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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하지 않은 ‘스마트폰 채팅 앱’… 新범죄 온상



IT/과학

    스마트하지 않은 ‘스마트폰 채팅 앱’… 新범죄 온상

    반경 1㎞내 사용자 개인정보 제공
    대화 나눈뒤 ‘즉석만남’ 등 이뤄져 일회성 성문화 조장·성범죄 우려

     

    #1. 최근 뒤늦게 스마트폰 사용자 대열에 합류한 박모(28·대학원생) 씨는 요즘 새로운 재미에 푹 빠졌다. 지인들을 통해 알게 된 H 라는 실시간 채팅 앱 때문이다. 해당 앱은 가까운 거리별로 접속자가 나오기 때문에 손쉽게 이성 사용자를 검색, 쪽지를 주고 받고 경우에 따라 ‘오프라인 만남’을 갖기도 한다.

    #2. 이런 채팅 앱으로 인해 고충을 겪는 이들도 있다. 직장인 이모(30·여) 씨는 얼마 전 친구로부터 ‘재미있는 앱이 있다’라는 말을 듣고 휴대전화에 채팅 앱을 설치했다. 이 씨는 한동안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가 즐거웠지만 최근 해당 어플을 삭제했다. 시도때도 없이 오는 쪽지와 '같은동네 사는데 만나서 술 한잔 하자'는 등 온갖 낯뜨거운 음란 메시지가 쇄도 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사용자수가 15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카카오톡, 틱톡 등 다양한 채팅 어플리케이션들이 출시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중 일부 랜덤채팅 앱들이 익명성을 악용,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일 청주청남경찰서에 절도 혐의로 붙잡힌 대학생 최모(24) 씨는 여대생에게 술을 먹인 뒤 금품을 훔쳐 달아나나 붙잡혔다. 당시 최 씨가 이 여대생을 만나기까지는 스마트폰의 채팅 어플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 씨는 스마트폰 채팅 어플을 통해 여대생 A(21·여) 씨를 만나 술을 마셨고 A 씨가 취하자 인근 모텔로 데려간 뒤 지갑과 현금 6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달아났다. 경찰에 붙잡힌 최 씨는 “그 동안 채팅 앱을 통해 많은 여자들을 만났고 지갑안에 돈이 있는 것을 보고 나도 모르게 훔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팅 앱의 위험성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의 ‘밤 문화’ 카페 등에 게시된 이성과의 즉석만남 후기를 담은 내용의 글 대부분에는 채팅 앱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이들 채팅 앱들은 자신의 위치를 중심으로 반경 1㎞ 안에 있는 사용자들의 위치와 나이, 사진 등의 개인정보가 제공되는 방식이다. 대화 상대를 물색해 사진과 신상정보를 파악한 뒤 다수의 이성에게 쪽지를 돌리면 답장이 오게 되고 이후 문자나 메신저 어플 등을 이용해 대화를 나눈 뒤 실제 만남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카페 회원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카카오톡 등 일반 채팅어플과는 달리 전화번호 등 자신의 신상이 전혀 공개되지 않고 타인의 신상 역시 알 수 없는 점이다. 청소년들 또한 이 같은 앱을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청소년들을 상대로 해당 앱 등에서 음란한 대화, 서로의 중요부위 등을 찍은 사진을 교환, 심지어 성매매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민은 “일부 사진을 교환하는 사람들 중 중·고등학생들이 꽤 있다”며 “가끔 초등학생도 발견될 때가 있다”고 말해 심각성을 더한다. 또 이 같은 앱들이 일회성 성문화를 조장한다는 사실을 넘어 성범죄 등 2차 범죄로 발전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개인 간 통신내역은 둘만의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이를 단속이란 이름으로 일일이 감시할 수가 없다” 며 “특히 해외에서 만들어진 어플리케이션의 경우 국내법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알면서도 어찌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충청투데이 김용언 기자 / 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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