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근석
"내 것이 아닌가…."
장근석은 영화 '너는 펫'을 위해 1년 이상을 기다렸다. 일찌감치 출연 결정을 하고, 극 중 역할에 필요한 무용도 3~4개월 배웠다. 그런데 여배우 캐스팅 난항으로 촬영은 계속 연기됐고, 결국 '내 것이 아닌가'란 생각에 작품을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장근석은 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작년 초에 영화를 하기로 결정했는데 촬영이 늦춰지면서 드라마 '매리는 외박중'을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1년의 시간이 훌쩍 지났다"며 "내 것이 아닌가 보다 생각하고 접으려는 순간 구원투수처럼 하늘 누나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제작보고회 당시 "하늘 누나가 저의 주인님이 된다고 했을 때 하늘의 축복이라 생각할 만큼 기뻤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하늘의 출연 확정으로 장근석도 날개를 달았다. 극 중 '펫' 강인호 역을 맡은 장근석은 밝고, 명랑한 자신의 모습을 영화에 투영했다. 본인 스스로 '잘 맞는 옷'이라고 할 정도다. 이 모든 게 김하늘 덕분이라고.
장근석은 "부담없이 촬영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고, 무엇보다 하늘 누나가 잘 받아준 것 같다"며 "만약 맞지 않았더라면 어려운 작업이 될 수 있었을텐데 장난치고, 재롱 피우는 것을 잘 받아줬다"고 공을 돌렸다.
실제 '펫'을 키우는 그는 잠시동안 '펫'의 마음을 들여다 봤다. 그는 "내 펫은 나에게 뭘 바랄까. 먹을거 많이 주고, 보호를 많이 해주는 사람이 서열 1위"라고 밝혔다.
이어 "강아지를 사무실에서 키우는데 손님들이 오면 쳐다보지도 않는다. 저나 회사 식구들이 오면 꼬리 흔들면서 다가오는데 그건 본능"이라며 "극 중 인호도 처음보는 사람한테는 공손하지 않다. 그런 원칙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손발이 오글거리는 장면과 대사들도 가득하다. 직접 연기를 해야만 하는 배우들의 심정을 어떨까. 장근석은 "연기 할 때는 세상 누구보다 떳떳해야 한다. 그게 배우의 몫"이라며 "관객들의 반응을 생각하고, 머뭇거리는 순간 (관객들에게) 지는거다"고 단호했다. [BestNocut_R]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대사와 행동, 실제 연애할 때도 그럴까. 그는 "연애 바이러스가 말랐다. 사생활을 포기했을만큼 일에만 빠져서 연애할 때 어땠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경험없이 연기한다는 건 거짓말이다. 그래서 연애를 빨리 하고 싶다"고 웃었다.
최정상의 인기를 구가하곤 있지만 장근석 필모그래프에서 소위 '대박' 작품은 찾아볼 수 없다. 일본에서 인기 중인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는 국내에선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고, 드라마 '황진이' 역시 장근석만의 작품은 아니었다.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다.
장근석은 "사실 20대의 성공을 믿지 않는다"며 "언론 보도 역시 피부로 느끼는 것은 조금 다르다. 단기간에 크게 부각되고 있는데 요즘들어 조금은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이어 "20대 땐 주변에서 도와줘야 하고, 다음 스텝을 이동시켜줘야 한다. 자신을 완벽하게 콘트롤 못하는 게 청춘 아닌가"라며 "이전에 '대박'을 했다면 3년에 한 작품씩 하거나 어떤 도전도 하지 않을 것 같다. 홍보도 안하고 도망갔겠죠"라고 웃음을 보였다. 10일 개봉.