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보기

"서울 5만원…性 원하는 장애인 위해 출장도 가능해요"



사회 일반

    "서울 5만원…性 원하는 장애인 위해 출장도 가능해요"

    [장애인 성 문화①] '봉사'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추악한 욕망'

    한 모텔에 경찰이 들이닥쳤다. 성매매 현장 급습이었다. 모텔 안에는 반나체의 장애인과 20대 여성이 누워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성매매가 아닌 '자원봉사'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영화 '섹스 볼란티어'의 한 장면이다.

    일명 '장애인 성 도우미'라 불리는 섹스 자원봉사자. 이들은 파트너를 찾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성관계를 해 주겠다며 장애인에게 '은밀한 제안'을 한다. 과연 성(性)을 '봉사'하는 것은 가능한가. CBS는 두 차례에 걸쳐 성 자원봉사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장애인 성 문화의 대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기사 게재 순서]
    1. '봉사'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추악한 '욕망'
    2. "장애인에게 연애를 허(許)하라"


     

    김정민(가명.남.27)씨는 절박했다. 7살 때 동물원에서 곰에게 과자를 던져주다 오른팔을 물려 팔이 잘리는 사고를 당한 뒤, 돈이 없이는 여자도, 친구도 사귈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인터넷에서 조건 만남으로 '여친'을 찾아나섰다.

    "한쪽 팔이 없어 여자를 만나기 어려웠어요. 후배가 알려준 방법대로 채팅해서 여자를 만났죠."

    팔 없는 그의 모습에 10명 중 8명은 도망갔지만 300만 원을 주겠다는 약속에 A(16)양 등은 성매매에 응했다. 그러나 김 씨는 성행위가 끝난 뒤 돈을 주지 않고 달아났다.

    이전에도 똑같은 수법으로 실형을 살고 지난해 3월 출소한 김 씨는 결국 다시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하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자꾸자꾸 했어요. 중독 같아요. 여자 문제만 아니면 감옥 들어올 일도 없었을 텐데..."

    전신마비인 최명진(가명.남.44) 씨도 최근 성인 사이트에서 조건만남을 내걸고 '애인'을 구했다.

    꼼짝 없이 침대에 누워 살며 전신마비 아픔에 매일이 고통스럽지만 나이가 들수록 진해지는 외로움 탓에 "하루하루 허벅지를 바늘로 찌르는 심정"으로 견디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성 자원봉사자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괴로움을 토로했다.

    "저는 천연기념물이에요. 아직 총각 딱지를 떼지 못했죠. 제가 결혼할 처지가 되거나 돈을 벌고 행동이 자유스러워서 직업 여성을 찾아갈 수 있다면 성 자원봉사자도 필요없겠죠. 하지만 제 상태가 이래서 성관계를 갖고 싶어도 어려움이 많아요."

    스스로 성욕을 해결할 수 없는 일부 중증장애인에게 성욕해소를 지원해 주는 이른바 '섹스 자원봉사'가 논란으로 떠오르고 있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성적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의미의 섹스 자원봉사는 지난해 이를 소재로 한 영화 '섹스 볼란티어'(감독 조경덕)가 개봉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됐다.

    이에 대해 일부 장애인들은 '장애인도 성 욕구를 해소할 권리가 있다'며 성 도우미 제도를 합법화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뇌성마비 1급의 장애인 남성 A(38)씨는 "나는 성을 느끼고 알고 있는데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인간으로 태어나서 경험도 안해보고 산다는 건 너무 억울하다"며 "성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의 '절박한 요구'와 달리 현실에서는 '자원봉사'를 빙자한 성매매가 암암리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CBS 취재 결과 드러났다.

    장애인 친목 도모를 주제로 한 인터넷 카페에는 '도움을 주고 싶다'는 성도우미 지원자의 글이 줄을 이었다. 자신을 "35살 비장애인"이라고 소개한 남성은 "외로운 여성 장애우를 위해 성 봉사나 친구해 주겠다"며 자신의 연락처를 남겼다.

    27살의 한 남성도 "장애를 가지고 있는 여성분이 원하는 선까지 도와줄 수 있다"며 "비밀은 확실히 보장해 주겠다"고 말했다. 이들 지원자들은 그러나 '자원봉사를 해 달라'고 만남을 요구하면 "수고비 정도는 줘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한 남성 지원자는 CBS와의 통화에서 "서울의 경우 5만원이고 기타 지역은 출장비 명목으로 2만원 더 줘야 한다"고 말했다.

    장애인 여성 '고객'을 두 명 두고 있다는 이 남성은 "말이 자원봉사지 돈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은 성욕을 해소하려는 이상한 사람밖에 없다"며 "저는 경험도 10번 정도 되고 고객님을 편안히 해 드릴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BestNocut_R]

    31살의 한 남성도 "성 자원봉사 경험은 없지만 만나보고 수고비나 차비는 주고 싶은 데로 주면 된다"며 "언제 시간되냐"고 적극적으로 물었다.

    여성 자원봉사자의 경우도 마찬가지. 한 장애인 남성은 "한 번 도와줄때마다 몇만 원씩 돈을 줘야 한다고 요구해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