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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보호관찰' 고교생의 대학 입학기



교육

    어느 '보호관찰' 고교생의 대학 입학기

    등록금 없어 발 동동…주변에서 십시일반 250만원 전달받아

     

    대전에 사는 A(18)군은 대학 입학식을 앞둔 요즘의 하루하루가 고맙다.

    한 순간의 실수로 인생을 망칠 수도 있었던 자신이 대학생이 된다는 생각에 좀체 잠을 이루지 못한다.

    사건은 지난해 상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5월의 어느 날, 친구와 함께 밤길을 걷던 A군은 만취한 채 길가에서 잠을 자던 취객의 지갑을 훔쳤다.

    초범이었던 A군은 경찰에서 특수강도 혐의를 받았고 법원은 1년 단기 보호관철 결정을 내렸다.

    편모 가정에서 동생과 함께 생활하던 A군은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부끄럽지 않은 아들, 오빠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열심히 공부했다. 보호관찰을 맡았던 대전 보호관찰소도 힘을 보탰다. [BestNocut_R]

    드디어 대학 합격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기쁨보다 먼저, 500만원에 가까운 등록금이 걱정이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 진 어머니는 7개월째 실직 상태였고 실업 급여도 받지 못했다.

    등록 포기 등 막막한 A군을 위해 대전 보호관찰소가 나섰다.

    한 기업체를 찾아 100만원을 받았고, 범죄예방위원 대전지역협의회에서도 100만원을 받았다. 관찰소 직원들도 50만원을 십시일반했다. 지난 24일 등록금 절반이 넘는 250만원이 A군에게 전달됐다.

    "생각지도 못한 후원을 받게 돼 너무 감사하다. 제 자신을 다시 돌아보고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성실한 대학생이 되겠다. 성실한 대학생활로 저에 대한 도움에 보답하겠다." 등록금 전액이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A군은 큰 힘을 얻었다고 말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면 세상은 그 노력을 잊지 않을 것이다. 재범 방지 뿐 아니라 대상자들이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하는 것도 보호관찰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이다." 김철호 대전보호관찰소 소장의 말이다.

    작은 나눔이, A군의 앞날에 어떤 변화를 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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