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행이 2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한 조문을 위해 1박 2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최고 권력자로 떠오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의 만남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조문단은 방북 첫날인 26일 오후 김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방문해 조문할 예정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측이 조문단의 방북을 허용한 것 자체가 김 부위원장과의 만남을 전제로 한 것 아니냐며 조문단과 김 부위원장이 조문 현장에서 대면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이 6.15 공동선언과 금강산 관광사업을 생전에 매우 중요시했다는 점에서 김정은 체제도 이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회장을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 여사와 현 회장이 김정일 위원장과 한차례 또는 수차례 만나는 등 인연을 맺었던 만큼 김 부위원장 외에 다른 북한 고위 인사들과 만날 가능성이 있지 않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6일 오전 8시 남측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한 조문단은 8시 20분쯤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뒤 개성을 거쳐 평양으로 향할 예정이다.

MDL에서 북측 통행검사소까지는 10분가량, 개성에서 평양까지는 2시간 30분에서 3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11시 30분쯤 평양에 도착한 조문단은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오찬을 한 뒤 오후에 금수산기념궁전을 방문해 조문을 할 계획이다.

조문단은 방북 둘째 날인 27일 오전 8시 평양을 출발해 개성을 거쳐 이날 오후 귀환한다.[BestNocut_R]

이 여사 측은 귀환 도중 개성공단에 들러 입주기업 2~3곳을 둘러보고 올 계획이다.

이 여사와 현 회장의 이번 ''조문방북''으로 당장 남북관계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를 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들 일행이 민간 자격으로 방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문과정에서 김정은 부위원장과의 대면이 이뤄질 경우 최소한 남북관계 개선의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측이 조문단을 통해 김 위원장의 유훈사항을 관철시킬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분간은 남북 관계가 현재의 수준을 유지하겠으나 이번 조문이 큰 틀에서는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