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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니슨 ''더 그레이'', 지독한 사투… 삶의 존재 이유 뭉클



영화

    리암 니슨 ''더 그레이'', 지독한 사투… 삶의 존재 이유 뭉클

    15세 관람가, 16일 개봉

    ㅎㅎ

     

    너무나 사실적인 비행기 추락장면에 비명이 절로 나온다. 이어 끝없이 펼쳐지는 설원과 눈보라엔 매서운 한기가 느껴진다. 설상가상 굶주린 야생 늑대 떼들의 공격까지 그야말로 사면초과다. 이건 실제상황이 아닌데 마치 진짜 재난에 처한 듯 눈앞이 깜깜해진다.

    리암 니슨의 생존 블록버스터 ''더 그레이''는 갑작스런 비행기 사고로 알래스카 툰트라 지역에 추락한 석유탐사대원들과 그들을 보호하는 프로페셔널 가드 오트웨이(리암 니슨 분)가 추위, 야생늑대 등 혹독한 자연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생존 블록버스터.

    보통은 몇차례 위기끝에 일부 생존자가 구조되는 희망적 결말에 도달하나 이 영화는 기존의 방식과 조금 다르게 시작하고 끝난다. 또한 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대가 야생늑대란 점이 색다르다. 어둠 속에 빛나는 그들의 매서운 눈빛과 울음소리는 기대 이상의 공포와 긴장감을 자아낸다.

    첫 풍경부터 독특하다.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배경으로 지독하게 외롭고 쓸쓸한 한 남자의 독백이 흘러퍼진다. 죽었는지 헤어졌는지 불분명하나 아내를 미치도록 그리워하는 오트웨이는 자신의 현실을 지옥이라고 표현한다. 차라리 죽는게 낫다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에게 죽음의 위기가 닥친다. 아이러니하지만 본능적으로 생존의지가 샘솟는다.

    그는 남은 자들을 이끌면서 살기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늑대의 공격, 추위 등에 하나둘씩 죽어간다. 그런데도 희망의 불씨는 보이지 않는다. 살아있는 게 오히려 고통스러울 정도로 갑갑하고 답답한 현실의 연속이다. 아주 잠깐 온기와 유머가 드러날 뿐이다. 영화 속 풍경도 중반까지 설원의 하얀 풍경 아니면 깜깜한 어둠이다.

    마치 모든 것을 잃고 자살을 결심한 한 가장의 심정이 이렇지않을까 싶다. 분명 특수한 재난상황이나 어느 순간 빌딩숲에 살고 있는, 벼랑 끝에 몰린 우리네 삶과 겹쳐진다. 때문일까? 절망에 빠진 오트웨이가 하늘을 향해 토해내는 절규, 독기를 품고 다잡는 의지 그리고 결코 물러서지 않는 결단 등에서 숭고함이 느껴질 정도다.

    더 그레이는 한 남자의 지독한 사투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를 묵직하게 되묻는다. 사실 그 이유는 상투적이다. 아이의 해맑은 웃음소리, 아내의 부드러운 손길 등 누구나 아는 뻔한 진실인데도 그 정답이 꽤나 진정성있게 다가온다. 뭔가 울컥하면서 눈물이 맺힐 정도.

    특히 연기파 중년배우 니슨의 절제된 연기와 호소력 짙은 내레이션은 영화의 메시지에 신뢰감을 더한다. 그가 낭독하는 시는 상황과 맞물려 제법 울림을 전한다.

    ''한번 더 싸워보세…바로 이날 살고 또 죽으세…'' 극중 오트웨이의 유년 시절, 시를 즐겨읽은 술주정꾼 아버지가 직접 써준 시다. 아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아버지와의 행복한 한때를 상징하는 이 시는 결과적으로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살아가는 힘은 이처럼 가까이 있다. 15세 관람가, 1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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