해서 과잉된 면이 있어 나는 과한 걸 덜어낼 뿐이었다.

    ▲반면 여주인공 한가인의 경우 방송 초반 연기력 논란이 있었다.


    -본인도 초반에 힘들어 했다. 연기력 논란 때문에 상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데뷔 이후 계속 주인공만 했던 연기자만의 포스가 분명히 있었다. 자기 안의 뭔가를 깨고 싶어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을 도와주기 위해 노력했다. 자신이 세자빈 연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월이 오열하는 장면에서 그걸 깬 것 같다. 당시 나는 촬영 며칠 전부터 한가인 씨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모든 것을 던져라, 응어리가 있으면 내지르라고 주문했다. 그 장면은 기대 이상의 결과였다. 한가인 씨도 연기에 대한 갈망이 있었던 것 같다. 이번 작품은 연기자로서 성장해나가는 과정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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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무 장씨 역의 전미선 씨나 대왕대비 역의 김영애 씨는 전작 ‘로열패밀리’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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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분 다 ‘로열패밀리’ 때 처음 만났다. 대본을 읽어본 뒤 두분이 아니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미선 씨의 경우 본인이 강한 캐릭터를 원했다. ‘로열패밀리’ 때 처음으로 재벌가 며느리 역할을 느낌이 참 좋았다. 김영애 선생님은 말할 것도 없이 명불허전이다.

    (②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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